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도전정신과 열정,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슈퍼콘크리트로 소재혁신...국내외 명성 떨쳐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6-02 15: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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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경 <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 및 국토관리의 원천기술 개발과 성과 확산을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경제와 사회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83년 정식으로 출범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 최근 건기연은 새로운 원장을 선출, 15대 원장으로 김병석 원장이 취임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본지는 김병석 원장을 만나 그간의 족적과 취임 후 포부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건기연에서 차근차근 연구력 다져
 

▲ 김병석 원장 <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기연은 1983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기능을 추가하면서 정식으로 재단법인으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그 후 1988년 건설부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승계 설립됐고, 국무총리실, 과학기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관계부처를 거쳐 현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으로 승계됐다. 


이렇듯 부침이 있었지만 김병석 원장은 1984년에 대학교 졸업 후 입사해 소위 건기연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당시 건기연이 최고로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입사했고 팀장이라는 직책이 덜컥 주어졌다. 그 때부터 김 원장은 콘크리트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주로 해외 문헌을 조사하고 선진기술을 받아들이고 습득하는 시기였다고 말한다.
 

결국 김 원장은 관련 전문가가 되어 전공서적을 펴낼 수 있었고, 1986년 무렵 도로공사에서 수탁한 교량유지관리시스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연구를 보다 심화할 수 있었다.
 

“관계부처가 바뀌면서 약간의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연구방향도 그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어서 다소 혼란스런 시기였다. 그러다가 2002년 무렵 기관 간 상대평가가 이루어지면서 논문의 중요성이 강조됐으며 그에 따른 연구 성과도 중시되던 시기였다”고 그는 말한다.
 

그에 따라 1997년부터 2006년까지 구조연구부장과 구조연구실장을 역임하며 선택과 집중에 의한 건기연 최초 대형 기관사업인 「Bridge 200」사업을 제안했고 결국 사업이 선정되면서 책임자 수행을 통해 최초로 기관평가 연구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됐다. 그는 당시 연구원 역대 최대의 규모로 주요사업인 「SUPER Bridge 200」에 대한 신규 예산을 기획예산처로부터 확보했는데 17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200년 수명 고효율 슈퍼콘크리트 개발 매진

김 원장이 주도해 진행했던 ‘SUPER 브릿지 200’ 사업은 교량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구조 소재에 일대혁신을 가한 것으로 200년 수명의 초고강도 고내구성 슈퍼콘크리트 개발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세계 최초의 교량과 빌딩에 접목되어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었다. 또한 마이크로와 융복합 기술을 활용, 기존 기술 대비 공사비 20% 절감의 효율성은 물론 신개념 건설재료라는 평가를 받으며 건설기술의 새 장을 열수 있었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 UHPC(초고성능 콘크리트) 보도 사장교 건설과 도로사장교 건설, UHPC 빌딩 건설 등에 적용됐으며 그 결과 2019년 미국연방도로청이 주관하고 ACI(미국콘크리트학회)와 FIB(국제 콘크리트 연합)가 파트너로 함께 하는 제1회 UHPC 이노베이션 어워드 빌딩 인프라 부문에서 각각 단독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미국 아이오와주 및 미얀마에 시범교량도 건설됐는데 미국의 경우 국내 기술 최초로 적용된 교량으로 미국 NBC 및 지역신문에 16건이 보도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 성과로 국토교통부 「해외건설 경진대회」 우수상, 국책연구소 33개 기관의 71개 탑 브랜드 프로젝트 경진대회 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국토부 우수과제 25선’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같은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고 말한다. 건설기술에 대한 오해와 불신으로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던 것. 하지만 그는 나름대로 성공에의 확신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SUPER 브릿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불철주야 재료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거듭했다. 

 

“슈퍼콘크리트 소재는 교량 바닥면의 수명 효율성을 위해 연구된 소재이다. 콘크리트 재료를 연구하다보니 ㎠당 하중은 건설 400kg, 건축은 250kg이 최대인데 초고강도 초고성능이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200년 수명, 2000kg의 5배 하중까지 나올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고 바로 이 소재가 미래다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김 원장은 밝혔다.
 

