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보존과 준법의식

글. 이재준 환경미디어 편집위원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5-28 13: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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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환경미디어 편집위원, 역사 칼럼니스트

 

1980년대 중반 군사정권시절 지역 일간신문사 경제부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한 여대생으로부터 눈물로 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의 아버지가 모 공장 근로자로 다녔는데 병을 얻어 사망했음에도 산재보상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여대생의 부친이 다녔던 회사는 악취를 내뿜는 피혁 공장이었다. 그런데 사장은 권력층과 가까운 군 장성출신이었다. 공단을 감독하는 행정 주무관서, 국가중요정보기관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


필자는 부원들에게 이 공장의 비위를 프레스캠페인(폭로기사) 하라고 지시했다. 신문이 많이 읽히는 월요일을 택해 공해문제를 터뜨리고 사회면을 거의 차지하다시피 특집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 기사가 나가자 행정관청과 정보기관이 아연실색했으며 취재 사령탑인 필자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작은 도시가 충격으로 술렁거렸다. 독자들은 누구하나 건드리지 못한 공해업체를 폭로하는 기사에 대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일주일 매일 같이 기사를 톱으로 다루다 보니 행정관청도 시정명령을 내리고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검찰에서 업주 대표를 입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 회사는 폐쇄 명령이 내려졌으며 엄청난 금액을 들어 집진시설을 갖춰야 했다. 여대생의 부친은 억울함이 풀렸으며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기쁜 소식은 좌절에 빠져 살던 남매가 다시 학업을 이어 갈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이 벌써 30년이나 흘렀다. ‘건강한 환경보존’. 백번 말을 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금 사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바로 아름다운 환경, 깨끗한 환경이다.

 

현재 한국의 환경보존 사업은 외국에서도 높이 평가 할 만큼 발전을 거듭했다. 과거 모 피혁회사처럼 권력을 등에 업고 공해를 마구 배출, 주민을 괴롭히는 공장도 존재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행정과 주민 언론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고형연료(SRF)’ 사용 업체의 인허가를 둘러싸고 일부 지역에서는 팩트가 아닌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나 과장된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는 순화되지 않은 용어사용이나 왜곡 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화학 미세먼지는 물론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해 이산화탄소 등 각종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고형연료 이용기업체를 ‘소각장’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고형연료만을 소각하는 곳이 아니라 고용을 창출하고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세원을 늘려주는 산업체라는 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폐기물 고형연료는 폐합성수지와 폐합성고무, 폐합성 섬유로 만든 것이다. 쓰레기에서 에너지를 회수(Waste to Energy)하자는 개념은 쓰레기를 태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에너지 생산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전환시킨 일종의 그린워싱(Greenwashing)이다.

 

폐기물 고형연료의 시작은 노무현 정부 시기부터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 때 폐기물 고형연료 생산과 이용이 활성화됐으며 ‘자원순환기본법’이 통과되고 폐기물관리의 주요 화두가 되면서 고형연료는 매립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환경공단의 홈페이지에는 ‘고형연료제품은 가연성폐기물을 원료로 한 것이며 법에서 정한 품질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제조된 재활용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고형연료 전문가들도 800~1200도의 열을 가하면 다이옥신은 물론 각종 공해물질이 0%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고형연료를 태울 때 3단계의 철저한 과정을 거쳐 배출토록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주민들의 의사는 활발히 개진돼야 한다. 민원현장에서 수반돼야 할 것이 바로 성숙한 준법정신이다. 그러나 팩트가 아닌 거짓 정보나 과장된 용어, 선동은 민주적 절차에 반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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