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랑 여름캠프

천혜의 자연 ‘조경동에 깃든 동심’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9-01 1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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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고 선생님께 배우는 自然의 섭리
오지중의 오지 방태산 전체가 우리들의 전용 실습장

조경동에는 그 흔한 전깃불도 없다. 언제든 친구들과 수다를 늘어놓을 전화기 한 대 구경할 수 없다. 허름한 민가 한 채 구경하기 어렵고, 내 집처럼 깨끗한 화장실은 그래서 어림도 없는 얘기다. 대신 조경동엔 수십년을 훌쩍 넘긴 키 높은 나무가 팔 벌려 하늘을 품고 있고, 냇가엔 금강모치가 물살을 타고 거슬러 오른다. 멀리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들풀이 발길에 채이고, 이름 모를 곤충과 파충류들이 풀숲을 뛰어다닌다.
8월의 폭염이 아스팔트를 끓어 올리는 동안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천혜의 자연에 묻혀, 마음껏 동심을 펼쳐 보이고 있는 자연사랑 가족캠프의 여정속으로 떠나본다.

조경동이 도대체 어디에 있어요?

내린천으로 더 잘 알려진 강원도 인제군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영서북부지역이다. 남쪽으로는 홍천과 접해있고 동쪽의 양양군과 접해있는 산간지대다. 군을 사실상 태백산맥이 종으로 통과하는데다 설악산과 점봉산 등이 한껏 키를 높여 세워 지형이 험준하다.
조경동은 이러한 인제군 방태산 속에 위치한 분지다. 방동약수 방향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도로로 이어지지만 일단 방태산에 접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온 사방을 산이 높게 휘둘러 싼 분지의 특성답게 일단 조경동으로 들어서려면 해발 수백 미터에 달하는 높은 산을 넘어야 다다를 수 있다.
화전마을로 정착된 방동약수 마을 입구에서 언덕을 한참 타고 오르다 보면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비포장 도로가 나타난다. 이 도로는 굽어지며 산 정상을 향해 있다. 언뜻 보기에 산불 방재용으로 개설된 임도(林道)같아 보이지만 이 길이 조경동과 통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산마루에 다다르기까지 일반차량으로 대략 20여분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일단 산 정상에 이르면 숲이 우거지고 원시림이 등장하면서 등뒤로 보이던 마을이 사라진다.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이제까지 거슬러 오르던 길이 얼마나 완만한 수준이었던가 실감하게 된다. 대게 차고가 낮은 승용차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그곳까지다. 급경사와 굵은 바위가 포진하고 있는 내리막길엔 더러 키 큰 나무가 방향을 잃고 드러누워 길을 가로막기도 한다.
빗물에 쓸려간 채 제때 정비를 하지 않은 비포장 길엔 아무렇게나 머리크기의 돌들이 나뒹군다. 그래서 제아무리 사륜구동(4WD) 차량으로 무장한 운전에 능숙한 사람도 서너 번쯤 하체를 돌과 충격 시켜야 한다. 몸의 심한 흔들림이 익숙해질 만하면 다시 완만한 비포장길이 등장하고 긴장을 늦추고 조금 더 진행하다보면 또다시 급커브·급경사로 이뤄진 길이 반복된다.

방태산에 숨어든 천혜의 자연

그렇게 30여분을 더 산길을 내달려야 비로소 평지에 다다르고 30℃ 육박하는 기온에도 불구하고 산간내륙의 기온특성답게 서늘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그때부터가 조경동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방태천 지류를 가로질러 새로 가설된 다리 아래로 수심 깊게 투명한 냇물이 흐른다.
워낙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인기척을 느껴도 바위틈으로 숨을 줄 모르는 천진한 물고기가 한유하게 물살을 타는 것도 볼 수 있다. 한눈에도 조경동 일대가 방태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 3가구 정도의 민가가 드문드문 머물고 있는 그곳은 협곡 지형이라 마땅히 경작할 농지도 찾기 어렵다.
다만 화전민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리듯 소로(小路)를 따라 콩이나 옥수수와 같은 작물이 재배되기도 한다. 인제군에 따르면 이 일대는 연평균 기온이 -6℃, 8월 평균기온 24.2℃로 여름과 겨울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전형적인 강원고산 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폐교된 분교터(조경분교)까지는 마을입구에서도 2Km 가량 더 상류로 이동해야 한다.

가자! 자연사랑캠프 속으로

자연환경보전연구소(소장 서정수 박사)와 환경미디어가 주최한 ‘자연사랑 여름캠프’는 방동초등학교 조경분교터에 자리잡고 있었다. 현재 유일한 거주민의 한사람인 산림감시원의 말에 따르면, 한때 조경분교엔 십여명의 아이들을 두명의 교사가 사택에 머물며 가르칠 만큼 제법 분교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몇 안 되는 아이들이 자라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대부분의 원주민들은 조경동을 벗어나 도시로 이주해야 했다. 현재 조경동엔 단 한 명의 아동이나 학생도 없는 상태다. 캠프에 참가한 사십여명의 도회지 학생들은 학교를 중심으로 나무그늘아래 이미 텐트를 만들고 십여평의 작은 운동장에서 뛰놀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조별로 3박 4일간 그곳에 머물며 식물과 어류, 파충류 및 조류에서부터 별자리 교실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박사급 선생님께 직접 묻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접하게 된다. 처음 조경동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도 가지가지였다고 한다. 무한하게 펼쳐진 풍광이 마냥 신기해 흥이 한껏 고조된 아이에서부터, 난생처음 문명의 이기와 떨어진 낯선 환경 때문에 말수가 적어지던 아이까지.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속에서 서로 돕는 협동심과 숨쉬고 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시나브로 배워나가고 있었다. 서울을 떠나온 아이들은 교실과 직접 설치한 텐트에 각각 짐을 풀고 조별로 제법 질서있는 행동을 보여줬다. 식사는 선생님들이 직접 조리해 배식 까지 담당했다. 자연교육과 더불어 틈틈이 기본적인 예절교육과 인성교육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나무그늘아래 앉아 저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아이들은 집에서와 달리 응석이 없고 의젓해진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에 동화되고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법을 터득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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