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돗물 안전관리대책’에 대한 소고

김길복 소장(한국수도경영연구소)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6-11 12: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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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길복 소장(한국수도경영연구소)
2019년 5월 인천시에서 수계조절과정에서 대처 잘못으로 수도꼭지에서 적수가 발생하는 사고로 많은 인천시민이 불편을 겪고 다양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 후 서울에서도 문래동에 비슷한 수질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 

 

이에 환경부와 인천시는 특별조사단과 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총체적인 사고대응에 힘을 기울이고 조사·연구 후 지난 2월 ‘수돗물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파악된 현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 인천 녹물 수도관  필터 모습
첫째는 수도시설 노후와 형식적인 관망관리인데 예산부족과 대응체계가 관습적이고 형식적이어서 발생 사실인지와 대응이 체계적이고 즉각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상하수도 업무가 기피 업무로 인식되고 조직부서의 상하수도사무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낮아 전문인력 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셋째는 대응 매뉴얼이 재난대응 위주고 정수사고 등에 대한 매뉴얼이 특화되지 않았으며, 지자체나 중앙정부도 사고대응 전문기관의 부재였다.


그리고 넷째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자체 주민들 간의 소통에도 문제가 지적되었다.

 

지속가능·장기적 관점 전제돼야
이에 대해 중앙정부는 다음과 같은 긴급대책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상기 내용을 보면 4대 전략으로 시설의 현대화, 관리운영의 선진화, 사고대응의 체계화, 국민소통 확대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노후관로 현대화사업 확대 실시 등 10개 중점 추진과제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스마트 상수도관리체계 구축과 사고대응 전문기관설립 운영 외에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현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가 되어왔고, 또한 환경부 등 중앙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내용으로 별반 새로운 것이 없다.


물론 수돗물대책을 위한 전문가포럼 운영기간이 다소 짧고, 워낙 긴급하게 대책 발표를 해야 하고, 또 내용이 핵심대책 위주라 중앙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제기해 본다.


과거 우리나라의 수돗물 사고 시 대응방식을 보면 우선 급하게 대책을 내놓고 당시 상황을 빠르게 해소시키고 진정시켜야 하기 때문에 응급처방 방식이 많이 실행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나 대책은 구조적으로 다루기 어

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하수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을 염두에 둔 처방도 긴급대책과 더불어 제시되어야 국민의 신뢰를 얻게 된다고 판단된다. 

 

▲ 지자체 상수도 노후 관망 교체작업 모습
지방상수도 효율적 운영 우선 고려를 

그런 차원에서 이번 수돗물 안전대책 포럼위원으로 참여한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해 본다.


첫째, 지방상수도 운영방식과 운영형태에 대한 근본대책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즉, 현재 상수도 운영은 161개 개별지자체에서 공무원 직영운영방식이다. 161개 지자체가 순환보직 형태의 공무원 인사시스템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90여 개 소규모 군단위 지자체 및 일부 중소규모 시단위 지자체도 전문성 확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언제라도 수질사고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운영의 비효율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충청남도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시피, 9개 도차원에서 개별지자체 지방상수도를 통합 운영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달리 말해, 개별지자체 차원의 세부적 운영은 전문성과 중복투자 및 비효율성 극복이 어렵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확보와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도차원에서 통제·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운영형태는 7개 특·광역시처럼 상수도사업본부와 같은 직영방식도 있고, 통합지방공사 형태로 더욱 전문성과 독립적인 운영방식으로 나갈 수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문적인 시설관리부분은 K-water와 같은 전문운영기관에게 부분관리 위탁은 필요하다.

 

우리나라 지방상수도 통합은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현실적인 진행과정상의 어려움과 중앙정부의 그때그때의 인식차이로 인해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충청남도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므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충청남도와 해당 지자체의 원만한 협의가 기대된다.

 

그리고 이렇게 도차원에서 지방상수도를 통합하게 되면 개별지자체별 요금수준이 단일화되어 지자체 간 요금격차로 인한 불형평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 인천 공촌정수장
중앙정부 관심하에 전문IT적 접근으로

둘째, 현재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사업기간이 단축되어 2023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우려되는 사항은 과거 상수도 최적관망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이 완료된 이후 후속 유지관리책임이 지자체에 있어 효율적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목표유수율은 일시적으로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준공 후 인수인계를 거치게 되면 그 뒤의 책임은 지자체가 맡게 되는데, 순환보직으로 전문성이 낮고, 또 성격상 전문IT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복원누수로 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여러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중앙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물론 일부 단체는 K-water에 위탁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많은 단체의 경우 현대화사업 종료 후 후속 유지관리를 우려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국비지원 등 충분히 재원지원을 했다고 상징적인 의견이 나올 수 있으나 현장공무원 운영현황을 고려할 때 지자체와 충분한 협조와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 또한 자산관리체계구축의 경우도 11개 단체가 시범사업을 100% 국비지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이 경우도 소프트웨어 호환 등을 고려해서 부산시를 우선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거기에서 나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타 단체에도 확대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장 공무원들 의견을 들어보면 돈은 지원받지만 전문관리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 외에도 공무원의 상하수도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순환보직근무제의 수정보완(최소한 3-5년 이상 고정근무 등)도 필요하며 상하수도요금의 과감한 현실화 추진과 현재 상수도 총괄원가산정방식을 EU처럼 자원경제적, 환경경제적 개념을 도입한 완전원가보상방식으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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