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문경시편

“문경새재의 달빛을 팝니다”
문경/이상복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9-13 15:37:33
  • 글자크기
  • -
  • +
  • 인쇄
도시전체가 거대한 관광·문화 ‘테마파크’
“폐광도시를 관광특구로” … 문경을 일으킨 CEO출신 박인원 市長



자연, 문화, 전통이 어우러진 친환경 도시‘문경’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지명의 문경(聞慶). 환경과 문화를 접목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경북 문경시가 쇠락한 석탄도시에서 1일권 관광도시의 변모하고 있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았다면 우리는 지금 문경새재의 달빛을 팔고 있다” CEO 출신의 박인원 문경시장은 음력 보름마다 개최되는 ‘문경새재 달빛사랑 축제’를 또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내놓고 거는 기대가 크다. ‘나비를 팔아 고장을 살렸다’는 함평군의 일화도 있지만, 무형의 달빛을 팔아 관광객을 모으겠다는 문경시의 발상도 수준급이다.
문경시가 ‘팔고 있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석탄 산업으로 일어선 대부분의 도시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문경시는 흉물스런 폐철로위에 철로자전거를 올려 요금을 받고 고장의 비경을 감상하게 했다. 문 닫은 폐광은 갱도를 체험할 수 있는 석탄박물관으로 개조해 연간 30만 명이 다녀가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단점은 장점으로 바꾸고, 장점은 장점대로 살렸다. 단아한 흙길로 유명한 문경새재 일대는 깨끗한 자연을 그대로 살린 2만평의 드라마 세트장을 유치, 연간 3백만의 외부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그런가 하면 산 좋고 물 좋은 도예 명산지답게 다수의 도예 명장과 함께 7회째 ‘한국전통찻사발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올해 문화관광부 예비축제로 지정받은 찻사발 축제는 중국, 독일, 대만, 일본과의 국제교류전까지 영역을 넓히며 기존 도예축제의 질투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경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체험관광 인프라 구축과 맞물려 서울에서 1시간 30분대에 접근 가능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올 한해 4백만 이상의 관광객이 문경을 찾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불모지 석탄도시가 천혜의 관광도시로
시민이 모은 최초의 개발자본금 ‘문경시민주’

