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균형 파괴 극복을 위한 환경리더스포럼
전 인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생물종 멸종위기 등을 비롯한 여러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되면서 발생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지난 12월 8일 한국환경한림원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새롭게 일깨우기 위한 <제55차 환경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 ‘위기의 생태계’를 주제로 유튜브에 생중계된 이번 포럼은 △생태계의 위기 △기후변화 위기 △신종감염병 위기 등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개진됐다.
이날 포럼에는 △이규용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유제철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이우균 고려대학교 교수 △박연재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 국장 △이동근 서울대학교 교수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 △서재철 녹색연합 상근 전문위원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최태영 국립생태원 복원연구실 실장이 참석했다.
기후변화와 위기의 생태계- 과학적 측면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기후 위기, 생태계 위기의 공통점으로 “원인이 불분명하며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이고,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함께 한반도 기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평균 기온 상승과 함께 폭염 일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강수량과 관련해 폭우·가뭄·태풍 등의 이상기후의 빈도와 규모도 증가추세에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지구적으로도 기후변화가 포착된다. 21세기 말의 전 지구 평균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 대비 1.9~5.2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 지구 평균 강수량은 현재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해수면 온도는 1,4~3.7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해수면은 52~91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pH: 전국 차이=서울의 도심과 도시 외곽 간 차이, 모암의 차이만큼 크다는 의미 <제공=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
이 교수는 생태계 위기의 사례로 △기후변화속도에 따른 생물종 부적응 △외래종 확산에 따른 서식지 교란 증가 토양수분감소에 따른 서식지 약화를 들었다. 더불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림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림이 이산화탄소 저장고 및 흡수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생태계의 위기는 인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인류가 직면한 여러 가지 위기는 생태계의 위기와 직결 된다. 위기를 모두 겪고 난 뒤에 이에 대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기후위기-Post 코로나19 시대의 도래
▲ 도시의 팽창 <제공=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
박 국장은 “기후-생태 위기로 인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 및 전파 경로에 대해 설명했다. 기후위기로 인해 야생동물 생활반경 변화가 일어나고 야생동물과 인간 간 접촉이 빈번해지며 인수공통 감염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박쥐에서 천산갑으로 전파되어 인간이 감염됐다고 이야기했다.
기후위기는 곧 생태의 위기이자, 경제금융 위기임도 언급했다. 박 국장은 “기후변화는 자연 생태계, 시민사회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경제금융시장 안정성도 위협한다”며 BIS(국제결제은행) 보고서의 「그린스완 등장」을 소개했다. 기후리스크로 인해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 실물 경제가 타국을 입게 되고, 국가적 경제·금융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박 국장은 이러한 생태계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 두 개의 축으로 운영되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공간, 보호지역의 훼손지 녹색복원을 핵심으로 삼는 한국판 뉴딜은 △도시생태 공간 조성사업 △국가 생태축 복원사업 △야생동물 질병 관리 강화 △멸종위기종 복원, 서식지 관리 강화 △법제도 개선 추진과제 △국립공원 저지대 탐방 인프라 조성 △기후변화 적응 대책 중 생태계 분야-생태계 모니터링을 세부 내용으로 삼고 있음을 설명했다.
위기의 한반도 생태계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는 내일신문 보도를 중심으로 한 ‘위기의 한반도 생태계’를 발제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의 양대 산맥은 ‘발전(석탄)’과 ‘제철(철광)’이다. 이 두 부문에서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2050 탄소 제로는 불가능하다. 남 기자는 “그러나 한국 경제는 전기와 철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정말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토론을 시작했다.
국제 환경 협력단체 ‘기후투명성’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그린뉴딜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12.3MTOE를 감축하는 것인데, 이는 건설 중인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1년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후 위기 속에서도 석탄 발전 계획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 핵심 지역 역시 여전히 개발이 되고 있다. 대기업이 나서 석회석 폐광지역을 산업쓰레기 매립장으로 조성하려 했지만, NGO 활동가들과 전문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해당 지역은 멸종위기종 보고로 나타난 바 있다. 국가 역시 한반도 생태축을 훼손하고 있다. 현재 남북한을 연결하고 있거나 연결을 검토 중인 7곳의 주요 도로는 멸종위기 생물 50종이 확인된 바 있다. 지자체 역시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사업에 앞장서고 있음을 지적했다. 수상테크 설치로 논란을 겪은 속초시 영량호에서는 각종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발견됐다. 문제는 영랑호 개발사업에 대한 결정권을 해양수산부가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 기자는 “앞서 소개한 사례들은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며 토론을 마쳤다.
