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제8차 특별총회 & 세계환경장관회의

‘물과 위생’ 선언에서 행동으로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4-29 11: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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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환경장관회의 성료- 한국 '환경선진국' 이미지 굳혀

제8차 UNEP 특별총회 및 세계 환경장관회의가 아시아 최초로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번 세계 환경장관회의에는 주요국가의 각료급 인사 158명과 클라우스 퇴퍼 UNEP 사무총장, 아나 티바이유카 UN-Habitat 사무총장 및 NGO 대표 등 총1,200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회의로 기록됐다.
개최장소인 제주는 회의기간동안 사실상 지구촌의 환경수도로 탈바꿈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각국의 고위급 국제환경관련 인사는 양자회담과 지역별회의 등을 통해 활발한 환경외교를 펼치는가 하면, 그동안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던 각종 실천방안들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세부적인 합의사항들을 도출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UNEP 특별총회의 성공개최는 작년 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22차 총회에서 한국개최가 결정된 이후, 환경부가 'UNEP특별총회 준비기획단'을 구성하여 이번 회의를 차분히 준비해 온 덕분이다. 정부도 이라크 파병결정을 비롯한 최근의 국제정세를 감안해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참가자 신변보호를 위한 특별안전대책을 수립하는 등 회의기간내 철저한 보안태세를 유지해 성공적인 종료를 도왔다.
한편, 회의기간동안 국제 컨벤션센터 1층에서는 '우수환경기술 친환경상품 특별전시회'가 개최돼 수출경쟁력이 높은 국내의 우수환경기술과 환경마크인증 가전제품 등 친환경 상품들이 해외진출을 위한 우수상품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됐다.

전세계환경장관 '물' 문제 머리 맞댔다

UN 코피아난 사무총장은 티바이유카 UN-Habitat 사무총장이 대독한 개회사 메시지에서 "국제사회가 빈곤퇴치와 관련된 주요환경문제인 물, 위생, 인간정주를 다루는 것을 환영" 한다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을 발휘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은 '70년대 국가프로젝트로 시행된 '국가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에 실무총책임자로 참가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지구라는 같은 행성에 살고 있는 이웃'으로서 상호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곽결호 환경부장관은 '02년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WSSD)에서 합의된 물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표를 상기시키며 "이번 제주회의를 통해 국제사회가 WSSD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의 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UNEP 클라우스 퇴퍼 사무총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국제사회가 공동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당초 UNEP 세계환경장관회의의 의장직은 중동아프리카 우간다의 환경장관이 수행해 왔으나 지난해 말 우간다가 UN 회원국 지위를 상실하면서 그간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이번 특별총회에서는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환경장관인 아카도 나가좌(ARCADO NTAGAZWA)가 신임의장으로 선출돼 회의기간내 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유엔환경계획 제8차 특별총회와 세계환경장관회의는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WSSD)의 후속조치로 '물, 위생, 인간정주 분야의 국제사회 이행계획'을 주요의제로 전 세계의 환경장관이 제주에 모여 굵직한 방안을 모색한 역사적 환경회의다.
이번 회의는 물관리정책이 건강과 위생, 빈곤타파의 핵심요소임을 인식하여 각국의 경험과 사례에 근거한 정책수단과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의제로 다뤄졌다. 이와 함께 UNEP의 역할제고를 위한 회원국분담금 증액, 국제환경협약의 조정권한 부여, 환경상태 평가 전문기관 설치여부 등을 논의하는 '국제환경관리체제' 강화 방안이 적극 검토되기도 했다.

세계환경장관회의 '제주선언문' 채택

UNEP 세계환경장관회의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 제주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환경장관들은 폐막에 앞서 '제주 선언문(Jeju Initiative)'을 채택했다. 제주 선언문은 향후 국제사회에서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있어 행동방향을 제시하는 중요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채택문의 주요 내용으로는 '05년까지 물에 대한 수요, 공급, 사용 등 통합적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수자원 통합관리계획을 수립하며, 지속가능발전과 빈곤퇴치를 위한 국가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물과 위생'을 고려하고, 물사용을 위한 경제적 수단을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주요의제이기도 했던 '물과 위생'은 '15년까지 깨끗한 위생시설을 접하지 못하는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WSSD의 목표 달성을 위해 성과를 계속 모니터링하며, 사회문화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신축성 있는 위생서비스를 제공하고, 여성 등 지역사회의 참여를 위해 기술사용 및 이에 대한 세제지원 등의 경제적 수단을 강구토록 촉구하고 있다.
물과 빈곤, 보건에 대해서는 물과 위생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할 것을 권고하고 청정생산기술 도입을 통한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물 관리에 있어 여성의 핵심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제주선언문은 환경보호를 교육과 농업, 재정과 산업 등의 여타 정부정책과 통합하여 추진할 것을 권고했으며, 건강, 환경, 빈곤퇴치, 수자원확보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연구평가 강화를 역설했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의 환경장관들은 UNEP의 능력과 협조체계를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구체적 행동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선언문이 합의됨에 따라 각국 정부는 '15년까지 안전하고 충분한 물 접근권과 기본적인 위생서비스에서 소외된 인구 비율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각국의 환경장관들은 이 자리에서 케냐에서 진행중인 빗물모으기사업 등 실효성이 입증된 모범사례들을 교환하며 '제주 이니셔티브'를 이행키 위해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군소국의 정부대표 '물기근 문제 심각'

