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산업계, ESG 경영 비전에 사활 걸어

사회적 책임감 도외시한 기업 설 자리 없어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3-09 15: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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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고객과 구성원, 주주에 대한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와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은 물론, 지구환경에 공헌하는 ESG 경영 체제로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다. 변화가 뚜렷해지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살펴봤다.

 

친환경기술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 커져



2020년 기업체들은 ESG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행보가 더욱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ESG는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약자로 환경, 사회, 윤리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중시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특히 8200조 원 운용 규모를 갖고 있는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향후 투자 및 인수하는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15% 저감하고, 경영전략에 ESG를 우선 고려할 경우 투자 우선순위에 둔다고 밝혀 기업들은 당장 ESG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당장 기업들의 가치강령에는 ‘지속가능성’, ‘환경’, ‘기후’등을 빼놓을 수 없게 됐으며 이에 대한 언급 빈도수도 현저하게 증가했다.

 

그와 관련해 ‘기후기술’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후기술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넷제로 배출(net zero emission) 달성을 목표로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 추세와 맞물려 광범위한 분야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에너지, 건설, 이동수단, 중공업, 식량 및 토지 이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원을 줄이거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거나, 적절한 회계처리와공시를 통하여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활동 등이 포함된다. 

 

또한 미국의 투자자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ESG 투자는 윤리적으로 동기부여를 받은 투자(예를 들어 화석 연료를 지양하는 것)라는 인식이 강해 투자자들이 수익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를 받아들기 힘든 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추세는 급반전해 ESG 제품으로의 유입은 2019년보다 140% 이상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 ESG 투자 상품은 전통적인 자산 관리자들의 차세대 성장 개척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무디스 관계자는 밝혔다. 

 

국내로 확산되는 ESG 경영전략

 

ESG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 전략 수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삼성그룹, 롯데그룹, 서울우유, 포스코건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삼성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ESG 중심의 경영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담하는 세계 최대 산업 연합인 RBA(책임경영연합)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RBA는 회원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기업 윤리를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글로벌 표준에 근거한 ‘RBA 행동 강령’을 제정하고 책임과 의무를 중시한다. RBA는 삼성전자, 애플, 인텔 등 16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RBA 가입을 통해 단순히 국내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노동, 보건안전, 환경, 기업윤리 등 5대 핵심 분야와 관련한 글로벌 행동강령을 회사 경영전략에 철저히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_GS칼텍스 홈페이지

롯데그룹은 2020년 12월 ESG 전략을 개발하고 임직원 간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경영지원본부를 ESG경영본부로 과감히 개편했다. 또한 2021년을 화학사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원년으로 선포했으며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의 매출을 10배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롯데케미칼 사업부는 최근 친환경 전략인 ‘그린 프로미스 2030’을 발표했는데 이 계획은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에 6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탄소중립적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선순환적인 자원순환과 연계된 자재 재활용 사업을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폐플라스틱 가스화를 통해 원료를 재사용하고 폐플라스틱을 물리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재활용품 판매량을 100만 톤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대기오염물질, 폐수 등 환경 유해물질을 50% 감축하고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공정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유유 또한 ESG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위원회를 출범하고 대세에 합류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2021년 선포한 경영이념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를 ESG 경영의 방향성으로 잡았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번 ESG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사내 일회용 종이컵 퇴출, 재생용지를 활용한 친환경 명함 제작, 친환경 소재 사무용품 사용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은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ESG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들을 육성하고, 미래의 건설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현장 니즈 해결을 위한 기술협력 공모전’을 최근 개최하기도 했다. 공동기술 개발을 통해 성과가 입증된 기업들에게는 장기공급권 부여, 공동특허 출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ESG 분야 과제는 장기공급권 기간 확대 등의 성과보상 시 우대한다.

