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기억할 것이다. 상수도 시설의 노후화와 운영 미흡이 불러온 붉은 수돗물 사건은 인천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그동안 상수도 운영의 문제점이 봇물 터지듯 터졌다. 각 사건마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운영관리 역량의 부족, 노후화, 사고대응 체계 부실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된 부분이다. 이에 환경부는 근본적으로 상수도 관리의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자격증 제도를 신설했다. 새롭게 도입된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제도를 알아보고, 원활한 제도 정착을 위해 넘어야 할 문제점도 짚어보았다.
상수도 업무 전문성 떨어져
환경부는 지자체 상수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부분 시군에서는 상수도 관망관리 인력이 1~2명 수준으로 열악했다. 또한 거의 다른 업무와 겸직을 하고 있었고 업무 내용도 수량위주 관리만 하고 있는 정도였다. 환경부는 “수도업무는 많은 민원 등으로 격무로 인식되어 지자체 상수도 관리 운영이 감소해왔고 담당자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상수도 관망은 관망관리에 대한 법적인 의무가 없는데다 지하에 매설된 관망에 대한 관리가 어려워 표면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인지가 안 되고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수도 종사자들은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과 관망 자격증 운영이 필요함을 공감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정수장의 경우는 진작부터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의무 배치하는 기준이 있고 전문적인 관리가 시행되고 있는 반면 다루기가 까다로운 지하매설물인 관망에 대해 경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힘이 실렸다.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환경부는 2020년 3월 31일 수도법을 개정하여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자격증 제도를 신설했다. 수도법 제3조에 따르면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란 상수도 관망 및 그 부속시설의 운영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수도법에 따른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는 주기적으로 관세척, 목표 유수율 설정 및 달성, 주기적인 점검·정비, 상수도관망시설 정보관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환경부는 또한 일반수도사업자에게 수도관망의 규모에 따라 자격증을 보유한 인력을 일정수준으로 배치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수도법에 따르면 지자체 관망 길이에 따라 최소 1인에서 최대 4인까지 배치되게 된다.
하지만 지자체가 인력이나 역량 측면에서 의무사항을 수행하기 어렵다면 외부인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환경부는 ‘상수도관망관리대행업’ 역시 신설하였다. 우선 관망의 세척과 누수탐사, 복구 등 누수관리·점검·정비 중 하나 이상을 하려는 자는 환경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그리고 지자체는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를 배치기준에 맞게 인력을 확보 할 수 없을 경우 수탁하는 기관에서 기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관망자격증과 대행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볼 때 이번 수도법 개정으로 인한 상수도관망시설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상수도 분야 산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자격증을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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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연 양성과정교육으로 얼마만큼 전문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지방상수도 담당자의 비전문성 등이 문제시 되어 온 상황에서 양성과정교육만 받으면 자격증을 발부하는 것은 애초에 상수도 관리의 전문화를 목적으로 했던 것에 미치지 못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아울러 환경부는 지자체 상수도 담당 인력이 자격증을 확보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양성과정교육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개인별로 단계별 교육 이수 시기를 조정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현실 상황을 고려한 처사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법적으로 강제한 양성과정교육도 차일피일 미룰 수 있는 요소로 작동할 수 있어 우려가 된다.
게다가 종사자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물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자격증을 선발급 받았고 양성과정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1급 기준으로 교육비용이 100만 원 이상이라 고민이라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현재 신설된 법적배치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격증이 선발급되는 상황이며 추후 개인비용으로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교육비가 만만치 않아 과연 자격증 선발급되는 인원이 모두 교육 이수를 할지 의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격증만 갖춘 채 전문성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지 모른다.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위해
상수도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상수도 관망시설을 깨끗하고 정확히 관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환경부와 지자체 모두 협력하여 이뤄나가야 할 일이다. 2019년 온 국민을 놀람과 분노로 빠져들 게 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다시 오지 않으려면 신설된 ‘상수도관망시설운영관리사’ 자격증 제도가 원활하게 정착하고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양성과정교육의 재정비는 물론 관련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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