제주 세계환경장관회의에는 140여개국에 달하는 세계의 정부 대표단과 국제기구의 대표가 대거 참석했다. 그야말로 세계의 환경대표가 제주에 집결한 셈이다. 참석한 대표국가는 익히 이름만으로 국가의 정서까지 떠올릴 수 있는 국가가 있는 반면, 이름이 생소할 뿐만 아니라 세계전도를 펼쳐놓아도 위치를 가늠할 수 없는 군소 국가의 대표도 다수 참석했다.
클라우스 퇴퍼 사무총장은 "카리브해와 인도양, 태평양의 군소도서국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 그룹중의 하나"라며, "이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물공급을 제한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재팀은 회의현장에서 이러한 도서국가를 대표할만한 마다가스카르 대표를 만나 그들의 현실을 엿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라자이나라자미아리논'은 인도양의 아프리카 동남안으로부터 48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마다가스카르(Madagascar)'라는 섬 국가를 대표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현재 마다가스카르 정부에서 환경부 총괄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자국내의 물 문제가 쓰레기문제와 더불어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음을 시사했다.

기자 : 군소도서국들은 해수면 상승과 물부족, 부족한 위생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 해 들었다. 자국의 사정은 어떠한가?

조라자이나라자미아리논(이하 조) : 우리나라도 역시 국내의 물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다.

기자 : 물이 부족하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조 : 그렇다. 특히 남쪽지방의 물 기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나무를 심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기술적인 수준이 낙후돼 힘들다. 사막화를 정지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자 : 사실 '마다가스카르'라는 나라의 이름조차 생소하다. 당신의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조 : 우리나라는 섬나라이며, 총인구가 천 육백만에 달하는 작은 국가다. 정식명칭은 마다가스카르민주공화국이며 수도는 안타나나리보다. 아직도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모잠비크 해협을 두고 모잠비크와 마주해 있다.

기자 : 물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는데, 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인구는 대략 어느 정도인가 ?

조 : 어림잡아 약 백만명 정도의 인구가 물 부족을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밖에 잠재적 물부족 인구도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기자 : 그렇다면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조 : 사실 이 문제는 정부의 힘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온난화를 경감시키는 일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다. 모든 인류의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적인 해결책으로는 물사용을 '효율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마련되어야하며, 지역 단위의 정책방안도 필요하다
고 본다. 아울러 국민들의 '물절약' 실천의
지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기자 : 당신의 국가에서 당신이 직접 펼친 환경정책은 무엇인가?

조 : 나는 산림지역을 보존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숲과 강, 그리고 호수를 보존지역

에 포함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는 100만 헥타르의 산림이 600백만 헥타르로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녹색지역을 대폭 확대한 셈이다.
보람 있는 일이었다.

기자 : 작은 나라 속에 거대하고 훌륭한 정책이다. 아무쪼록 세계환경장관 대회를 통해 좋은 성과를 맺고 돌아가 앞으로도 훌륭한 정책을 지속해주기 바란다.

조 : 작은 나라에 관심을 가져주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국제사회가 도서국들의 환경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동북아시아 황사문제 '국제화' 경고

