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도시침수 해결 알아본다 2/5:투수포장은 왜 1~2년 만에 죽나...성능 붕괴 메커니즘과 책임의 사슬

글 :최경영(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 / 서울대학교 겸임교수)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6-10 12: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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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포장은 “설치되는 순간”이 아니라 “유지되는 기간”이 성능을 결정한다. 그런데 현실의 많은 투수포장은 시공 후 1~2년 만에 숨이 막히며 사실상 불투수 포장처럼 기능한다. 이는 단순 하자가 아니라 도시침수 대응력의 붕괴다. 빗물을 ‘현장에서 붙잡는’ 1차 방어선이 무너지면, 관로로 몰린 유출은 다시 병목과 역류를 만들고 침수 위험을 키운다.
 

성능 저하의 출발점은 공극 막힘이다. 미세토사·분진·타이어 분말·낙엽·유기물·생활오염물이 빗물과 함께 공극으로 들어가 쌓이면서 투수율이 급락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하부에 저류·침투가 가능한 저장공간이 충분치 않은 채 겉면만 투수로 만든 사례가 적지 않다. 하부 공간이 부족하면 표층 공극은 더 빨리 막히고, 빗물은 다시 관로로 몰리며 침수 리스크는 반복된다. 투수포장은 ‘표면’만이 아니라 ‘하부 구조’까지 포함한 시스템인데, 그 시스템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으면 성능은 짧게 끝난다.

▲투수포장과 빗물 

여기서 확립해야 할 원칙은 명확하다. “포장이 존재하는 한, 투수성능도 유지돼야 한다.” 투수포장은 시공 품목이 아니라 운영 인프라다. 이를 담보하려면 생산–시공–발주–지자체로 이어지는 책임의 사슬을 재설계해야 한다.
 

첫째, 발주 기준을 ‘제품 성적서’ 중심에서 ‘지속성’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시공 전 제품 시험성적서만으로는 현장 성능을 담보할 수 없다. 설치 환경, 기층 재료, 하부 저류공간, 시공 품질, 유지관리 방식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조달청식 제품 성적서 요구를 넘어, 서울시의 투수성능 지속성 검증 취지 또는 한국저영향개발협회의 지속성 시험성적처럼 시간 경과를 전제로 한 시험성적서를 요구해야 한다. ‘초기 투수율’이 아니라 ‘지속성’이 계약의 기준이 되어야만, 시공 후 성능을 담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둘째, 준공 시점의 현장 투수성능 시험은 가장 기본이어야 한다. 어떤 환경에서든 시공 직후 투수성능이 기준 이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제품 성적서만으로 통과되고 준공 현장시험이 빠지면, 공극 막힘·기층 불량·하부 저류공간 부족·시공 미흡으로 ‘처음부터 기준 이하’인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준공 현장시험이 없으면 그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못한 채 준공이 끝나고, 이후 문제는 ‘유지관리 탓’으로 흐려진다. 준공 현장시험은 책임의 시작점이자, 이후 유지관리의 기준선 데이터다.
 

셋째, 준공 시험값을 기준선으로 정기 점검·세척·복원 의무를 계약과 시방서에 못박아야 한다. 성능기반(성과형) 발주로 전환하고, 하자·이행보증에 ‘투수성능 유지’를 포함해야 한다. 투수포장이 1~2년 만에 죽는 이유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지속성’을 목표로 설계·검증·운영하는 체계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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