'스트레스와 피로‘ 과로사

일 속에 묻히다‘과로死’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11-25 17: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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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성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불청객
모 건설회사의 건설계획부 토목과장인 A씨. A씨는 사무실에서 근무 중 고혈압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끝내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A씨는 장기간의 해외 출장 등으로 인해 피로가 이미 축적될 대로 축적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 출장 후에도 피로를 회복시킬 수 있는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출장으로 밀린 업무와 기성검사에 대비한 업무로 연장근무까지 해야 했다. 결국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업무부진에 대한 힐책을 받고 많은 업무량을 그날 중에 마감시켜야 한다는 강박의식으로 긴장이 고조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긴장감은 A씨의 혈압을 증악 상승시키고 결국 뇌동맥류를 파열시켜 결국 A씨는 뇌부종으로 인한 호흡마비로 사망한 것이다.
A씨는 법원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과로사인정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야 말았다.

과로사, ‘스트레스와 과로’ 누적이 사망 원인
과로사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 또는 중증장애를 일으키거나 기존질환을 악화시켜 사망 또는 중증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과로사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80년대에 일본이며 일반적으로 과로사라는 용어 자체는 병명이 아니고 의학적으로도 정식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법률 용어로는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업무상 재해’라 하고, 그 중에서 사망한 경우 ‘업무상 사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중한 노동이 요인이 되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악화시키고 뇌출혈, 지주막하출혈, 뇌경색 등의 뇌혈관질환과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질환, 급성심장 마비 등을 유발 할 수 있다. 생체내에서 피로축적이 진행되고 과로 상태에 이르러 기존의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악화되고 파탄을 겪게 되는 치명적인 상태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사람이 하루의 일이 끝났을 때 목 뒤가 뻐근하고 온몸에 열이 나는 듯한 증상을 경험하는데 이런 증상은 피곤으로 이어지고 ‘피곤’은 의학적으로 생리적 피로가 누적되어 발생되었다고 본다. 이와 같은 ‘피로’가 어떻게 과로라는 상태가 되는지 어느 정도 피로가 누적되어야 과로라고 하는 지는 의학적으로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이러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이와 아울러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발병한 경우 과로사라고 한다.

법원 ‘발병 및 사망 장소 일터 밖이라도
업무상의 과로가 원인이면 과로사 인정’

오늘날 과로사의 일반적인 특징은 특정 직종이나 업종에 구애됨이 없이 모든 직업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로사는 직무의 책임이 증가하나 불규칙적인 근로 또는 장시간의 근로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과로사는 40대를 전후로 한 남성에게 많이 발생지만 요즘 들어서는 연령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다.
과로사는 업무 수행 중에 뿐만 아니라 출퇴근 중이나 수면 중에 발생하는 등 발병 장소나 발병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점이 바로 과로사로 인정받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즉 과로사는 실질적으로 퇴근 후 집에서 잠을 자는 도중이나 휴식시간에 운동을 하던 중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에서는 회사 등 근무처 이외의 곳에서 재해가 발생된 경우 업무수행 중 발병한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업무상재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업무상의 과로가 원인이 된 이상 그 발병 및 사망 장소가 사업장 밖이고 업무수행 등에 발병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업무상의 재해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직장상사로부터의 질책,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과다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도 법원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육체적 과로와 더불어 과로사의 원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거래처에 대한 접대가 많은 회사직원이 간경화와 같은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 업무상 스트레스로 늘어난 흡연량으로 인한 폐질환 사망도 법원에서는 과로사로 인정하고 있다.

과로사, 인정기준 모호하고 회사의 부정적 인식으로 입증 어려워
근로복지공단은 2000년 7월 29일 개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에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 또한 명확치 않고 인정기준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간 질환 등 다른 질환이 인정에는 매우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과로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업무상사망으로 인정해 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근로복지공단은 과로사 인정에 인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 이다. 그 이유는 과로사는 과로와 사망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고 과로를 인정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 등 근무처의 부정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과로사를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는 일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과로사로 사망한 경우 사망한 사람의 업무내용, 시간, 방법, 정신적 스트레스가 되는 요인 등 과로사를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직장에서 얻을 수밖에 없어 회사의 협조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회사는 업무를 혹사시켰다는 대외 이미지손상을 우려하거나 노동부 등의 감독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산재보험료가 약간 올라가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과로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족급여신청서, 사망진단서, 진술서 등의 서류를 통해 사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근로복지공단에 심사를 신청한다. 그리고 신청서가 제출되면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가족과 회사관계자를 소환해 과로 내용들에 대한 문답조서를 꾸미게 된다.
만약 심사에서 불승인 될 경우 90일 이내 재심사 청구를 할 수도 있고 바로 행정소송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업무상 과로사라 하더라도 사망책임의 절반은 본인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즉 ‘회사가 근로자의 건강보호’유지를 위해 업무로 인한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적절히 업무분장을 할 의무’도 있지만 망인도 ‘스스로 업무량을 조절하거나 건강상 이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는 등의 주의를 게을리 한 잘못이 인정 된다’는 것이다.
과로사가 인정이 되어 비록 유족급여와 같은 금전적 지원이 된다 하더라고 가족을 잃는 것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없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하다 결국 가족에게 아픔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추워져 가는 요즘 스스로의 건강을 한 번 더 점검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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