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의 환경야사<30>
새만금 담수호 수질· 전주권그린벨트 해제 후 상충
경제성 분야 조사 연구결과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반면 다른 2개 분과의 조사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었다. 이는 수질과 환경성 분야에 참여한 위원들이 각자 맟은 전문분야가 확연히 달라 다른 위원의 조사 연구결과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만경강 수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축산분뇨 관리방안의 경우, 수질분야에 참여한 7명의 위원들 대부분이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나 수십 년 동안 축산 분뇨 관리 및 처리 관련 연구를 해 온 담당위원의 주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워낙 예민한 사업이다 보니 각 전문분야의 조사연구결과를 종합해 분야별 종합의견을 정리할 회의 중에는 많은 이견이 제시됐다.
이견이 제시돼도 그 분야 전문가인 담당 위원이 내세우는 논리에 반박하기가 어려워 결과를 받아들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조사단 구성 시 일부 세부 전문분야의 경우는 ‘복수의 민간위원을 위촉해 서로 연구 결과를 공유하도록 했으면 보다 설득력 있는 조사연구 결과가 도출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후 조사단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총리실 관계자들에게 향후 유사한 상황에 처해 또 다른 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세부 분야별 복수 위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담수호 수질과 전주권 그린벨트
수질 분야에서의 가장 큰 쟁점은 새만금 사업으로 ‘조성되는 담수호 수질이 농업용수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였는데, 이를 위해 담수호로 유입되는 동진강과 만경강 수질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며 중상류 유역의 환경관리 방안 등 연계되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또한 당시 국민의 정부에서는 대선 공약이었던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되고 있어서 전주권을 비롯한 만경강 상류지역의 그린벨트가 해제된 후의 관리방안이 수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었다. 사실 이 문제는 수질분과 내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됐다. 왜냐하면 전라북도에서는 해제되는 그린벨트 지역을 자연녹지로 유지해 개발을 제한할 예정이어서, 그린벨트 해제에 따르는 수질오염 부하량 증가는 거의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분석을 했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제기된 것은 전체회의에서 경제성분과 위원으로 국토연구원 소속 위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였다. 당시 그린벨트 해제의 모든 계획은 국토연구원에서 수립했다. 전주권 그린벨트만을 해제 후 녹지로 지정해 개발을 제한 한다는 것은 그린벨트 해제 계획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아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전라북도에서도 ‘해제 후 모든 지역을 녹지로 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서 논란이 됐으나 당시 분위기 상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부터 오염 부하가 추가되는 것을 받아드릴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그래서 분과위원회에서는 일부 문구를 조정하는 것으로 하고 전체 회의에서 더 이상 논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제된 전주권 그린벨트 지역을 모두 녹지로 보전한다는 것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사실여서, 그린벨트 해제로 인한 오염부하 증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질예측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동진호·만경호 별개로? 하나로?
이와 관련해서 나중에 전라북도 지사와 단독으로 만나서 나눴던 얘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공동조사 단의 활동기간동안 전라북도 지사는 위원장인 나에게 한 번도 전화를 한다거나 다른 방법으로도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다만 공식적인 조사활동이 마무리 될 때 한 번 전화를 걸어와 한 번도 연락을 안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전화했다면서 수고가 많았다는 짧은 통화를 한 것이 전부였다.
조사단이 해체된 후 얼마 있다가 내가 오히려 지사에게 면담요청을 해 서울 사무소에서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눴다. 조사단을 운영하면서 몇 가지 점에 대해 지사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해서 만나자고 한 것이었고 그 자리에서 나는 새만금 사업에 대한 내 개인의견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질문을 던졌다. 새만금사업 시행으로 전라북도에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하다면서, “새만금호 수질을 농업용수 수질로 유지해야 할 경우, 전주권 그린벨트지역 해제 후 모두 녹지로 관리돼야 하고 만경강과 동진강 상류지역은 수질오염 총량관리제에 의해 전혀 개발을 할 수가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논을 확보하는 효과가 분명한 농림부와 농업진흥공사는 적극 추진 하고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많은 지역이 개발 제한에 묶여 아무런 개발 사업을 할 수 없는 전라북도로서는 이 사업을 기필코 해야 하는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 내 질문 겸 의견의 요지였다.
이에 지사는 즉답을 피했으나 “새만금 사업이라는 대규모 사업이 전라북도에서 시행된다는 것 자체가 고용창출 효과도 있고 전북에게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다소 정치적인 답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공동 조사단에서는 그린벨트 해제로 인한 수질오염 부하 증가는 없는 것을 전제로 새만금호 수질을 예측했다.
또 다른 쟁점은 새만금호 수질 예측에 있어서 ‘새만금호 전체를 잘 혼합된 하나의 호수로 볼 것’이냐, 아니면 ‘동진강 하류의 동진호와 만경강 하류의 만경호를 별개의 호수로 보고 각각 별도로 수질 예측을 할 것’인가하는 문제였다. 당시 비교적 오염원이 적은 동진강 수질과 왕궁 축산단지 등 대규모 오염원이 있는 만경강 수질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많은 투자를 해 만경강 수질을 개선한다해도 만경호 수질이 동진호 수질에 비해 나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따라서 반대 입장의 위원들은 만경호와 동진호를 별 개의 호수로 보고 각각의 수질을 예측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찬성 입장에 있는 위원들은 결국 두 호수가 만나기 때문에 만경호와 동진호를 하나의 호수로 보고 평균 수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상은
(전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전국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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