이처럼 문경시가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기 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문경은 석탄을 캐내 경북도내에서도 재정 사정이 가장 좋기로 소문나 있었다. 조금만 땅을 파 내려가면 현금 같은 탄이 쏟아져 나왔고, 백두대간 등줄기의 112km를 차지한 지형은 수해가 없고 온천이 솟아오르는 ‘축복받은 땅’이었다. 오죽하면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풍문이 있었을까.
하지만 사양길로 접어든 석탄 산업은 지역경제를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 빠뜨렸다. 폐광이 늘어나고 인구는 절반으로 줄면서 문경시의 희망도 사그라지는 듯 했다. 성공한 기업가로 더 잘 알려진 박인원 시장이 민선시장으로 등장했을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시장의 말처럼 당시 문경에 남은 것은 “폐광이후 버려진 을씨년스런 산” 밖에 없었다. 석탄을 원천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문경에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농업도 생산성이 떨어졌고 그렇다고 산악지형에 타지처럼 내놓고 자랑할 관광 상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CEO 출신인 박 시장은 이때부터 ‘관광개발이 유일한 문경의 살 길’이란 자신의 신념을 내세워 의기소침해진 시민들을 일일이 설득하기 시작했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그렇게 탄생했다는 ‘문경관광개발 시민주’. 무려 전 시민의 25%, 가구당 1인이 십시일반 참여한 시민주 청약은 70억의 종자돈을 모으면서 문경발전의 도화선이 됐다. 이 돈은 시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 사업에 알토란같은 ‘자본금’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시정에 보내는 시민들의 믿음과 지원의 의미로 더 큰 가치를 지녔다.
결국 시민들의 단합된 힘은 중앙정부의 관심을 끌어 참여정부 최초의 민·관 합작회사인 (주)문경레저타운을 탄생시켰고 골프장, 스키장, 콘도, 한방요양원과 같은 위락시설의 청사진이 현실화 되면서 문경시의 암담한 현실을 역전시켰다. 지금도 박 시장이 자신의 임기 중 가장 보람된 일로 꼽고 있는 시민주 공모. “어렵게 살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문경시민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의 결정체였다”며 그는 감회에 젖는다.
폐광도시에서 환경을 접목한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은 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의 현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올 8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18홀 규모의 문경골프장은 현재까지 단 한 건의 대민트러블이나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시민들은 시가 벌이고 있는 사업에 시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朴시장,“변화의 가장 큰 동력은 교육”
전 공무원‘해외체험연수’추진 … “보고 느껴야 변한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지역개발에 주축이 되어야 할 공무원들의 마인드에서 발견됐다. 관광을 하겠다고 각종 사업을 벌이고 시설에 투자했지만 ‘우물안 개구리’처럼 지역사회에 안주해 있던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시시각각 변화는 외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
‘시대의 변화에 앞서지 못할망정 뒤떨어지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박인원 시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유명관광지와 선진국 해외체험 연수를 보냈다. 연수를 시작한 2003년부터 공무연수, 체험연수를 통해 국제적 안목을 넓히고 돌아온 직원만 현재까지 6백여 명. 시는 미처 다녀오지 못한 2백여명도 내년까지 모두 연수를 다녀오게 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시 공무원이 8백여명인 사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공무원이 ‘해외유학’ 코스를 밟은 셈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외부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없는 재정에 무슨 해외연수냐’며 일부 언론은 박 시장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박 시장의 소신은 오히려 냉정하고 단호하다.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은 교육”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관광 선진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느껴보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며 “개인 기업체가 생존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듯 시도 교육예산을 강화해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꾀하는 것은 당연하며 조금도 아깝지 않다”고 역설했다. 그래서 그는 연수를 떠나는 공무원들에게 보고서 작성은 뒤로하고 ‘실컷 보고, 맘껏 즐기고, 몸으로 느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정부가 주최한 전국 시장·군수 포럼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재평가 받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교육만이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박시장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명상웰빙타운, 문경골프장, 영상테마파크 …
관광객 ‘만끽’하는 다양한 체험상품 개발한다

