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 개선방안 연구과제 ④

기업 환경규제 및 관리방식 적합성 고려해야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5-02-01 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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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주의’ 흐를 경우 제구실 못할 가능성 있다

환경규제의 도입과 운영에서 문제점

환경규제의 적용에서 무원칙성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당사자간에 이해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에 대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이해당사자간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다가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 경우 집단행동에 나선다.
기업, 주민 및 환경단체 간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할 경우 구성원을 설득해 나갈 원칙을 정하지 못하는 경우 관련부처, 정당 및 여론의 압력이 우선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는 사업자와 주민 간에 갈등이 심각해져 사업이 지연되어지는 경우가 많고,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지역주민의 반대로 추진이 어려워진다.
사회가 단기간에 변하다 보면 이해당사자나 집단 간에 인식수준이 다르다보니 각종 규제제도의 도입과 추진에 있어서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원칙을 마련하기가 힘들고, 환경규제의 역시 당초 취지와 다르게 운용되는 경우가 있다.
가령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부처간 입장차와 이해관계자 간의 불신상태에서 환경단체라는 제3자의 개입이 이루어지면서 개발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 방안 제시라는 실질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갈등봉합을 위한 요식절차로 이용되고는 한다.

환경규제 운영에서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기업에 관한 환경규제의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기업의 창의성을 꺾어버리고는 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기업의 경영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환경규제의 도입과 운영이 주요한 요인이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없이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제도를 조급하게 도입하거나 21C 최첨단의 환경기술을 보유한 환경모험형 기업에 20C 중반의 환경적대(회피)형 기업에 적용되었던 강경한 규제방식만을 고집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환경규제와 관련하여 기업의 환경기술 수준은 어느 단계인지, 어떠한 형태의 경영모형을 택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어떤 방식의 환경규제와 관리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가 충족되지 못하면 환경규제의 도입은 ‘형식주의’로 흘러 제구실을 못할 가능성이 있다.
앞장에서 제시한 기업의 경영모형에서 환경적대(회피)형과 환경착취형을 규제하기 위한 법규가 환경순응형과 환경모험형에도 획일적으로 적용되다 보면 환경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환경사업에 참여하려는 기업에게는 부당한 규제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또한 환경규제의 집행에 ‘관료주의’가 끼어들다 보면 위반사항의 추적, 관련서류의 작성, 처벌을 위한 고발 등과 같은 사소한 내용의 규제수단에 매달리게 되어 환경규제가 기업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되었다는 당초 취지를 망각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규제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인력과 재원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은 2002년 말 기준으로 전체 사업장 총 고용의 85.6%를 차지하고,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순고용 창출에서도 130.1%를 담당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제조업 부문의 성장은 지난 20년간 대기업의 제조업 부문의 성장을 크게 상회했고, 중소기업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제적 어려움과 국가경제에 기여도 등 여건의 복합적인 측면을 감안하지 않고, 대기업과 동일한 규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중소기업의 인력과 재원에서 취약성으로 인해 환경규제의 주된 단속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환경규제의 운영에서 형식적인 공평성이 충족되는 것 같아도 실질적인 형평성은 유지하기가 어렵다. 중소기업을 환경순응형으로 유도해서 환경문제에 대처해야 한다는 환경규제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환경적대형(환경회피형)으로 바꿔 오히려 환경문제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가차원의 환경정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정책과도 상충되기 때문에 환경정책의 실현가능성 역시 크게 떨어진다.

농도기준 적용에 따른 불합리성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규제에 적용되는 기준은 최종배출구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순간의 농도이다. 농도규제는 사업장의 배출구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농도가 갑작스럽게 높아져 주민에게 입히는 환경피해를 방지하는 경우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특정지역에 배출원인 사업장의 수가 늘어나면 농도기준 이하로 오염물질을 배출할지라도 오랫동안 환경매체에 유해물질을 집적시켜 피해를 일으키는 경우 총량기준이 더 적절하다.
특히, 순간농도에 집착하여 환경문제에 접근하다 보면 잠재적 위험지표인 총량과 누적개념을 소홀히 하게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정책을 수립하고 대응수단을 선택하는데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억제와 관련하여 농도기준을 배출량을 배제하기 때문에 형평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기업 대형시설과 중소기업의 소형시설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에 농도기준을 적용할 경우 오염물질 총부하량이 훨씬 많은 대기업은 배출량에 비해 처리량이 적어 이익을 얻게 되나 중소기업은 배출량에 비해 처리량이 많아 부담이 늘어 손해를 본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기준 이하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모범업체로 인정받지만, 중소기업은 배출 원단위로 동일한 비용을 들여서는 농도기준을 초과했다고 개선명령, 조업정지 및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대기업 종사자는 우수한 근무자가 되고 중소기업 종사자는 해고, 벌금이나 징역과 같은 불이익까지 당한다. 그리고 대기업이 부담해야 할 처리비용은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시켜 국가에서 부담하고, 결과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귀착된다.
또한, 농도기준의 적용은 대기업으로 하여금 환경모험형이 아닌 환경순응형에 안주하도록 하고, 중소기업은 환경순응형이 아닌 환경적대(회피)형으로 바꾸어 버릴 우려가 있다.
대기업은 농도기준에 맞추어 환경시설투자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환경규제의 주된 단속대상은 영세한 중소기업인데 농도기준의 적용으로 어려움이 큰 기업 역시 당연히 중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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