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피플>김나미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

환경과 문화를 사랑하는 스포츠인 행정가
문광주 기자 | liebegott@naver.com | 입력 2015-03-06 1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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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왜 하세요” 묻는다면, “숨은 왜 쉬시나요” 대답하죠

잠실 올림픽 테니스장 입구는 내로라하는 국내외 IOC 명사들의 사진들로 방문객의 시선을 끈다. 눈에 익은 국제 스포츠계의 큰 인물들의 모습을 면면히 들여다 보았다. 흑백으로 기억되는 지나간 시간이지만 당시의 현장 분위기는 또렷하게 전달된다. 테니스장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출입구로 겨울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사무실문을 열고 들어서 마주한 사람은, 상아빛 하의에 아이보리색 털 외투를 입은 가냘픈 체형을 갖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티롤의 꽃향이 가득한 그의 사무실에서 대담이 시작됐다.


김나미 한국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은, 중학생 때 알파인스키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 후, 전국대회에서 88차례나 우승을 했을 정도로 한국 스키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아홉 살 때 오스트리아국립스키학교 유학을 경험했고, 이후 지도자의 길로 나서 동양인 최초, 여성, 그리고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달고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 International Biathlon Union) 부회장을 연임하고 있는 엘리트 체육인이다.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조언을 구한다는 김 사무총장. 부모님이 만들어 놓은 환경에서 꾸밈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영향일까? 시종일관 솔직함과 담백한 말씨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묻어 나왔다.


IBU 내 환경위원회 설립, 각종 대안 제시 - 개선
스포츠인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묻자 그는 “과거 바이애슬론 경기는 실탄사격이었기 때문에 납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돼 왔었다. 그 무렵 제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납 오염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고, IOC는 IBU에서 환경위원회를 만들어 실행해 보라고 역제안을 했다.

 

그래서 IBU내 환경위원회가 창설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초대 환경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일본, 이탈리아 전문가들로 환경위원회를 구성해 그들과 함께 스포츠시설에서는 처음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실시하는 한편, 선수들이 다니는 길을 금연토록 해 선수와 비흡연자들을 보호했다. 또한 사격장에 매트를 깔아 납으로 인한 오염을 방지한 것 등은 매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환경은 체육인들에게도 매우 중요, 올림픽을 위한 환경 훼손은 안돼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은 우리 체육인들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올림픽을 유치할 때 환경문제에 부딪치면 IOC위원회에서 환경관련 총회를 실시하고 취소시킬 정도로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오래전, 캐나다 밴쿠버에서 바이애슬론 대회기간 중에 선수의 총에 곰이 맞아 죽은 사건이 있었다. 환경단체에서는 ‘자연을 훼손하고 동물을 죽이는 스포츠는 없애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반발이 매우 거셌다. 그런데 실제 알고 보니, 그 지역은 원래 사냥꾼들이 사냥을 많이 하던 곳으로, 경기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했는데도 곰이 나타났던 것이다. 자연 속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이처럼 예상치 못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당시에 곰 몸값으로 환경단체에 거액의 기부금을 주고 사건이 조용히 묻힌 일이 있다. 자연환경은 예상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경기장을 만들 때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곧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다른 올림픽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그 답이 환경이다.”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체육인들이 자랑스러워
“올림픽은 선수들의 기량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서울 올림픽 조각공원은 1988년 열린 올림픽경기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계 66개국 155명의 조각가 제작한 201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는 세계 3대 조각공원 중 하나다. 이런 훌륭한 공원을 체육인들이 품고 있는 것이고, 우리나라 체육시설에 문화공원이 있다는 것이 큰 자랑거리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체육문화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말한다.  

△ IBU 부회장에 3번째 연임 후 기념사진

 

대한민국이 배출한 수많은 스타들이 스포츠행정가로서 의 김나미 사무총장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그녀의 대외적인 활동 이면에는 운동에만 전념하여 사회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에 대한 멘토 역할과 수년 동안 결손아동을 돌봐 오는 속 깊은 인간애가 있다.


그의 체육인 후배들에 대한 자부심은 “우리 체육인들에 게는 국민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 예를 들어 2002년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의 재미를 떠나, 대한민국이라는 한 민족이 축구와 더불어 하나로 결속되는 모습을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IMF 당시 프로골퍼 박세리의 맨발투혼에 이은 우승,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눈부신 선전, 그리고 박태환, 김연아 등 은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 꿈,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런 체육인들의 역할이 자랑스럽다. 삶에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기업인, 정치인들이 주지 못하는 감동을 우리 체육인들이 주고 있다”며, 후배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하고 그들의 역할을 끊임없이 자랑했다.


그의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현재 몸담고 있는 체육인재육성재단(NEST)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체육인재 육성재단은, 스포츠 선진국 도약을 위해 체육인재 육성이라는 미션으로 스포츠인재 강국을 만드는데 비전을 두고 있다. 전문가 정신(Professionalism)+국제화(Globalization)+상호협력(Partnership)을 가치로, 차세대 인재를 과학적으로 육성하고 전문화교육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다.


재단에서 시행하는 과제사업으로는 ‘체육영재 발굴 및 기초종목 선수 저변 확대스포츠과학을 적용한 훈련 개발 및 보급’, ‘지역별 강세 종목 육성’, ‘현장수요에 부응하는 전문교육’, ‘스포츠산업 및 코칭 석사과정’, ‘학교운동부지도자 직무교육체육인 경력개발 지원·상담 및 취업정보 제공’, ‘체육분야 인턴십 지원’, ‘전문지식 생산 및 보급’ 등이 있다.


또한 어학 및 실무능력 향상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선별하여 국내연수, 해외연수, 해외인턴십, 국제자격 취득(심 판·지도자)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한국 여자 알파인스키의 레전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위원, 장애인 스키 지도자…. 열거하기 조차 힘든 22개의 직함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고 보람되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이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이라는, 세계 동계스포츠 분야의 여성리더 김나미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부회장.


또렷한 음성으로 논리 정연하게 답을 주는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왜 그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큰 별로 인정받고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쉽게 풀 수 있었다.


그녀는 환경에 대한 인식을 누구보다도 앞서서 실행하는 지도자로서 환경을 현장에 적용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스포츠인 행정가다.


김 부회장의 아버지 고 김성균 씨는 1971년 진부령 알프스스키장을 창설하고 초창기 동계스포츠 문화를 이끌었고, 어머니 이정순 교수는 오스트리아 미술학 박사이자 베스트 셀러 ‘강한 여자는 수채화처럼 산다’의 저자다.

 
잠시 시선을 돌려 보니, 왼편으로 설원을 하강하는 선수 시절 김나미 사무총장의 사진이 한면을 가득 매우고 있다. 지금도 주말마다 스키장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다시 태어나도 운동선수로 남고 싶다’는 김 부회장. 인터뷰를 마치 고 테니스장 입구를 걸어 나오는데 낮 햇살은 여전히 따사 롭게 내리 쬐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티롤의 에델바이스 같은 분위기를 주는 스키인, 흑백으로 자리하고 있던 세계 스포츠계 명사들의 오른편에 나란하게, 언젠가는 김나미 사무총장 사진이 환한 모습으로 걸려 있지 않을까?

[환경미디어 문광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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