이를 통해 그 동안 볼모지에 가까웠던 초장대 현수교의 시공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공사비를 20% 가량 절감했으며 공기 단축은 물론 세계 최고 케이블 시공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줌으로써 현대건설, 대림산업의 건설에 핵심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
 

또한 슈퍼콘크리트가 적용된 곳으로는 2017년 세계 최초 슈퍼콘크리트 도로 사장교로 춘천대교가 있으며 건축물은 울릉도 리조트가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아이오와주 호크아이 교량건설과 미얀마 양곤-만달레이 교량 건설에 적용됐다.

 

▲ 세계 최초의 슈퍼콘크리트 도로 사장교 전경(춘천대교) <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위선양과 연구개발 풍토 일대혁신

김 원장은 R&D를 통한 국가예산 절감은 물론 국제 학술대회 초청 강연과 국제학술대회 100분 토론에 아시아 대표 패널로 초청되는 등 국위 선양에도 혁혁한 공로를 보였다.


그의 연구 성과는 개발 기술 현장적용 200여개소, 기술료 발생 기술 이전 25건, 신기술 인정 등록 3건, 기술료 수입 11,868억 원으로 건기연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현재에만 머무르는 연구자가 아닌 먼 안목의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선구안적 자질도 가졌다. 

 

2007년 삼성동 코엑스에서 김우식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35개 출연연구기관 등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보고 겸 신기술경진대회를 가졌던 적이 있었다. 발표를 끝마치고 난 뒤 그는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연구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5년짜리로 끝나는 단기 연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으며 “1등이라는 자만심을 갖고 이대로 안주하면 안 된다. 결국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자들의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는 말로 참석자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당시 우수브랜드로 건기연의 ‘SUPER 브릿지 200’이 선정됐으며 그 후 프레젠테이션 실력은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들었고 예산 규모도 대폭 늘어 30억 원이 배정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 지구는 점차 환경문제로 큰 난제를 겪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건설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건축을 할 때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공법과 소재를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다. 


김 원장은 SUPER라는 명칭을 정할 때 이미 친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즉 Sustainable Ultra Performing Pioneer Economic&Environmental Friendly Remarkable의 약자라는 것이다. “수명이 200년이기 때문에 그만큼 탄소발생량은 1/4로 줄어들 수 있으며 일반콘크리트에 혼합되는 자갈 대신 고운 모래를 이용해 자갈과 시멘트 사이의 공간을 메워주기 위해 유리섬유와 강섬유를 섞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일반 콘크리트보다 5배 강력한 것은 물론 시멘트와 철근도 약 40~50% 절감돼 탄소발생량도 대폭 저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3년부터 현재까지 14개 정부 부처 국 과장과 민간위원 3인으로 구성된 국가표준실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가표준 정책 심의 자문을 맡고 있으며 건설정책포럼 4회 주관 및 좌장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북한과의 관계에도 큰 관심을 보인 김 원장은 향후 북한 개혁 개방 시 중국 등 경쟁국과의 수주 경쟁에 대비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북한 인프라 협력 어젠다를 준비하기 위해 ‘한반도인프라포럼’을 2019년 12월에 출범시킨 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 남북인프라 협력 및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그는 “북한 하면 퍼주기 논란, 돈벌이 대상 등 양극단의 인식 격차를 해소하고 상극에서 상생으로의 역사적 민족적인 인식 제고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따라서 현안과 이슈의 공론화와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길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도전정신은 곧 나의 저력

항상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앞날을 내다보는 선구안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김병석 원장. 그는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방안에도 관심이 많다. 이에 ‘국민씨아이’와 국내 최초로 신재료를 활용한 교량 바닥판인 ‘FRP바닥판’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상용화, 현재까지 37개 교량 현장에 적용해 중소기업 매출 증진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비비엠코리아’와 새로운 교량형식인 ‘콘크리트 충전강관 거더 및 복합재료 거더’ 개발 및 상용화와 특허 5건 등 건설 신기술을 취득해 16개 교량에 적용한 실적을 갖고 있다.
 

건기연은 그의 첫 직장이자 평생직장으로 그만큼 그는 30여년 세월 동안 애정과 관심을 쏟아왔다. 때로는 연구 팀원 책임자로, 때로는 보직자로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건기연이 정부출연기관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직원들이 주인의식과 자부심을 갖는 직장이 되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하고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수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이제 막 건설기술원장으로의 소임을 시작하게 된 그는 “건기연 경영을 혁신하고 조직 분위기를 새롭게 함으로써 건설기술을 발전시키며 정부출연기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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