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이 ‘기회’가 되는 시대 도래
서론 :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지난 30년간의 고도경제성장과정에서 환경문제는 사회적·산업적 고려에서 우선순위가 낮았다. 환경보호비용이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산업계와 정부 관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양하고 국내·외적인 환경도전이 늘어나면서 각종 경제활동과 국가정책결정에 있어서 환경이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UN은 지구환경전망(Global Environmental Outlook 2000)에서 기후변화, 수질 및 대기오염, 화학물질의 위험성, 산림감소, 인구증가에 따른 물부족 문제 등을 지구적 문제로 꼽고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필요에 대처하고 국민에게 쾌적한 삶의 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환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특히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한 선진국의 무역규제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높은 환경기술이 없이는 시장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개도국의 환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기술력 모두에서 뛰어난 환경산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환경산업의 육성은 고용 창출과 해외 수출 증대를 통해 국민경제에 크게 기여한다는 인식이 퍼져가고 있다.
대기환경 분야에 있어서 환경기술 및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다. 기후변화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거시적 문제뿐 아니라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소음과 실내공기질 관리 등 미시적 문제까지 환경기술과 산업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세계 환경시장속의 우리 환경산업의 현실을 짚어보고, 대기분야에 있어서 환경산업육성전략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환경산업 현황
환경산업은 환경오염의 처리·사전예방 및 복원을 위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좀더 세부적으로 보면 환경산업은 대기오염 통제, 정수 및 하수처리, 폐기물관리, 오염토양 복원, 에너지 관리, 환경모니터링, 소음 및 진동관리, 환경서비스 등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2002년 현재 세계환경산업의 규모는 5,560억불 수준이며, 앞으로도 매년 3%이상 성장해 2010년에는 7,080억불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Environmental Business International, 2003). 미국,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전체 환경시장에서 86%를 차지하는 등 환경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체 환경시장의 38%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환경산업으로 2,200억불의 수입을 올리고 1.6백만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U.S. Department of Commerce, 2005).
또한 환경산업의 수출액은 1993년부터 10년간 130% 증가하여 2003년에 233억불을 넘었고 15만명에 달하는 고용도 창출하였다. 한편,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아시아, 동유럽 등 개도국 환경시장은 연평균 7%대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북경올림픽 및 2010년 상해엑스포를 앞두고 연평균 18~20%대의 높은 성장이 예상(中國 國家環保總局, 2000)되고 있다.
국내환경산업의 경우 1995년 이후 연평균 11.3%로 성장하고 있으며, 2003년 현재 그 규모가 14.9조원으로 국내 GDP의 2.06% 차지하고 있다(한국은행, ’04). 또한 현재 17,520개 환경산업체가 약 26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환경부·통계청, 2004).
국내환경산업 수준을 살펴보면 집진기술, 폐수처리기술 등 사후처리 분야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하여 70~80%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을 감안한다면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사전예방, 환경복원 등 미래형 기술과 환경컨설팅과 같은 분야에서는 아직도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환경산업체 대부분이 자본·마케팅 능력이 취약하여 기술력과 특수성을 갖춘 전문업체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대기분야 환경산업 육성전략
그동안 중유 등 연료의 황함량 기준 강화, 사업장 배출허용기준 강화 등으로 대기분야 오염방지투자는 크게 증가해 왔다. 1994년 4,139억원이던 대기분야 오염방지투자는 2003년 1조 1,239억원으로 10년간 270% 증가하였다(환경부 환경통계연감, 2004). 이에 따라 1995년 0.018ppm이던 아황산가스 오염도가 2003년에는 0.006ppm으로 떨어지는 등 1차 오염물질로 인한 대기오염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아울러 탈황설비 등에 대한 꾸준한 투자증가는 대기분야 환경산업을 키우고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었다. 그 결과 2003년 우리나라 환경산업 수출액 5,800억원중 대기분야가 39%를 차지, 2,250억원에 달하였다. 즉 대기분야 환경규제의 강화는 민간부문 환경투자 증대를 통해 환경산업을 성장시키는 촉매 역할을 담당했다고 하겠다.
반면, 배출허용기준 등의 직접규제는 오염원의 사후처리에 의존함으로써 오염예방과 청정생산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전략적으로 대기환경 개선과 환경산업의 국내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공공부문 재정투자를 저해하기도 하였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90년대 대기정책이 사후규제에 중점을 둔 결과, ’99년 대기분야 예산액이 환경부 전체예산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2000년 이후 천연가스버스 보급, 실내공기질 관리, 수도권 대기개선대책 추진 등에 힘입어 대기분야 재정투자가 연평균 23%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타 분야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다.
그동안 대기분야 환경산업은 배연·탈황시설, 집진시설 등 방지설비와 TMS 등 측정 장비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대기정책의 중점이 아황산가스 등 1차오염물질에서 자동차 증가에 따른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오존 등 2차 오염물질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산업도 창출되고 있다.
