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안전관리 특별법 시행 1년, 제도개선 사항 '수두룩'

주변 건물이나 지하매설물 등에 대한 현황 분석과,
한정된 지반조사 수량 등 공학적인 특성 파악 미흡.
표준화된 설계의 반복으로 인한 특정 상황에 대한 설계 오류 등 지적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1-18 1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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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6일 국회에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 1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서울 금천구 가산두산위브아파트 땅꺼짐, 상도동 유치원건물 붕괴, 고양시 백석역 및 서울 목동 온수배관 파열사고 등 지하안전과 관련된 사고는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하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절실한 가운데 지난 16일 국회에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 1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안상로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하안전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국토교통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하안전은 위험에 노출돼 있어 정책토론회가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사업, 동부간선도로 및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GTX-A, B, C 등 폭발적 지하개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지하안전 관련 사고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강희업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과 국장은 축사를 통해 "정책토론회에서 도출되는 좋은 제도개선사항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의 경과보고에 이어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 전문가들은 지난 1년 간 시행된 특별법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를 제기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는 △국토교통부 건설안전과 최영록 사무관 △서울시 도로관리과 김근용 팀장 △서울과학기술대 오상근 교수 △건설기술교육원 윤태국 교수 △대한건축사협회 백민석 법제자문위원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최계운 회장 △한국지반공학회 류기정 연구소장 △(사)한국지하안전협회 이호 기술위원장이 자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 김근용 서울시 도로관리과 팀장

먼저, 김근용 서울시 도로관리과 팀장은 안전관리규정 심시기관에 대해 통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수도, 지하철 등 대부분의 지하시설물이 여러 구청에 걸쳐 연관됐기 때문에 각 자치구별로 구분하기 애매하다고 판단, 시·군·구가 아닌 도로관리청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영록 국토부 건설안전과 사무관은 검토해볼 사항이나 법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신속한 재난 수습 복구 대응을 위해 도입된 규정이다. 도로관리청으로 넘어가게 되면 심사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김근용 팀장은 안전점검 대상에 해당하는 지하시설물 종류의 직경 제한도 규정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수도 직경 범위를 500mm로 제한하면 검사대상이 10% 미만밖에 안 된다는 의견이다. 반면 사고발생 사실 통보기준 깊이는 면적이 1㎡여도 깊이가 1mm이면 통보해야 할 것을 1m로 확대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최영록 국토부 건설안전과 사무관

최영록 사무관은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규제가 너무 많으면 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직경 제한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발생 사실 통보기준이 광범위해 행정낭비를 유발한다는 사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하수 유출 방지를 위해 기준 마련, 건설관련 법제도를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연계체계 구축, 지하구조물 차수‧방수‧배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지하안전영향평가 대상에는 ‘10m 이상 20m 미만, 20m 이상 깊이 굴착’으로 정해져 있다. 현재 10m 미만은 지하안전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건설기술진흥법 관리에만 해당된다.
 

▲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오상근 교수는 10m 이하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시 내 지하철, 건축물, 전력·통신구 등 지하수 유출량이 하루 17만톤가량 하천으로 방류된다고 말했다.

최영록 사무관은 “지반굴착공사 모두를 핸들링하려고 규정한 평가가 아니다”라며 이슈 높은 사업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우선순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10미터 이하는 완전 손을 놓은 것도 아니다”고 해명하며, “각종 설계 및 시방 기준이 모두 규정돼 있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수 유출량을 고려해 볼 때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며, 좀 더 운영해보고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 윤태국 건설기술교육원 교수

윤태국 건설기술교육원 교수는 지하안전영향평가를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만들고 나서가 더 힘들다고 업계 고충을 대변했다.

우선 지하안전영향평가 신청서를 시설안전공단 및 LH공사에 제출하고 나면 현지조사의뢰 15일을 포함해 30일 내로 업체에 회신한다.

이에 대해 윤태국 교수는 법정 휴일을 제외하고 나면 20일 안에 회신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의문을 제기했다. 사업승인 기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하안전영향평가를 받는 데 6~7개월까지 걸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영록 사무관은 회신기간은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며 협력기관인 시설안전공단과 LH공사를 비롯해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승인 기간에 대해서는 지하안전영향평가 외에 건축주와의 협의 기간도 모두 집어넣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통계 오류라고 해명했다.
 

▲ 백민석 대한건축사협회 법제자문위원

백민석 대한건축사협회 법제자문위원은 현행 지하개발사업자, 승인기관(허가권자), 국토교통부, 지방국토관리청, 검토기관 등으로 구성된 능률적이지 못한 행정절차의 재검토 및 평가 인력 확충을 통한 신속한 건축행정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자문위원 역시 지하안전영향평가보고서 작성과 검토·승인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을 지적하며, 승인기간을 건축허가 받기 전이 아닌 착공신고 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최영록 사무관은 건축법은 절차법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지하안전영향평가는 착공 전 신고가 현재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 최계운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장

최계운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회장은 지하시설물의 파손이나 누수 등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철저한 예방시스템을 하루빨리 개발하고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류기정 한국지반공학회 연구소장

류기정 한국지반공학회 연구소장은 4차 산업혁명 대비 지하안전관리 미래형 스마트기술 고도화 연구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에 국가가 중장기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기술위원장

끝으로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기술위원장은 지하안전법 시행 1년을 회고하며 "국민의 안전과 재산권 보호라는 법의 취지대로 개선된 사항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간 건축 등에서 민간사업이 공공발주 사업보다 지하굴착 공사의 설계와 시공 부분에서 주변건물과 지하매설물 등에 대한 현황분석, 한정된 지반조사 수량과 공학적인 특성파악이나 표준화된 설계의 반복으로 인한 특정상황에 대한 설계오류 등은 미흡한 부분"이었음을 인정했다.

 

이호 기술위원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지하안전법에 근거한 지하안전영향평가 시행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홍보와 조기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장연수 동국대 교수

좌장을 맡은 장연수 동국대 교수는 "이번 토론회 결과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해 국민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그동안 도심지에서 지반침하의 빈번한 발생으로 국민들 불안감이 가중되어 특별법 제정을 마련하도록 국가정책조정회의(2014.12.04.)에서 결정되어 이듬해인 2015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하안전 산업의 육성과 관리를 위해 2017년 9월 4일 (사)한국지하안전협회가 탄생했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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