2020 백두대간 국립공원 아고산대 기후변화 고산침엽수 멸종위기실태
서재철 녹색연합 상근 전문위원은 ‘2020 백두대간 국립공원 아고산대 기후변화 고산침엽수 멸종위기실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서 위원은 “모니터링 결과 한반도 아고산대 주요 고산칩엽수에서 집단고사와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구상나무 집단고사와 산사태 발생의 상관 관계는 산사태 발생지점과 구상 가문비 집단고사 지역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구상가문 비 천근성 수종 고사 과정에서 뿌리가 들렸고, 폭우가 스며들어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위원은 고사 원인에 대해 △기온 변화 △적설량 변화 △강수량 변화를 설명했다. 겨울과 봄철 기온 상승에 따른 수분 수급의 불균형이 일어나고, 적설량 감소에 따른 봄철 수분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집중 강우 및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 됐다. 서 위원은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기후변화 적응 아고산대 침엽수 종합 정밀 모니터링 △연구 및 협력체계 강화 △구상나무 멸종위기종 등록 관리 법적 근거 마련 △국민 인식 증진 및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구상나무 한국특산종이 국제멸종적색목록에 등재됐음에도 국내 멸종위기종에 등재되지 못했다”며 “시급히 등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홀로세에서 인류세로 변화
토론 패널로 참석한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의 생태계 우리의 보금자리로 지속가능할까?’를 발제했다. 이 교수는 인류세에 대해 이야기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인류세는 2000년 네덜란드의 대기화학자 크뤼천이 제안한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으로,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의 환경체계가 급격하게 변화했고, 그로 인해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뜻한다. 크뤼천은 지구환경에 대한 인간의 영향이 매우 커, 홀로세로부터 인류세로 지질시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근거로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자연을 농경지와 같은 반자연으로 나아가 도시와 같은 인위적인 공간으로 전환한 결과 △기후가 달라지고 △토양환경이 달라졌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삼은 생물의 종류가 달라진 점을 제시했다.
▲ 4계절 기후변화 및 도심과 도시 외곽 평균 기온 5℃ 차이, 위도 5℃ 차이 <제공=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례로 서울 시내 도심과 외곽의 평균 기온이 5도씨 차이 나는 점을 들었다. 이 교수는 “기온 5도씨 차이는 위도 5도씨 차이와 같다”며 “이는 지질시대에 버금가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벚꽃이 피는 시기 역시 일러졌다. 19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조사해본 결과, 벚꽃이 피는 시기가 약 2주 앞당겨졌다. 음력을 기준으로 각종 꽃을 표현한 화투를 살펴보면, 2월을 표현한 매화가 최근 양력 기준 2월에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벚꽃 역시 3월을 표현한 꽃이지만, 양력으로 3월에 꽃을 피우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이 약 한 달 이상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서울 도심과 외곽의 벚꽃 개화일도 약 일주일 차이가 난다”며 “이는 50년의 기후변화가 일어난 것과 동일한 변화다”라고 말했다.
도시의 열섬 현상으로 인한 삼림 쇠퇴 현상도 살펴볼 수 있었다. 열섬 현상은 인구의 증가·각종 인공 시설물의 증가·콘크리트 피복의 증가·자동차 통행의 증가·인공열의 방출·온실 효과 등의 영향으로 도시 중심부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열섬현상은 서울에 위치해 있는 숲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기도에 위치한 숲과 서울에 위치해 있는 숲을 비교해 봤을 때, 서울의 숲이 생물다양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생물 종류의 변화도 나타나는 것이다.
▲ 아열대가 아니라 사바나로 갈 수 있다. <제공=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
심각한 생태적 위기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도시의 규모는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 국토 개발로 인한 국토 균형 파괴 역시 지속되고 있다. 이 교수는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졌던 국토 개발은 생태학적 관점에서 국토의 파편화와 다름없다”며 “생태적 가뭄이 계속된다면 생태계는 절대 지속가능해질 수 없다”고 환경정책의 기본은 생태학에 있음을 강조하며 토론을 마쳤다.
우리나라 야생동물 희소식
최태영 국립생태원 복원연구실 실장은 ‘우리나라 야생동물 희소식 몇 가지’에 대한 주제로 마지막 토론을 이어갔다. 대한민국 대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DMZ는 많은 야생 동물이 살 고 있는 곳이다. 최 실장은 “DMZ가 없었다면 많은 야생동물이 사라졌을 것”이라며 “통일 후 DMZ는 세계 최고의 야생 사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킬 정보시스템’도 소개했다. 로드킬 정보시스템은 전국 도로 순찰원 3,500명이 스마트폰앱으로 로드킬 사고 정보를 전송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드킬 다발구간 분석, 조사를 통해 사고 저감 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로드킬 정보시스템은 운전자 내비게이션 음성 신고 서비스로 확대 예정이다.
추풍령은 생태통로다운 생태통로로 뽑힌다. 추풍령은 경부고속도로 개발축에 의해 양분된 국토 생태계로 백두대간 생태축과 국토 개발축의 교차점이다. 야생동물 이동의 최대 장벽으로 생태통로 설치 5년 전부터 동물 이동실태를 정밀조사 하고 있다. 현재 생태축 복원사업의 효율성 평가를 과학적으로 진행하며, 생태축과 개발축의 공존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생태축 보전을 위한 환경부, 국토부, 산림청 등 부처간 협업 모범 사례로 뽑히기도 한다.
산양 역시 다양한 노력을 통해 보존에 성공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2000년 800마리 이하였던 산양은 2020년 2,000마리 이상으로 개체수가 늘었다. 지난 20여 년간 개발사업 갈등, 밀렵, 폭설 등 여러 이슈가 많았으나 환경부, 문화재청, 시민사회 노력에 의한 성공적인 결실이다.
야생동물 모니터링시스템도 소개했다. 교통 및 범죄 분야에 사용되는 지능형 CCTV를 야생동물 모니터링에 확대함에 따라, △질병매개동물 △멸종위기종 △침입외래종 △농작물피해동물 등의 출현과 서식밀도 변화를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실시간 공유하고 관련 정책의 효과를 빠르게 검증 가능하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광역울타리 내 지능형 CCTV, 무선전송카메라, 센서카메라 등 1,300여 대가 설치되어 있다. <정리=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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