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래픽디자인=송인수 |
[이미디어= 김명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는 국가별 방역 및 정책 대응에 따라 다양한 경기회복 시나리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고객과 구성원, 주주에 대한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와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은 물론 인류에 공헌하는 ESG 친환경경영을 비전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기업들이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이유와 ESG가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 ▲ 그래픽디자인=송인수 |
왜 ESG인가?
ESG는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써,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고려하면서 법과 윤리를 적극적으로 지키는 경영을 말한다.
달리 표현해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기업들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려는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고민은 주로 사업장의 안전, 환경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관리, 사회공헌 사업 등에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된 요소를 직접적인 비즈니스 리스크나 기회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기업들이 이윤 창출(재무적 성과)에 목적을 둔 비즈니스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고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비재무적 관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경제적 성과에만 매달려서는 지속적인 경영을 담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착한 기업인지 아닌지에 대한 평판은 기업의 가치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는 경영활동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을 일삼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단순히 재무성과(이윤 극대화)로만 판단해서는 부적절하고 부정확하다는 우려다.
소비 행동 패턴에 영향
기업에 대한 좋은 평판은 예기치 못한 리스크나 위기대응 시 도움을 준다. 비근한 예로써,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최근 배송량 증가로 재무성과가 증가하였으나 물류창고 내 방역 부실로 인한 직원 내 감염자가 급증하는 등 소홀한 임직원 관리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반면에,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가장 존경받는 기업)”, “Best Companies to Work For(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Green Companies(환경친화적 기업)” 등과 같이 경영활동과 관련된 비재무성과가 탁월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브랜드를 살펴보고 제품을 만든 기업이 어떤 곳인지, 갑질은 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 민감하게 따지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한층 똑똑해진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이 ESG 기업경영에 대한 평가를 통해 ‘불매’를 하거나 ‘소비촉진’을 유도하는 행동 패턴의 변화에 따라서 기업들이 비즈니스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업가치 평가 기준
ESG 경영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철저하게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비즈니스 관계에서 재무적 가치에 대한 ‘건강한 약속 이행’이 엄격하고 투명한 잣대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락(BlackRock)은 주요 기업의 CEO에게 보낸 연례 서한(2020년)에서 투자를 결정할 때 ‘E(환경)’를 핵심 기준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대응에 동참하지 않거나 총수익의 25% 이상을 석탄화력 생산으로 벌어들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2020년 중순까지 투자에서 제외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기업을 평가할 때 환경보호에 솔선수범하는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법과 윤리를 잘 지키는지에 대한 비재무적인 지표들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컨슈머 인사이트 서베이 2020’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발생 이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욱 급속도로 변화해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상하이 포럼 2020’ 개막 연설에서 “앞으로는 ESG 가치가 시장에 의해 책정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ESG 매커니즘’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회적 문제 해결 기여도를 측정하고 보상체계 강화를 제안했다.
그렇다면 ESG 경영은 기업에 어떤 의미일까? 언택트(untact) 비즈니스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윤리’와 ‘책임’ 그리고 ‘가치’를 넘어서 이제 ‘통합’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수행하는 ESG 경영의 전략적 실천을 의미하고 있다.
통합의 주요 요소는 신사업 기회(Opportunity), 리스크 관리(Risk), 파트너십전략(Business Partnership)이 핵심이다. 그림1과 같이 통합 경영(Integrated ESG)의 영역은 2020년에 뚜렷이 변화된 관점이고, 이러한 변화는 당분간 훨씬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ESG 투자가 어떤 보상을 가져다줄 것인가. 이 부분에서 비즈니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trend)가 착한 ESG 행동 방식이 다양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투자라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그 성과는 먼저 데이터센터에서 배출하는 탄소 등의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에서 거둘 수 있다. 고객 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위한 직원의 다양성을 조성하는 것에서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외에도 투자자가 우리 기업을 고려하도록 만드는 추가 인센티브를 창출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ESG 투자가 널리 퍼지고 열렬히 받아들여 지는 데 반해, ESG 점수(ESG score)에 대한 실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련의 기준에 따라 기업 부채를 살펴보거나 다른 기업과 비교하여 그 의미를 파악할 수는 있으나 현재 ESG에 대해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렇더라도 수년 내에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서스테널리틱스(Sustainalytics)’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의 회사가 득점 메커니즘을 만들어서 투자자가 비즈니스 활동과 성과를 이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지출하는 비용, ESG 영향과 성과로 인한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생각해볼 때 기업은 보편적인 점수 체계를 크게 반길 것이다. 공개된 기준은 기업 내부 프로세스를 명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착한 ESG 행동을 유도할 것은 분명하다.
선택이 아닌 필수
기업은 ‘인간과 환경에 좋은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ESG 투자를 수용할 것이다. 달리 말해, 비즈니스 파트너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공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는 셈이다.
<한국기업들의 ESG 경영을 위한 변화Ⅰ>에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준희 이사(현,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 전략그룹 그룹장)는 “다만 기업들은 현재 ‘왜 ESG를 실행해야 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와 관련된 답을 찾기 위해 지속가능경영 및 비재무(ESG) 경영 요소를 그들의 비즈니스 특성과 조직 상황에 맞춰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봤다.
서울대 곽수근 교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CEO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추진 전략과 로드맵을 짜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ESG 관련 위원회 설치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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