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사 재조명 통해 올바른 역사관 고취시킬 터”
찬란하고 화려했던 문화를 가진 옛 백제의 두 수도 공주와 부여가 있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 충청남도. 1971년 무령왕릉이 발견됐을 때 학계는 물론 모든 사람들은 백제의 문화와 그 예술성에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백제의 문명을 패망의 역사가 아닌 한때 찬란한 문화를 이뤘던 시절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충청남도 역사문화원은 이러한 백제의 역사를 복원하고 그 의미와 전통을 후세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과거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 부여의 ‘백제문화사 대계’ 발간을 주도하고 있다. 백제사를 연구하는 한국학자 100여명에게 집필을 전담하게 될 ‘백제문화사 대계’는 향후 영문, 중국어, 일본어판으로 출판돼 백제역사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역사복원과 인식제고를 위해 뛰고 있는 문화원은 이밖에도 15년 동안 발간이 중지되었던 충청도 도지 발간을 비롯하여 충남의 문화재 발굴 작업 및 문화유산 복원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에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충청남도 역사문화원에서 고희의 나이를 잊고 강당과 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다뤄지던 역사를 직접 현장에서 다루며 보람과 사명을 느끼고 있다는 정덕기 원장을 만나 문화원의 주요사업과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淸風明月 충청남도’ 에 자리한 ‘충청남도 역사문화원’
정덕기 원장, 경륜 발휘해 ‘역사발전에 이바지 할 것’

역사와 충절의 고향, 유서 깊은 역사전통이 살아 숨쉬고 훌륭한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는 곳 충청남도. 이러한 충청남도를 알리고 백제역사의 옛 영광을 다시한번 살리기 위해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는 충남역사문화원은 지난 해 4월 ‘역사충남’과 ‘문화도민’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충청남도역사문화원은 충청학연구부와 문화재연구부, 그리고 문화재관리부로 구성되어 있다. 충청학연구부에서는 충청지역향토문화와 도정문화에 대한 연구를 주로하고 있으며, 충청남도 도지를 편찬 발간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연구부에서는 땅속에 묻혀있는 매장문화재를 발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문화재관리부에서는 발굴된 문화재를 복원하고 연구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문화원은 체계적인 업무분담을 통해 백제역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재조명해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매장문화재의 발굴과 보존관리를 통해 귀중한 문화유산을 영구히 보존하고 관리하는데도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화원은 옛 공주박물관 건물을 인수해 충남도 발전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충남도역사박물관을 개관, 우리고장의 역사와 문화 자료를 전시하고 이를 교육의 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 하에 각종 역사자료 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덕기 충남역사문화원장은 “그 나라의 현재를 보려면 대학을 가보면 되고, 그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을 가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박물관은 그 나라의 고유한 역사적 유물과 전통문화를 보존·전시하고 있는 문화재의 보고이며 이는 영국 사람들이 대영박물관을 인도와 바꿀 수 없다는 말을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야심찬 포부를 가진 충남역사문화원에 지난해 4월 초대원장으로 취임한 정덕기 원장. 평생을 충남대 교수로, 총장으로 주로 학계에서 많은 활동을 한 바 있는 정 원장은 “인생의 3락은 천하의 영재를 교육하는 것(得天下英才而敎育之三樂也)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는 맹자의 말을 인용해 취임소감을 대신했다.
정 원장은 “일평생을 교육자로 봉사하고 평생 연구해온 한국역사학을 통하여 지역사회에 봉사하게 되니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동안 쌓아온 경륜과 지혜를 발휘해 이 나라 사회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하여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역사의식 고취’ … 국제적 역사 갈등의 해법
21세기 해양내륙형 복합관광지대 ‘내포문화권개발’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한·일 양국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역사에 비추어 동북아 평화를 위한 양국의 현명한 외교적 대처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는 ‘역사의식의 고취’ 라고 언급했다.
그는 “역사적으로나 지리학상으로 볼 때 독도는 분명히 우리 땅임에 틀림이 없으나, 일본은 한술 더 떠서 일제강점기에 독도를 강탈해 일본 시네마현에 부당하게 귀속시킨 치욕의 날 2월 22일을 ‘독도의 날’로 제정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며 강한 역사의식을 표현했다.
