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의 합리적 지출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9-14 09: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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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공기 없이는 단 몇 분도 살아갈 수 없을 만큼 공기는 생명을 지탱하는 데 매우 귀중하다. 그러나 어느 틈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도시의 공기는 “시민이 안심하고 호흡해도 좋은가?” 라고 의심받을 만큼 혼탁하게 변화되어 왔다.
‘인간적인 도시, 세계 속의 서울’을 표방하는 서울시는 이제 대기환경 개선대책을 총체적으로 과감히 추진하여야 하며, 환경정책 가운데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러나 그간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남산을 멀리서도 볼 수 있는 날 수를 증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시민이 서울의 환경수준을 실제 체감하고 평가하는 기본적인 척도는 미세먼지(PM10) 오염이다. 시민이 북한산에 올라 서울 도심을 바라볼 때, 희뿌연 안개 같은 모습을 보거나 남산에서 사방을 멀리 볼 수 없을 정도로 시계(視界)를 짧아지도록 하는 것이 미세먼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농도는 2002년 76㎍/㎥, 2003년 69㎍/㎥ 수준이었으나, 2004년에는 61㎍/㎥로 대폭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 외국도시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이다. 이 원인으로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오염물질 가운데 미세먼지 거의 대부분이, 그리고 질소산화물(NOx)의 75%가 경유자동차에 의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경유자동차는 전체 자동차의 2.2% 수준에 불과하나, 오염물질 배출량은 전체 자동차 배출량의 22%를 차지하는 등 경유차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소득수준의 향상,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으로 인한 여가 시간의 증가는 자동차 소유·운행 수요를 증대시키게 되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막대한 환경개선부담금 징수 … 대기오염 개선 ‘요원’
최근 서울시는 청정 하늘을 만들기 위해 2가지 저공해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금년말까지 720억원을 투입하여 대기오염체감도가 높은 시내버스 2천142대, 마을버스 794대, 민간 청소차 743대, 분뇨 및 정화조차 291대, 가스운반차 139대, 통학버스 239대, 병원차 139대 등 총 4,765대를 우선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거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으로 개조하게 된다.
또한 자동차 10대 이상 보유사업체 및 매연과다 발생 개인차량에 대해서도 저공해화 사업이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 주로 시내 운행이 많은 차량을 중심으로 우선 추진함에 따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매연의 약 18%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2006년 이후에는 자동차 배출가스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검사기준에 부적합한 차량은 이들 장치의 부착 또는 개조가 의무화된다.
이처럼 서울의 대기오염은 경유자동차에 의한 영향이 매우 높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오염도를 낮추기 위한 ‘맞춤형 저공해화 사업’은 향후 서울의 하늘을 청정하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그러나 쾌적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환경개선에 필요한 투자재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적이다. 깨끗한 공기를 자유롭게 호흡하기 위한 환경개선에는 비용지출이 전제되어야 하나, 이를 정부재정만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1992년부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원인자가 오염물질의 처리에 상응하는 환경투자비용을 부담토록 하는 ‘환경개선비용부담법’을 시행함에 따라, 경유자동차를 대상으로 환경개선 처리비용으로 환경개선부담금이 부과된다.
징수된 부과금은 환경개선특별회계에 납입되어 중앙정부에서 수립·추진하고 있는 환경개선 중기종합계획상의 대기 및 수질환경개선사업, 환경기술개발 등에 중점 지원되며 민간부분에 대해서도 환경산업의 국산화, 기술개발자금에 지원되는 등 환경개선 목적에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총 1조1천241억원을 부과하여 90.6%인 1조186억원을 징수하였으며, 환경개선부담금의 부과·징수금액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유자동차의 환경개선부담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경유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문제는 이에 비례하여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유차로 거둔 부담금 ‘용도전환’ 곤란
최근 서울시의 경유자동차 저공해화 사업의 추진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있음에 비추어, 그 동안 정부의 환경개선부담금의 효과적 사용에 만시지탄(晩時之歎)을 느끼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향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정책의 효율성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명확하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
첫째, 수도권 대기환경문제의 해결은 문제의 정확한 판단과 이에 상응한 개선대책의 추진에 있다. 대기오염 ‘환경 증후군’에 대한 진단은 제대로 하였으나, 이의 처방이 미흡하여 수도권 대기오염은 만성적인 병리현상을 겪게 된 것이 아쉽다. 늦은 감이 없잖아 있으나 수도권 시민의 체감오염도를 개선하고, 시민건강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경유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저공해화 사업 추진에 한층 공감대가 높게 형성되는 이유이다.