하나의 예로 2000년부터 시작된 천연가스버스 보급사업은 천연가스차량 및 관련부품 산업을 유망수출산업으로 발전시켜 지난해만 230억원의 수출효과도 거두었다. 또한 새집증후군 등 실내공기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 환기설비 등의 산업도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발효(2005.2.16)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무·저공해 자동차 등 CO2 등 온실가스 배출 저감분야 산업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는 미래 환경수요에 대응하고 전략적으로 대기분야 환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첫째, 유망환경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환경기술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에 총 1조4천억원을 투자(ET 21사업)할 예정이다. 대기부문에 있어서 2004년까지 약 540억원을 투자해 미세먼지오염 개선기술 등을 개발해 왔다.
특히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무·저공해자동차사업에 총 650억원을 투자(Eco-STAR 프로젝트)하여 EU의 규제수준을 충족시키는 경유자동차 배출가스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등 경유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고 유럽의 경유자동차 시장진출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 배출허용기준 등 환경규제기준을 합리적으로 강화하고 직접규제위주정책수단도 시장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규제와 기준은 새로운 과학과 기술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수단이고, 국내시장을 창출하여 환경산업의 수출증대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는 삼원촉매장치의 개발을 촉진시켰고 저공해 자동차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87년 시행된 삼원촉매장치 부착 의무화는 자동차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투자를 증대시키고 선진국 자동차시장의 환경규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복잡하고 현실을 감안하지 않는 규제는 정책집행과정에서 불확실성을 높이고 국내기업의 비용을 상승시켜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국·내외 여건들을 감안하여 사업장과 자동차에 대한 배출허용기준 예고제를 실시하여 규제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내 산업들이 기준강화에 따른 부담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그간의 사후처리위주의 직접규제방식을 탈피, 2007년부터 수도권지역에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총량규제를 실시하게 되면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수단에 대한 기업들의 선택권이 넓어져 기술혁신과 연구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다. 특히 총량규제에 따른 배출권거래제는 국제적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CO2 배출권거래시장을 진출을 위한 실험장이 될 것이다.
셋째, 공공부문의 투자확대를 통한 환경시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의 자동차회사인 토요타가 전기하이브리드차 등 저공해자동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게 된 데는 정부의 지원도 한 몫을 했다.
일본정부는 전기하이브리드차 개발초기에 각종 세제상 혜택과 일반차와의 가격차액을 보조함으로써 이 분야 국내시장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우리 정부도 도시지역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로 인한 대기오염개선을 위해 천연가스차량과 일반차량의 가격차를 보조하는 천연가스차량 보급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금년부터 본격 실시되는 수도권 대기질개선 특별대책에 따라 2012년까지 약 6조원의 재정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우선 금년에 무·저공해차 보급,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 저공해 엔진개조, 노후차량 조기폐차 등 사업에 1,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로써 무·저공해자동차 생산기반이 확대되고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LPG 또는 CNG 등 가스차량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정부차원에서 대기분야 환경산업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우선 정부는 지역별 환경시장과 정책동향, 국내산업의 강점분야 등 시장진출 여건을 조사해 나가고 있다. 특히 대기오염방지설비, 발전소 탈황설비,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기술, 천연가스차량 및 관련부품, 대기오염 측정장비 등 가격과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적극 지원하여 중국, 베트남 등 급성장하고 있는 개도국 환경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산업협력단 파견, 한국 환경산업·기술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환경산업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중국 환경시장, 기술 및 기업 정보를 정확히 제공함으로써 중국진출기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년부터 ‘한·중 환경시장정보망’의 구축사업도 시작하게 된다. 특히 한·싱가폴 CNG 기술·정책협력 MOU 체결(2005. 2)을 계기로 우리의 천연가스버스 경험사례를 동남아 국가들에게 적극 알려 천연가스차량 수출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민간과 함께 천연가스차량 수출증대를 위한 공동추진기구를 구성하고 동남아지역 Road Show도 추진할 예정이다.
결론
최근 지구 온난화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그 경제적 파급효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당장 우리나라가 선진국들과 달리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으므로 걱정할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산업이 위축되고 경제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이 OECD국가로서 적어도 2차 의무기간이 시작되는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져야 한다는 국제적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온실가스문제가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닌 실정이다. 특히 유럽연합이 승용차 신규 등록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까지 1995년 대비 25%를 줄이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자동차 온실가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유럽에 자동차를 팔 수 없는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또한 대기오염 개선에도 큰 기여를 한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급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에너지 소비증가율과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급격히 상승하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CO2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공해 자동차(전기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보급,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등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큰 이득을 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환경기술에 조기 투자한 국가들은 에너지, 철강 등 환경적으로 민감한 산업분야에 있어서 비교우위를 유지·창출할 수 있다”고 한 World Bank의 결론(World Bank paper on Competitiveness and Environmental Standards, 1994)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환경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기회”인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