실제로 정덕기 원장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역사왜곡에 항의하기 위해 충청남도 계룡장학재단의 후원을 얻어 각 대학의 뜻있는 학생 100여명을 선발해 조직한 독도방문탐사단을 직접 인솔해 현지답사를 하고 돌아왔다. 그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땅인 독도를 직접 체험하고 답사함으로서 국토애호정신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민족정신을 함양시키는데 그 목적을 둔 뜻 깊은 행사였다며 “외교력을 총동원해 일본의 야욕을 분쇄할 수 있도록 강력히 대응해 나아가야만 할 것이며, 이럴 때 일수록 주권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백제 문화가 일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일본과는 문화포럼을 꾸준히 열고 있다”며 일본학자를 초청해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문화원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또 “일본에는 한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국내보다 많을 만큼 역사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며 “이런 점에서 우리의 역사연구가 일본에 뒤쳐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 원장은 우리학자들도 물론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나 세계에 내놓을 만한 훌륭한 연구실적과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이라는 현실에 처해져 있는 만큼 남쪽은 백제사, 북쪽은 고구려사의 충실한 연구를 통해 후에 통일이 되었을 때 명실공히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올바른 역사를 일깨워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지금처럼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절름발이 역사 연구가 아닌 남북간에 공유를 통해 통합, 온전하고 바람직한 연구가 다시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충청남도는 내포문화권 개발에 힘쓰고 있다. 내포문화권은 충청남도 서북부지역에 있는 예산군, 태안군, 당진군, 홍성군, 보령군 등의 고장을 통칭한 문화권이다. 내포문화권 특정지역개발의 기본목표는 내포지역 역사문화자원의 보존·정비와 활용을 통한 21세기 해양내륙형 복합관광지대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내포문화권개발은 곧 서해안개발이며 서해안개발은 충남개발의 축이 된다는 의미에서 이들 사업이 지역형 개발 및 지방중소기업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문화권형 특정지역으로 지정하고 중앙 및 지방정부지원하에 집중적으로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내포문화권개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자연과 인간을 포용하는 동양적 친환경 지지해야
한국의 문화와 역사는 ‘샘이 깊은 물’
이제 환경은 미래사회의 가장 큰 화두이자 인류문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시급히 선결되어야 할 문제에 대한 정덕기 원장의 환경론은 ‘동양적 사고를 통한 자연으로의 복귀’다.
그는 “인간과 자연은 상호의존관계에서 상생적으로 발전해왔으나 인간이 자연을 개발하면서 상극관계로 변질되어 오늘날 인간에 의하여 오염된 자연환경은 인간을 죽어가게 하고 있다. 이제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주인공으로서 공해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 원장은 자신의 환경관을 피력하며 “인간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부터 탈출해야하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인간이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은 인간을 포용하는 동양적인 친환경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랜 연륜을 통해 우리나라와 충청남도의 역사학발전에 공헌해 온 정 원장은 21세기를 맞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일본은 우리의 역사적 사실을 무시하고 독도를 강제로 탈취해가려 하고 있으며,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하여 고구려사를 자국의 지방정부역사라고 강조하려 하는 등 ‘역사 빼앗기 전쟁시대’에 살고 있다”며, “한국사 교육강화를 통해 올바른 역사관과 투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되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논리는 국가적 갈등은 불행하지만 우리의 권리는 당연히 우리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용비어천가의 ‘샘이 깊은 물’에 비유하는 충남역사문화원 정 원장은 “한국의 문화는 특수성과 독창성을 가지고 있어 근원이 깊은 샘물과 같다” 며 인터뷰 내내 “이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은 그 누구도 아닌 지금 이 시대의 후손들 몫”임을 강조했다.
진정한 세계화는 조상들의 얼과 전통을 배우는 일이며 역사가 있는 국민은 발전을 지속할 수 있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는 말로 그는 역사의 중요성을 함축한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훌륭한 나라에 태어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정덕기 원장. 그 열정의 근원은 앞서 밝혔듯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는 사명감과 자랑스러움일 것이다. 그의 남다른 열정을 통해 백제의 찬란한 문화가 현세에 꽃을 피우는 날을 기대해 본다.
대담 / 정광배 본지 상임고문, 서동숙 본지 발행인
정리 / 이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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