동북아시아지역의 황사발생 횟수가 '50년대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는 자료도 이번 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중국 북부와 몽고 지방에서 발생하는 황사는 한국과 일본에서까지 관찰되고 있으며 그 강도가 점차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에서도 '02년 봄 서울의 황사농도가 입방미터당 2,070마이크로그램으로 측정되어 순환기질환과 농작물 피해를 불러온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황사가 갈색구름(Brown Cloud)에 포함되어 있는 매연과 결합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성에 있다.
퇴퍼 사무총장은 "환경문제는 정치적 국경과 상관없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며, "황사와 같은 문제가 자연계의 기능에 혼선을 불러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UNEP 총회에서는 황사문제가 토양훼손과 사막화로 인체건강 및 가축피해, 통신장애 등의 피해를 일으키는 국제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중·일·몽골 등 동북아 4개국의 통합 '황사경보망'을 구축키로 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황사피해가 극심한 동북아지역을 군소개발도서국가와 함께 특별관심지역(Special Geographic Focus Area)에 지정했다. '황사경보망'은 각 국가의 미세먼지 농도측정치를 통합적으로 수집 관리하는 정보망으로써 데이터수집과 조기경보체계 구축, 국가간 정보공유 등을 지원하는 '황사종합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지역에 걸쳐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그동안 언어와 정서의 차이로 장애를 거듭해오던 정보수집과 대응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황사회의가 갖는 의미는 국제기구에서 최초로 황사문제를 공식문서로 채택했다는데 있다.
취재팀은 황사와 유사한 성격의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의 정부대표를 회의장내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네팔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Mohan Bahadur karki다. 회의장내에서 몇 번을 다시 마주쳐도 목례를 할 만큼 호의적 인물이다. 현재 그는 네팔 환경부에서 국제환경책임자직을 맡고 있다.

기자 : 네팔의 처한 환경은 어떠한가?

Mohan Bahadur karki : 사실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에서 녹아내린 물로 물 자원이 풍족해 물부족 문제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된 일부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물공급과 급수문제, 쓰레기문제가 서서히 국가의 환경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 국가를 괴롭히는 먼지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있다.

기자 : 먼지라면, 황사를 뜻하는 것인가?

Mohan Bahadur karki : 아니다. 황사와는 다른 개념이다. 우리는 거대한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이 먼지를 중국 등에서 불어오는 황사로 정의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우기를 제외하고 너무나 심한 먼지로 괴로울 지경이다.
기자 : 이 먼지는 어떤 형태인가?

Mohan Bahadur karki : 사실 막상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작은 미립자로 분류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어느 곳을 만져보아도 이 먼지가 두텁게 쌓여있는 것을 확인할 만큼 심각하며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자 : '미세먼지'를 제외한 자국내 제반 환경문제는 무엇이 있는가?

Mohan Bahadur karki : 우기 때 산사태가 곧잘 발생한다. 산림이 풍족하지 않은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사태에 사실상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기자 : 이번 회의의 주요의제는 사실상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Mohan Bahadur karki :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웃음). 내 소견은 이렇다. 물은 사용하기 나름이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크게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안별로 카테고리화하고 단계적 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문제해결의 관건이라고 본다.
물도 용도에 맞게 써야 한다. 식수와 그렇지 않은 물을 구분해야 한다. 내 소신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세계인구성장을 억제하는 일이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기자 : 현재 네팔은 대내외적으로 어떠한 환경정책을 펴고 있는가?

Mohan Bahadur karki : 사실, 딱히 이것이 우리의 환경정책이라고 내세울 것이 마땅치 않다. 전반적으로 세계의 환경정책을 소신껏 수용하고 있으며, 국가적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나는 각 나라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전세계의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단초라고 생각한다.


활발한 '환경외교'로 주목받은 곽결호 장관

환경부 곽결호 장관은 취임이후 처음 가진 국제회의에서 각국의 환경장관과 양자회담 및 특별회의를 개최, 환경 전문가다운 면모를 십분 발휘해 주목받았다. 사실상 국제회의의 첫날이었던 지난달 29일, 곽 장관은 이집트의 Mamdauh Riad 환경부장관을 만나 양국의 환경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국제회의의 개막과 함께 이미 그는 활발한 환경외교를 펼치고 있었다.
이집트 환경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경험과 기술에 관심을 보이며 보호지역 관리, 하수처리, 대기오염분야에 대해 향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제안했다. 이에 곽 장관은 국내의 정책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와 유사한 이집트의 환경현안에 대해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향후 실무자가 협의를 거쳐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했다. 앞으로 양국장관은 국가간 협력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채널을 구축하고 실무자급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집트 장관과 환경협력방안을 끝마친 곽 장관은 연이어 요르단의 Alia Bouran 환경부장관을 만나 폐기물 관리 등의 양국 환경정책정보를 교류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곽 장관은 국내의 선진화된 폐기물관리정책을 소개하며 "소각장은 세계에서 가장 엄한 배출허용 기준을 적용하고 발생열은 난방용으로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요르단측은 이와 같은 곽 장관의 설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요르단 관계자의 한국연수와 우리측 전문가의 현지 세미나 등의 구체적 협력사업을 이어나가자고 합의했다.
곽 장관의 강행군은 계속됐다. 같은날 스웨덴 소머스타드 환경장관을 만나 친환경산업정책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는가 하면, 다음날인 30일 뉴질랜드의 마리안 홉스만(Marian Hobbs)장관을 만나 지속가능한 물관리 환경정책에 대해 양국간 정책교류 채널구축을 약속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이란의 마수메 엡테카 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 등, 회의기간 내내 각국의 환경장관을 만나 환경협력 증진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비지땀을 쏟았다.
박선숙 차관도 덩달아 팔을 걷어 부쳤다. 국무회의 일정탓에 서울-제주를 오가면서도 바쁜 일정 중에 코스타리카 대표, 독일 대표를 만나 자연보전 교류와 환경기술협력 추진 등을 논의했다. 박 차관은 마가렛 울프 독일 연방환경차관을 만나 "기존의 양국 환경협력 토대 위에 더욱 강화된 양국협력을 이어가자"며 오는 6월의 국제환경기술전 기간에 양국간 공동환경기술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한 회의장의 한 관계자는 장관의 바쁜 움직임을 지켜보며 "환경부의 장·차관 수뇌부가 국제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 같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개막전부터 폐막일인 지난달 31일까지 곽결호 장관은 13개국 대표와 양자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취임초기부터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화내빈(外華內貧) 국제행사' 비난 잘못