둘째, 환경개선부담금 부과목적에 상응하는 환경개선 효과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간의 환경개선부담은 ‘준조세’에 가까워 부담금의 안정적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징수된 부담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였다. 즉 경유자동차에서 거둔 환경개선부담금을 대기환경 개선에 제대로 충당하지 못하고 수질, 폐기물, 기타 환경개선분야에 용도 전환함으로써 경유자동차의 환경개선부담금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만큼 부과효과가 의문시 되었다.
그 나마 기획예산처에서 2004년~200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수도권 대기질을 OECD 평균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기분야 투자를 연평균 42%로 확대하고, 2008년까지 환경개선부담금의 50%를 대기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외형적으로 다행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2005년 환경부 예산 2조8천450억원 가운데 환경개선특별회계는 환경개선부담금 6,000억원을 포함한 87.9%인 2조5천억원으로 편성되어 있다. 문제는 세출부분이다. 대기환경 개선에 지출되는 예산은 전체의 7.6% 수준인 1천9백억원 수준으로, 운행 경유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947억원이 배정되어 있다. 대기환경 개선에 지출되어야 할 4,100억원이 수질, 폐기물, 상·하수도, 기타 자연환경보전 사업 등 타 용도로 지출된다는 셈이다. 이는 대기환경 개선에 충당되어야 할 재원이 합목적적으로 지출되지 않아 대기오염 문제가 악순환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아이러니를 낳게 된다.

부담금관리기본법 합리적 조정 ‘시급’
수도권 지역에서 부과된 환경개선부담금을 동 지역으로 환원하여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근원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도록 하게 되면, 수도권의 대기오염은 훨씬 개선될 수 있었음은 자명하다. 여태까지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예를 들면 서울시 지역에서 부과된 경유자동차 환경개선부담금은 2003년에 이미 900억원 수준이나, 2005년에 중앙정부에서 서울시에 배정한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추진비는 36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부과된 환경개선부담금은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특화 지출되기 보다는 전국에 걸쳐 지출되거나, 수질, 폐기물, 상·하수도 등 기타 환경개선 분야에 용도전환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에 수도권 대기환경문제의 진단과 처방, 그리고 치유방법이 확연한 삼위일체가 되기 위해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 바로 ‘부담금관리기본법’의 합리적 조정이다. 각종 부담금의 설치·관리 및 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부담금 운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부담금관리기본법’의 제10조에는 부담금의 제도개선에 대한 의견청취를 규정하고 있다.
동 조항에 따라 기획예산처장관은 부담금의 시설·폐지 및 제도개선을 둘러싼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반영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그 간의 환경개선부담금 운용의 허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이제부터라도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기획예산처에서 수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경유자동차 대상 환경개선부담금 운용의 구조적인 조정을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즉 부과목적이 분명한 환경개선부담금은 ‘동일지역, 동일 배출원 대책’에 집중 환원하는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 대의명분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향후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는 대기환경을 만들기 위해 2005년~2014년 10년 동안 추진될 예정인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대책’은 이러한 논거에 기초하여야만 소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민이 안심하고 호흡할 수 있는 청정 대기환경 수준을 만들어, 언제라도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으며, 걷고 싶은 도시로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오기를 기대한다.

김운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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