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환경 ② - 대기

공단지역 심각한 대기오염 … 근로자 각종질환‘호소’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11-25 16: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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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환경기술·주탄종유정책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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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지난 호에 이어 북한의 대기환경을 조명해 본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보건대학원 이승묵 교수가 ‘남북한의 환경정책 비교 및 통일 후의 통합 환경정책 비전개발’ 결과 보고서로 제출한 ‘북한의 지역별 대기오염 현황에 관한 연구’는 공개되지 않고 있는 북한의 대기환경을 보다 실제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그간 학계에서는 북한의 대기오염 배출량이 남한의 배출량보다 많다는 주장이 제기될 만큼 베일에 가려 있었다. 김정욱 교수팀은 북한의 대기환경을 도시, 공업, 농업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의 대기오염수준을 실제적으로 추정했다. 부정확한 정보와 간접적 서술 자료에 의존해야 하는 북한의 환경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서 본다.
북한은 현재 대기 환경에 관한 실측자료를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탈북자들의 증언이나 접경지역의 환경현황, 위성자료에 의존해 연구하는 방법을 택해 왔다.
또 북한이 자체 발표한 보도자료나 김정일 연설 등의 서술적 정보도 소중한 자료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불확실한 추정의 근거는 실제와 크게 동떨어진 결과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북한정부는‘함구’… 귀순자“남한보다 심각” 증언
북한 정부는 공식적으로 ‘환경오염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에 대해 귀순자들은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모아 증언한다. 공산권 국가들의 부실한 환경관리는 붕괴직전의 동유럽 국가들에서도 볼 수 있었다.
국가계획주의에 의해 환경관리가 잘 이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산업정책 관리부재로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또 사망한 김일성 연설문이나 저작집에서 공단중심의 환경오염에 대해 자주 언급돼 있고 대책을 지시한 내용이 확인돼 있다는 점은 북한내 최고통치자도 환경오염을 공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자료다.
‘북한의 환경실태와 환경정책’을 펴낸 최세현씨의 연구에서 한 귀순자는 “석유화학도시 함흥지구의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제약공장, 2·8비날론연합기업소 등에서 나오는 염소가스와 일산화탄소의 오염물질로 인해 공해현상이 심각한 상태” 라며 “맑은 날 낮에도 1km 앞을 세밀하게 볼 수 없을 정도며 출장자들은(외부인들은) 호흡기곤란과 눈물이 나게 되어 그 느낌이 선명(오염이 심각)하다”고 증언하고 있다.
한국정치외교사논총에 ‘북한의 환경실태와 환경정책’을 기고한 김영재씨가 귀순한 김정민씨를 인터뷰한 내용에도 북한의 대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김씨는 “북한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흥남지구, 함흥지구, 청진지구, 신의주지구, 평양지구, 신안주지구 순” 이라며 “함흥에서 아침 6시쯤 일어나면 하늘이 뿌옇게 보이기 때문에 날씨가 맑은 것인지 흐린지 판단이 안 선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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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보다 많은 오염 배출량 … 주탄종유정책 원인
그동안 학계에서는 북한의 대기오염과 관련해 오염 배출량을 추정한 연구들이 시도돼 왔다. 그러나 에너지 사용량과 배출계수를 이용해 대기오염 배출량을 추정한 이들 연구는 실제 대기오염농도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에 부딪혀 왔다.
아무리 배출총량이 많더라도 국가 전체에 고르게 퍼져있을 경우 별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국지적으로 모여 있을 경우 반드시 환경문제를 야기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북한의 배출량을 추정한 연구로는 UNEP와 UNDP의 보고서, 정회성, 김정인, 곽승준, 강광규씨 등의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이들 보고서 역시 추정·추측연구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주범이 온실가스에 초점을 맞춘 ’87년 UNEP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무시할 수 없는 순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후 남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급증해 ’97년에는 세계 10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북한은 에너지 공급이 ’90년 대비 70%나 감소했다는 추측도 있다.
남한 에너지 사용량의 1/5 수준에 불과한 북한이 오히려 2배 정도의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연구도 있다. 정회성 박사는 “북한의 주탄종유 정책으로 인해 석탄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에너지 사용량이 적다해도 아황산가스, 분진 등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고 보고 있다.
박수혁 박사의 ‘독일 통일과 환경문제’ 연구에서도 에너지사용량과 관계없이 동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는데, 학계에서는 이와 비교해 북한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높게 보는 측과 의외로 낮을 것이라 보는 측으로 갈리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이들 연구는 석탄위주의 주탄종유정책을 환경오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대체로 북한의 대기오염 배출을 남한보다 많게 보고 있다.

도심과 농촌은‘양호’공업지역은‘심각’
환경성 질환 앓는 공단노동자들

농촌, 도시, 공업 지역으로 나눠 북한의 대기오염 현황을 살펴보면 농촌은 매우 청정한 상태이며 도심은 양호한 수준, 공업지역은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낙후된 환경기술과 국가적 관리가 주거지역과 공업지역간 환경 수준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7년 KEDO 사업으로 경수로건설지역의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측정했던 대기자료에서 북한의 전형적인 농촌지역 신포, 금호지구는 남한의 환경기준치를 초과하거나 문제가 되는 항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는 “남한의 청정지역보다 깨끗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 도심인 평양의 대기수준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추측되고 있다. 시내에 공장이 없고 자동차가 많지 않으며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지하철과 전차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지역이 공업지역인데 동구권 여러 국가를 통해 이미 밝혀진 것처럼 함흥시를 포함해 공단지역의 대기오염이 우려할 수준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대표적 공업지역인 원산의 경우 원산문평제련소와 원산화학공장이 위치해 있다.
이 공장은 아황산가스와 수은연기가 배출되고 있어 종업원의 치아가 빠지는 이상증세가 발생하고 주민들은 기관지염과 피부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주변 지역의 농작물이 곧잘 고사돼 이 일대의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더욱이 청진화학섬유공장과, 흥남제련소등의 노동자들이 대부분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만포시의 액체화학공장에서는 지역주민들이 간질환에 시달리고 노동자가 기형아를 출산하는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에너지 소비구조와 경제추이가 과거 십여 년 동안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오늘날의 대기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대기 환경정보 ‘제약과 갈증’
각종 보고서에 의하면 산지가 많은 지역적 특성과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의 대기 상황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으나 지역별 대기오염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보공개를 꺼려하던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다는 점은 그나마 북한의 환경개선에 일말의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북한의 대기현황에 대한 연구는 엄격한 정보 차단으로 인해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환경에 대한 학계의 연구도 미진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연구가 보다 구체화되고 미시적인 수준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4년 귀순한 여만철씨의 부인은 “함흥에는 공장이 많아 서울보다 공기가 더 안 좋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북한의 하늘은 어떻게 변화했을지 궁금증만 더욱 증폭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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