  

조직 역량과 회복탄력성은 곧 위기돌파구 

 

그렇다면 기업들이 ESG를 시행함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조직의 역량과 회복탄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진 photos.sh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대다수 경영진들은 미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심하게 됐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경험하면서 경영효율성을 우려했던 경영진들은 탄소배출이 야기될 수 있는 장거리 출장을 줄일 수 있다는 점과 대규모 봉쇄령으로 대기오염이 감소된 것을 통해 지구환경에는 순기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대다수 기업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줬지만 그 와중에서도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코로나 사태가 기업체들에게 지속가능성과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 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시험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향후 기후변화 리스크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커다란 사회적 책임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기업들은 당장의 생존에 중요하지 않은 지속가능성 실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ESG 문제는 당장 급하지 않은 문제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의식구조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걸림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부응하는 효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은 지역사회에 이익을 주는 목적을 가진 회사나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지속가능성이 있는 비즈니스가 그렇지 않은 비즈니스에 비해 5.6배 빠르게 성장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후기술에 대한 투자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꾸준히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놀라운 성장은 소비자와 기업으로부터의 수요가 늘어나고 인프라와 기술비용 감소, 탄소 가격 및 관련 인센티브 매커니즘 등 국가적 지역적 제반 정책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요인들로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코로나 사태는 기업체의 임원들에게 유급 병가와 돌봄 휴가, 근무 일정,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이 가능하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또한 위기는 기존 비즈니스 운영체계의 약점을 드러냈으나, 한편으로는 공급망을 보다 투명하게 하고, 사회적 책임을 지키며, 환경 친화적으로 설계, 운영할 수 있는 기회의 문도 열어주고 있다.

 

기업체들, 지속가능성에 눈길 돌려야

 

스위스 생갈렌의 장크트갈렌 대학교와 HEC 파리, 콜롬비아 대학교의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은 수십 년간 세계적인 의제로 다루어져왔으며 이제 기존의 사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사진 Picserver

마케팅 전문가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그들은 내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를 감지하고 회사 내에서 새로운 추세를 옹호하고 있다. 마케팅 책임자들은 제품 디자인과 가격에 대한 영향력, 회사의 기후영향, 탄소상쇄로 인한 수익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녹색기술 채택 등 전반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성 기회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하는데 봉쇄령과 이동제한조치를 겪은 소비자들은 향후 제품을 고를 때 더욱 까다롭고 신중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제품이 소비자 자신은 물론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세 가지 단계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탄소발자국 계산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조직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시킬 필요성을 높임으로써 소비자들이 보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 산업은 탄소 저감에 대한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이지젯은 각 항공편의 연료 탄소 배출을 상쇄한다고 알렸으며 브리티시 에어웨이는 모든 국내 항공편에 대해 탄소 배출을, 미국에선 제트블루가 주요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순 제로를 다짐했다.

 

두 번째로 탄소발자국 감소와 가격 인상을 들 수 있다. 탄소발자국의 변화는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이는 또한 수요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넷 제로’가 되기 위해서는 기후 중립적인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일이 적절할 수 있다. 이 경우 순이익 제로화는 윈-윈 전략으로 기후 영향은 감소하고 이익은 증가한다.

 

세 번째로 제품 디자인에 대한 사전 대응을 들 수 있다. 소비자들의 기후변화 우려는 기업체들이 더욱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탄소배출량 상한제(소비기반 회계 및 정책), 자본 및 거래시스템(산업 배출량을 제한하는 규제), 탄소세 등과 같은 시장 개입을 통해 탄소 사용에 대한 정부 규제는 모든 수익성을 감소시킨다. 

 

그렇지만 기후 규제와 관련된 또 다른 기회를 제시할 수 있다. 녹색기술에 투자하면 규제준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개발된 기술을 팔아 소득 창출도 가능하다. 이 경우 기업은 탄소 중립성을 달성하는 제품을 설계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조직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팬데믹 위기 동안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은 더욱 굳건한 고객 충성도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 기업 평판 향상, 생산성 향상으로 그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들은 심각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생존을 크게 위협받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기후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업들, 특히 마케터들은 친환경적인 상품의 수요증대 효과를 통해 환경오염을 덜 미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움직임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이제는 친환경이 아닌 제품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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