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친환경 퇴비도 ‘자원순환’이다

커피박, 자원재활용과 친환경 두마리 토끼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9-03 19: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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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최근 농가에서는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퇴비를 만드는 작업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특히 유기농업에 사용되는 퇴비는 유기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 시도가 이루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소각처리되는 커피박, 유기비료로 탈바꿈 


▲사진제공 스타벅스 

커피 찌꺼기를 일컫는 커피박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생소한 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커피 웨이스트(coffee waste), 커피 그라운드(coffee ground)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커피박은 커피원두로부터 액을 추출한 후 남은 찌꺼기를 말하는데 이는 유기물뿐만 아니라 섬유소, 리그닌, 카페인 등 다양한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재활용 가치가 높은 유기물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높은 커피 소비국으로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매년 지속적으로 커피원두 및 생두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9만1000톤이었던 수입량이 2010년 11만7000톤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무려 29%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또한 2014년에는 수입량이 13만3000톤, 2015년에는 13만8000톤, 2016년에는 15만3000톤에 달했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했을 경우 약 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19년 기준 평균 328잔 정도에 달하며 커피 한잔에 사용되는 커피콩은 0.2%, 나머지는 99.8%로 커피박이 되어 생활폐기물 혹은 매립지에서 소각처리된다. 

 

이렇게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커피를 마시고 난 후 생기는 부산물인 커피박도 연평균 12만 톤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막대한 양의 커피박은 폐기물로 분류되며 폐기처리만 해도 큰 비용이 발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농업분야의 유기성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에서는 비료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데 원재료 매입비용이 적은 반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익성이 매우 높은 재료로 고가로 수입된 커피박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자원절감과 비용절감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박, 유기농 퇴비에 좋은 조건 

▲사진제공 스타벅스 

커피박 퇴비의 효율적인 제조는 커비박의 이화학성을 이해하고 탄소와 질소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부재료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커피박은 질소함량이나 탄질율이 퇴비 제조에 적합하지만 그만큼 부재료의 선택도 퇴비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커피박 중금속 중 구리는 평균 0.01 mg/kg으로 매우 낮게 검출됐고, 6종의 중금속(Cd, Cr, Pb, As, Hg)은 검출한계 이하로 커피박은 비료관리법에서 정하고 있는 나트륨이나 중금속 기준에 적합했다.

 

또한 커피박은 부재료 선택에 신경을 쓴다면 분명 더 나은 품질의 퇴비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 가운데 톱밥, 볏짚, 버섯폐배지, 한약재찌꺼기, 쌀겨, 스테비아분말, 채종유박, 깻묵 등의 부재료 화학성 pH는 4.9~6.4, 총탄소 4~54%, 총질소 0.08~10.4%, 탈질률 7.8~680으로 매우 다양했다. 그 중에서 한약재찌꺼기의 질소함량이 가장 높았고, 유기물 함량은 톱밥이 가장 높았다. 

 

유기물 퇴비를 만들기 위한 조건은 수분함량, 공기, 탄질비, 온도 등이 중요하다. 흔히 유기퇴비의 원료로는 농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볏짚, 나무껍질, 깻묵, 쌀겨 등이 있다. 그밖에 낙엽이나 산야초를 베어 퇴비를 만들어도 되지만 일손과 노동력이 다소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양질의 퇴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로 사용되는 자재가 지닌 기본적인 탄소와 질소의 비율이 중요한데 탄질률은 20~30:1 인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탄질률은 퇴비의 분해 속도와 관련이 있어 지나치게 질소가 많거나 탄소성분이 많을 경우 양질의 퇴비를 얻을 수 없다. 또한 퇴비재료에 미생물이 첨가되면서 자연분해되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는 유해미생물을 죽일 수 있어 양질의 퇴비를 얻기 위해서는 퇴비 더미의 온도를 5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자원선순환 앞장서는 커피전문점 늘어나

 

커피박은 유기농 퇴비 외에도 각종 제품군으로도 재활용된다. 이는 등산로나 자전거도로에 깔리는 데크, 연필, 화분, 점토로도 재활용되고 있으며 폐목재 대신 커피박을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도 커피박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천시의 경우 자원선순환 모델 구축을 위해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5개구(중구, 미추홀구, 남동구, 부평구, 서구) 커피전문점 330여 군데를 대상으로 사업에 대한 안내를 한 후 참여를 희망하는 커피 전문점은 개별 신청을 받고 있다. 2021년 전체 커피전문점 중 14%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500개소로 확대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에코카페 인증로고(사진제공 인천시) 

인천시 관계자는 “일반 제품의 경우 제품 생산을 위해 원재료를 훼손해 제품화하지만 커피박의 경우 버려지는 폐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적인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천시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에 참여하는 커피전문점에게 ‘에코카페 스티커’를 배포해 방문하는 손님에게 친환경 자원순환 업소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으며 동시에 업소에는 커피박 처리를 위한 종량제 봉투 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커피전문점 가운데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발생하는 커피박 재활용을 위해 2016년 4월 환경부, 자원순환연대와 협력해 커피찌꺼기 재활용 시범사업을 업계 최초로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전국 매장에서 발생되는 커피박을 정식 수거전문 업체를 통해 회수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수거한 커피박은 퇴비공장에서 톱밥과 축산 농가에서 수거한 축분을 섞은 후 약 6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농가에 지원된다. 