문경시는 현재 곳곳이 ‘공사중’이다. 시 전체에 거대한 관광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관광인구가 늘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체험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관광도시’의 입지를 확고히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문경시 마성면 32만평 부지엔 600억이 투입돼 18홀 규모의 ‘문경골프장’이 완공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 또한 문경읍 일대 11만평 부지에는 웰빙문화를 관광 상품화 한 ‘문경명상웰빙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다. ’08년까지 명상수련센터, 테마온천, 생태체험숲, 스포츠플라자 등이 구비되면 문경시는 자연스레 웰빙산업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실현시킨 최초의 자치제가 되는 셈이다. 이 밖에도 가은읍 30만평 부지에는 영화, 드라마 등의 특수촬영이 가능한 촬영장을 만들고 스튜디오, 현상실, 녹음실 등이 구비된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해 문경을 한국의 헐리우드로 만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문경시는 개발의 이면에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전통문화 보전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전통찻사발의 본고장답게 중요무형문화재, 다수의 도예명장, 전통 장작 가마를 보유한 저력을 살려 기존축제와 차별화된 행사를 개최하고 이를 국제적인 축제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중앙정부와 도(道)가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8만이 채 되지 않는 도농복합형 도시가 추진하는 사업들로는 결코 그 규모나 내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문경시의 CEO’ 박 시장은 아직도 목마르다. 박인원 시장은 “관광객이 만끽할 수 있는 상품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자신의 임기 중 반드시 완수해야 할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것이 문경이다! 라고 느낄 수 있는 문경만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인재를 키워야 국가가 발전” … 무보수 시장의 ‘고향사랑’실천
그는 현재 경영인 시절 마련한 사비를 들여 향토 재원을 위한 ‘소촌장학회’를 운영하고 있고, 무료 노인요양 시설인 ‘소촌요양원’을 짓고 있다. 또 ‘인재를 양성해야 국가가 발전한다’는 평소 신념대로 자신이 살던 서울 수유동 주택을 개조해 서울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의 무료숙식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에게 직접 듣기는 어려웠다. 다만 “문경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한사람으로 고향에 대한 애향심일 뿐, 그 외에 것은 관심도 계획도 없다”는 그의 한 마디가 ‘마음먹은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의 단체장에게 더 이상의 질문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실무부서를 직접 방문해 결제를 처리하고, 현장에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그의 업무스타일에서 ‘권위주의’나 ‘관료주의’를 흔적을 찾는 일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청정자원을 활용해 문경을 웰빙관광의 대표 고장을 만들고 싶다”는 박 시장의 포부. 자신의 보수를 전액 불우이웃 돕기로 기탁하며 ‘무보수’ 애향시정을 펼치고 있는 박인원 시장이 문경시에 전해 줄 희소식들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서울, 대전, 대구에서 단 2시간!
생각보다 가까운 ‘영남의 관문’
’95년 문경군과 점촌시가 통합되면서 탄생한 문경시. 예부터 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던 고갯길 ‘문경새재’로 더 잘 알려진 문경시는 접근이 쉽지 않은 경상북도의 고립도시로 오해받기 쉽다. 하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문경을 방문해 본 사람은 생각보다 가까운 접근성에 놀란다.
경북선 철도가 시의 남부를 지나고 시원스레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남북을 관통하는 문경시는 공교롭게도 서울, 대전, 대구에서 2시간이면 당도한다. 인접한 도시와의 교통망도 잘 발달해 충주, 예천, 김천, 단양으로 뻗은 길도 수월하다. 서울에서 문경을 방문하려면 중부고속도로→호법분기점→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시간 만에 문경새재IC에 도착한다. 대구·부산의 경우는 경부고속도로→아포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대전의 경우는 남이분기점→중부고속도로→증평IC→34번국도→괴산·연풍을 거치면 역시 2시간만에 도착이 가능하다.

보고, 즐기고, 만끽하는 ‘웰빙문경’
문경새재도립공원 - 백두대간인 조령산을 넘는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였다. 공원입구에 들어서면 요즘은 접하기 힘든 흙길이 펼쳐지고 맨발로 거니는 사람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3개의 관문을 따라 걷다보면 2만평 규모의 KBS사극 촬영장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전통도예촌·도자기전시관 - 문경읍 진안리에 위치한 도자기전시관은 문경 도자기의 역사와 제작과정을 소개한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또 문경일대에서 출토된 자기들과 사지장을 비롯해 도예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중요 무형문화재 105호 김정옥 선생을 비롯해 도예명장 천한봉 선생등 여러명의 도예가들이 문경 전통 도자기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도예촌도 빼놓을 수 없는 문경의 관광코스다.
석탄박물관·문경온천 - 가은읍의 폐광업소를 활용해 실제 광업소 분위기를 재현시킨 석탄박물관은 갱도를 체험하면서 석탄의 생성과 변천사를 배울 수 있도록 조성됐다.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한 칼슘 중탄산천과 지하 750m 화강암층에서 분출한 알칼리성 온천수 2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복합보양온천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철로자전거·관광사격장·활공랜드 -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운행하는 철로자전거는 왕복 4km 폐선위에 꽃길 숲과 아름다운 강가를 감상하며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인기상품이다. 최근 이용객이 많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매진사례가 빚어지기도 한다. 철로자전거의 대당 이용요금은 3,000원. 사격장이나 석탄박물관을 이용한 관광객은 30%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탕탕탕’ 소리와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문경관광 사격장은 첨단시설을 갖추고,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1:1지도강사가 대기하고 있다. 최적의 여건과 수려한 자연환경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활공랜드 역시 패러글라이딩 스쿨을 운영해 초보자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문의 / 문경시 관광홍보과 054-550-6394 www.gbmg.go.kr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