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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부터 동해안 심해에서 끌어올린 국산 심층수를 동네 슈퍼에서도 사 마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다의 황금수맥’ 국산 심층수 개발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소위 물장사(대기업)들도 군침을 흘리며 심층수 개발 사업에 대거 참여했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서 수 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한 바 있는 심층수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수심 200미터 아래층에 존재하는 심층수는 영양염류와 유기물이 풍부해 일찍이 청정 해양수자원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 물을 끌어 올리면 직접 마시는 생수, 각종 기능성 향장품, 수산물과 농산물의 양식용수 로 사용할 수 있다. 아직 연구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심해의 찬 수온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연구도 시도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해양수산부를 주축으로 심층수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민간기업의 관심도 지대하다. 사업의향서를 접수했던 ’02년초, 사업설명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업자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보다 구체화된 계획이 발표될수록 심층수에 대한 기대심리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10년까지 계획된 사업기간 동안 250억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심층수 개발에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만 120억원. 여기에 해양심층수 개발의 거점기지가 될 2천여평의 ‘해양심층수연구센터’를 짓느라 82억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이중 해양수자원 개발에 관심이 많은 수자원공사가 취수관을 설치하는 비용 20억을 댔다.
국산 심층수로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기업들의 야망
이쯤 되면 해양심층수에 쏠린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수준임을 감지할 수 있다. 이 같은 관심 속에 지난 ’0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해양심층수 개발이 상품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에 위치한 해양심층수연구센터는 “취수관 설치가 완료되는 이달 말부터 하루 천 톤의 해양심층수를 뽑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심층수가 취수된다고 해서 바로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연구센터 측은 담수화 연구와 수산물 양식, 농작물 시범 재배에 ‘처녀 심층수’를 우선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국산 심층수 개발에 투자한 업체들의 맘은 급하다. 시장 선점을 누가하느냐에 따라 향후 심층수 시장의 주도권이 갈리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시장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곳은 아무래도 물을 주원료로 하는 주류업계와 식품업계다. 백세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국순당은 심층수를 이용한 증류식 소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두산그룹도 R&D센터를 통해 가칭 ‘해양수 청주’를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동원F&B도 주력 생산품인 참치와 관계없이 ‘바다녹차음료’ 개발에 몰입해 있다.
화장품업계와 약품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에로화이바를 판매하고 있는 현대약품은 심층수를 이용해 이온음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대표 향장품 업체인 애경산업은 심층수의 특성을 활용해 국내최초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각 연구소를 풀가동하는 있는 이들 회사는 늦어도 올해 말까지 시제품 생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법적지위‘완비’…‘해양심층수개발관리법’올해 말 국회통과
하지만 본격적인 심층수 시장 형성에 앞서 짚고 넘어야 할 문제도 없지 않다. 심층수를 두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 부처의 신경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심층수 개발의 총 책임자로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주관부처의 전권에 간섭받기 싫은 눈치다. 반면에 환경부는 ‘바닷물도 물’이라는 논지로 수질관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기세 싸움에 청단위 식약청까지 ‘기능수 관할’ 명목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밑 신경전으로 얽힌 각 부처의 이해관계는 지난 3월 ‘해양심층수의개발및관리에 관한법률제정’ 협의에 따라 1라운드가 일단락된 상태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심층수 산업전반에 대한 사항을 관장하기로 했고 환경부는 세부 수질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기로 합의했다.
약칭 ‘심층수法’은 해양심층수의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해 관련 업계를 본격적으로 사업에 끌어들이기 위한 정의를 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달부터 규개위와 법제처의 심사를 거쳐 올해 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이 법은 사실상 국산 심층수의 ‘물꼬’를 트기위한 최종 절차다.
청정 해양자원의 기대주 ‘심층수’, 동해의 심연에서 우리 손으로 찾아낸 ‘수맥’이 어떤 형태의 상품으로 다시태어나 국민들에게 돌아갈지 기대된다.
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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