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상 소장의 ‘환경이야기’

개발의 한계, 그 대안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11-01 11: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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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화석연료를 채굴하면서 교란시킨 환경은 자연에 없던 핵과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치명적으로 오염되었다. 이제 남은 자원은 후손의 생명이다. 지금도 숫한 부메랑들이 휙휙 거리며 감당할 수 없이 다가오는데, 개발 이외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과거보다 터무니없이 짧은 내일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얼마 전 중국 삼협댐에 가 보았다. 세계 최대에 걸맞은 천문학적 공사비와 규모는 그렇다 치자. 5성급 유람선으로 열흘 이상 이어지는 관광코스는 벌써부터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1800만 킬로와트급 수력발전은 가동되고 있었다. 4년 뒤면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는 삼협댐, 상류 주택들은 해발 175미터보다 높게 단장해놓았고 계곡을 사이로 높은 현수교들이 삼협의 아름다움을 드문드문 연결하고 있었다.
삼협댐의 홍보직원의 자부심 넘치는 설명을 뒤로 갑문을 4번 3시간여 지나며 유람선은 상류로 올라섰다. 깊고 웅장한 협곡을 광대하게 흐르는 황토색 물결을 거스르며 잠시 엉뚱한 생각에 잠겼다. 만일, 저 삼협댐이 무너진다면? 부정부패로 얼룩졌다는 소문 때문이 아니다. 철근 콘크리트의 수명을 따지니 그렇다는 것이다. 방정을 넘어 벼락 맞을 소리일지 모르지만 삼협댐의 수명은 장강의 역사와 문화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다.
“마실 물이 없는데 댐을 만들지 않으면 안 돼!” 토목전문가들은 그렇게 말한다. 댐 없으면 물을 마시지 못하나. 우리 조상은 목말라 죽었나. 인구가 집중되고 지표수가 오염되고 물 사용량이 줄고 있는 요즘, 반드시 댐이어야 할까. 지하수를 더 깊게 뚫자는 게 아니다. 대안도 있다. 상수도 전공자는 바닷물이 침투해 못쓰게 된 지하수를 담수화하는 방안과 빗물 재활용 제안한다.
금호강이 타들어가도 영천댐이 있는 한 포항제철은 수돗물을 재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큰 제철소가 필요할까. 세계 조선업계를 평정한 국가이므로 미국의 슈퍼 301조를 극복한 수출용이므로, 수만의 종업원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합해 수백만 가구 이상의 시민들을 먹여 살리는 국가기간산업이므로 당연할까. 고철을 수입해와 전기와 석유를 펑펑 쓰며 철강을 만들어 전 세계의 자동차와 선박이 움직여야한다는데, 자동차와 선박은 오대양 육대주를 언제까지 누빌 수 있나.



환경재앙을 불러오는 개발의 폐해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고는 채유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더 많은 위기 시대를 점친다. 독도에 아열대 어류가 증가하는 지구온난화는 한반도에서 정도가 심하다는데, 도시에서 태어나는 어린이의 80퍼센트 정도는 아토피 증세를 보인다. 선박과 자동차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빈 이후의 결과다. 인구증가 핑계로 대량생산한 다국적기업의 농산물이 농약에 찌들어 식탁에 올라오고, 살충제와 제초제가 세계 곳곳의 땅을 죽인다. 미생물이 사라져 산성화된 표토는 빗물에 휩쓸려 강물을 오염시키고, 공장에 부지를 내준 강은 직선화되어 온갖 쓰레기를 어패류의 산란장에 내려놓는다. 경쟁을 위해 양식장과 목장과 농장은 항생제 흥건한 식품을 식품매장에 나 몰라라 넘기는데 아토피를 막을 수 있나.
석유는 심해의 메탄으로 대신할 수 없다. 채굴 에너지가 더 많다. 핵? 핵은 현 수준으로 소비해도 60년을 버티지 못한다. 고속증식로로 수명을 60배 연장하면 위험을 감당할 수 없다. 핵폐기물에 의한 치명적인 오염과 핵에너지 수명연장을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핵융합이 실용화된다면? 현 과학은 내일의 과학이 볼 때 허술하다. 과거에 찬란했다던 과학처럼.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풍조는 전기만 과소비하지 않으려 할 텐데, 이미 미국인 평균처럼 살려면 6개가 더 필요한 지구는 앞으로 버틸 수 있을까.
삼협댐 완공으로 수운이 길어지면 물류비 절약은 물론 관광수입도 늘어날 것이다. 장강의 물을 지하수로로 북경에 공급하면 수천 년 갈증이 해결되고 공장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양자강 범람이 국지성호우로 연결되는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철갑상어를 비롯하여 100종이 넘는 어류는 장강을 오갈 수 있을까. 중국 당국은 그런 하찮은데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삼협댐이 무너지면? 적어도 백년 이후의 상상일 테지만,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재앙과 패닉 현상은 중국은 물론 삽시간에 세계로 퍼질 것이다. 1995년 고베 지진은 비교도 안 될 것이다.

“더 큰 공급체계는 더 큰 고통을 내일로 떠넘길 것”
공급자 편의의 대책은 한계가 분명하다. 무너지면 더 짓고 고장 나면 고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댐이라는 편익에 익숙해진 이후 댐이 사라지면, 편익에 길든 사회는 걷잡기 어렵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모자라 더 지으면 아토피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아토피를 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잠시 가능하겠지만 원인이 남아있다면 불가능하다. 오히려 아토피보다 악화된 질병이 만연될 공산이 크다. 원인이 제거되지 않았는데 생명공학으로 불치병과 난치병을 치료할 수 없다. 땅이 오염되었는데 유전자조작 농산물로 인구와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돈이 매개하므로 식량이 남아돌아도 배고픈 것이다. 쇠고기의 절반을 먹어치우는 미국에도 3천만 이상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다.
구취가 심한 까닭이 간 때문이라면 가그린으로 코 큰 바이어를 오래 속일 수 없다. 의사는 근본적으로 간을 치료하자고 권유할 것이다.
그런데, 간은 왜 병에 걸렸을까. 술 때문이라면 술을 끊거나 줄여야 한다. 술은 왜 마시나. 연이은 바이어 상담과 접대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면 일을 줄이거나 업종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근본적이다.
전기와 석유를 지금보다 적게 소비하면서 즐거울 수 있다면 위기상황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 물도 마찬가지다. 의식주도 교육도 의료도 심지어 밥 소비도 줄일 수 있다. 속삭이는 광고에 속아 더 큰 공급 체계를 받아들인다면 문제를 잠시 잊을 수 있지만 더욱 큰 고통을 내일로 떠넘기게 된다.
식량증산곡선이 내려가고, 어획고가 줄어든다. 이미 여러 가지 징후들이 시방 개발의 한계를 드러낸다. 우리는 폐쇄된 지구 생태계에 살고 있다. 1만 년 전 경작을 시작해 자신의 환경을 교란시킨 인간은 진화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자연과 합일했다. 500년 전 화석연료를 채굴하면서 교란시킨 환경은 자연에 없던 핵과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치명적으로 오염되었다.
이제 남은 자원은 후손의 생명이다. 애드벌룬이 그럴싸한 생명공학은 어떤 내일을 구상할까. 지금도 숫한 부메랑들이 휙휙 거리며 감당할 수 없이 다가오는데, 개발 이외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과거보다 터무니없이 짧은 내일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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