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달걀' 사먹었는데…구멍뚤린 '친환경 인증'

'살충제 양계장' 6곳 중 5곳이 친환경 인증받아…정부는 관리·감독 뒷짐
박원정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8-17 11:44:21
  • 글자크기
  • -
  • +
  • 인쇄

 

'살충제 계란'이 전국 25곳 농장에서 추가로 발견돼 17일 오전 5시 현재 문제의 농장은 모두 31곳으로 늘어났다

 

그런 가운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며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밝혀진 ‘살충제 달걀’ 파문의 농장 6곳 중 5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이라서 더 충격적인 것. 특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친환경 달걀’을 믿고 비싼 돈을 주고 사먹었기 때문에 더 배신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부는 인증을 민간기관에 떠맡긴 채 관리만 하는 구조로, 그동안 관리를 엉터리로 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그리하여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장이지만 독성 살충제 사용을 아무도 몰랐으며, 설령 사용한다 한들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던 것.


특히 무항생제 인증 농가라도 수의사 처방만 받으면 항생제를 써도 무항생제 인증 자격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밝혀졌다.


더불어 친환경 인증만 있으면 유기 축산 농가는 연간 최고 3000만 원씩 5년 동안, 무항생제 농가는 연간 최고 2000만 원씩 3년 동안 지원받으니 농가 입장에선 인증을 받아두는 게 유리하다.


현재 전국 닭 사육농가는 1400여 곳으로, 이 중 대형 산란계 농장의 73%인 780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아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정부는 관리·감독에는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간에 넘긴 친환경 인증제도를 환원해 직접 관리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한편 각 양계장들이 구조적으로 맹독성 성분인 비펜트린, 피프로닐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것은 농장의 99%가 닭들을 철창 케이지 내에서 기르는 공장식 축산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설에선 산란계에 치명적인 벼룩이나 진드기 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살충제를 사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방사 상태에서의 닭들은 흙에 몸을 비비는 흙 목욕과 자신의 발을 이용해 모래를 몸에 뿌려 해충을 없애는 생존 본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철창안의 닭들은 이런 목욕은커녕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조차 못하는 좁은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친환경 농축산물은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 · 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업 · 축산업 · 임업 부산물의 재활용 등을 통해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 보전하면서 생산된 안전한 농축산물을 말한다.


현재 친환경 농축산물은 정부의 무대책과 농가의 인식 부족으로 구멍이 뚫린 채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