▲커피박 재활용 연필(사진제공 인천시)

지난 2019년 4월에는 평택시, 자원순환사회연대, 미듬영농조합법인과 함께 평택 농가에 친환경 커피 퇴비를 지원하고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 및 판매함으로써, 농가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자원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MOU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올해 3월 경기도 평택 농가에 전달한 320톤에 달하는 친환경 커피 퇴비 1만 6천 포대를 포함해 현재까지 7년간 평택, 이천, 보성, 하성, 제주도 등에 총 20만포대의 친환경 커피퇴비가 지원됐다. 이렇듯 친환경 퇴비로 재배한 농산물은 스타벅스 푸드 상품의 재료로 사용되어 다시 매장에서 판매되는 자원선순환 활동으로 연결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에서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 때마다 14g의 커피찌꺼기가 발생하는데 100% 최상급 아라비카 커피 원두로서 식물이 성장에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 등이 풍부하고 중금속 성분이 없어, 유기질 함량이 높은 천연 비료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향후에도 친환경 커피 퇴비 지원을 통한 자원선순환 활동을 비롯해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며, 농가와의 지속적인 상생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터뷰_한국전력거래소 사회적가치추진팀 

 

국내 전력산업에서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과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전력거래소는 최근 자원순환에 대한 관심도를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는 한 직원의 세심한 관찰에서 시작됐는데 사회적가치추진팀의 최근 커피박 사업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커피박 자원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커피박 친환경 재자원화 킥오프 회의(사진제공 전력거래소) 

커피박 재자원화 사업은 전력거래소에 근무중인 신입직원의 관찰과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탕비실 커피머신에서 나오는 커피박의 양이 상당히 많은데, 전부 일반쓰레기로 배출되어 큰 환경비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실제로 조사결과, 원두커피 소비 증가로 국내 연간 커피박 발생량은 2019년 기준 약 15만톤(나주지역 약 242톤)으로, 대부분 생활폐기물로 매립 혹은 소각처리 되고 있습니다. 또한 커피박은 지구온난화지수 34인 메티인(CH4)을 배출하여, 1톤 매립 시 682kg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전력거래소 내 지역상생과 사회공헌 등을 담당하는 사회적가치추진팀에서 환경비용의 발생원인인 커피박의 재자원화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기후위기 완화에 일조하고, 정부의 ESG 경영 기조에 부합하는 사회적가치 추진을 강화하고자 본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커피숍을 다니면서 찌꺼기를 모을 텐데 커피숍의 참여율은?

 

현재 한국전력거래소 포함 12개 공공기관과 나주지역 커피전문점 14개 업체가 커피박 배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들에 입점해있는 커피전문점도 지역 커피전문점으로 포함하여 본다면 커피전문점의 참여 비중은 약 10% 정도입니다(나주지역 커피전문점 총 209개) 공공기관 및 커피전문점의 사업 참여 모집은 나주시와 전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의 협조를 통하였습니다. 더 많은 커피전문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참여업체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이용가능한 사업참여 인증스티커 등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제품 개발 현황과 제품 개발시 애로사항은

▲커피박으로 비료를 만드는 과정(사진제공 전력거래소)

나주 지역의 미래에코에너지라는 비료업체가 본 사업에 참여하였습니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비료를 생산할 때는 원료 배합비율이 중요하여 더 효과가 좋은 비료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판매를 통한 수익보다는 1사1촌을 맺은 결연농가들을 중심으로 비료를 제공할 예정에 있고, 반응을 보고 난 후 향후 판매는 내년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제품군 소개와 판로 개척 현황

 

제조된 친환경 비료는 공공기관들에서 출연한 예산으로 수매하여 지역 농가 및 청년 창업농 육성지원을 위해 기부할 예정입니다. 본 사업이 확장되어 지역 내 커피박 수거체계가 정립되고 수거량도 많아져 비료생산량이 늘면, 제품 상용화를 위한 판로개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아직 제품화가 되지 않아 소비자 반응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나주시와 국립농업과학원과의 협업을 통해 커피박 비료의 효과 및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비료 외에 기타 제품군으로 생산할 계획이 있다면 

 

비료 외에 커피박을 바이오에너지 연료로 자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연구에 따르면 스위스와 영국의 경우 커피박을 바이오에너지 연료로 재활용하는 모델이 구축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재활용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커피박의 바이오에너지 자원화를 위해서는 커피박 분리배출·수거 체계가 정립되어야 하고, 커피박이 바이오에너지 순환자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는 선결과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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