물과 위생을 핵심의제로 펼쳐진 환경장관회의는 사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었다는 사실로만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번 특별총회와 세계환경장관회의가 화려한 외형과 달리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클라우스 퇴퍼 UNEP 사무총장과 곽결호 장관은 개막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는 '15년까지 전세계 인구중 물과 위생서비스에서 소외된 인구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세부적인 행동계획, 정책수단, 재원확보방안 등이 심도 있는 토의를 통해 나와줄 것"이라고 귀띔해 관계자들과 기자단을 들뜨게 했다.
더욱이 이번 회의는 '지속가능개발 실행 계획에 관한 세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물과 위생문제'를 각국의 환경대표들이 이행계획을 논의하는 첫 번째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던 것도 사실이다.
UNEP 세계환경장관회의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 제주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환경장관들이 발표한 '제주 선언문(Jeju Initiative)'의 영향력을 두고 일부측에선 최초의 기대와 달리 너무 빈약한 결과가 아니었냐는 반문도 있었다. 합의, 비준, 승인과 같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물'을 기대했던 기자단은 폐막식도 지켜보지 않고 속속 제주를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어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과 일부의 비난은 환경의 복합적이고 난해한 속성을 표면적으로 이해한 결과의 산물이다. 어찌보면 단 사흘간의 일정으로 국가간 이해관계가 얽힌 환경문제를 속단하기를 기대했던 것이 더욱 우를 범하는 일일 수 있다.
이번 회의의 결과가 비록 국제 환경정책을 좌우할만한 구체적 행동계획을 결과로 이끌어내지 못했을지라도 그들이 보지 못한 몇 가지 중요한 성과를 세계 환경사에 남겼다.
그것은 첫째, 군소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환경장관이 UNEP의 역할을 강화시켜야 한다는데 동의했다는 사실이다. UN 체제내에서 150개국의 인원이 참석할 만큼 '환경'의 비중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결과야 어찌됐든 이번 회의는 모두가 나름대로의 전략을 구사하여 고민한 지구촌 최대의 환경모임이었다. 지역별 회의와 사안별 회의에서 각국의 환경대표가 보여준 열의와 진지한 논의도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환경외교'와 '국제협력'의 진수였다.
둘째, 우리나라는 '제주선언문'과 같은 UN의 기념비적 선언문을 통해 세계 속에 '환경선진국'이란 인상을 강하게 남기는데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결과는 물론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하면서까지 고군분투하며 동분서주한 장관과 인사, 그리고 환경부 관계자들에게 그 공이 되돌려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처 문서화되고 공표되지는 않았으나 세계의 환경장관들이 논의한 다양한 파트너십 자료들은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내용들로 채워져, 이후의 세계환경계획에 중요한 첨부자료로 손색없는 훌륭한 데이터가 될 것이란 사실이다. 비록 이것이 언론의 끝간데 없는 허기를 만족시켜 줄 만한 분량이 아닐지라도 클라우드 퇴퍼 사무총장이 밝혔듯 '애초의 목표는 선언문이 아니라, 다양하고 풍부한 논의결과'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20억 인구를 위한 물, 위생서비스확대 필요성을 주제로 제주에서 펼쳐진 세계환경장관회의가 막을 내렸다. 세계 각국은 물이 빈곤퇴치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여성과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핵심의제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의 결과는 '15년까지 '물과 위생'이란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교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개도국의 환경기술이전과 국제협력에도 필수적인 명제로 자리매김 할 것이 분명하다.

제주 현지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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