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와 입냄새, 노근(蘆根)과 구취 스토리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120>
이상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11-23 09: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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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한의학 박사인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한의학 박사 김대복 

<120> 갈대와 입냄새, 노근(蘆根)과 구취 스토리

습지나 갯가는 모래가 많다. 이곳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갈대다. 호수 주변에 군락을 이뤄 하늘거리는 갈대는 사색 분위기를 연출한다. 은빛으로 물결치는 갈대바다는 인간의 심리가 묻혀 있다.

옛날 임금의 전용 이발사가 있었다. 왕의 귀는 당나귀 귀였다. 이발사는 왕의 신체 비밀을 알지만 말 할 수 없었다. 답답함은 마침내 병이 되어 우울증으로 악화됐다. 가슴앓이는 발산해야 치료된다.

 

이발사는 아무도 없는 갈대숲에 들어갔다. 오랜 시간 목청껏 외쳤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그런데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숲에서는 이발사의 목소리가 스치듯 울려 퍼졌다. 결국 왕의 비밀은 온 나라 백성이 알 게 됐다.

프랑스의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로 표현했다. 바람 불면 흔들리는 갈대에서 사람의 연약함을 본 것이다.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을 오페라 리골레토로 작곡한 베르디는 여자의 마음을 갈대로 노래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들리는 모습에 인간의 변심을 생각한 듯하다. 그런데 갈대의 꽃말은 신뢰다. 흔들릴지언정 구부러지지 않는 유연함으로 믿음을 지킨다는 의미다.

갈대는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소중한 식물이다. 용도가 다양하다. 예전에는 어린 순은 식용하고, 이삭은 빗자루를 만들고, 이삭에 핀 털은 이불에 넣고, 줄기는 발이나 삿자리를 만들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펄프 원료로도 이용했다. 한자로 노(蘆)나 위(葦)로 쓰는 갈대는 한약재로도 큰 역할을 한다. 한약재 이름은 뿌리인 노근(蘆根), 줄기인 노경(蘆莖), 잎인 노엽(蘆葉), 꽃인 노화(蘆花)로 구분된다.  
  
 
동의보감은 찬 성질에 맛이 달며, 독이 없는 노근은 소갈과 외감열(感熱)을 낫게 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목 이물감, 딸꾹질, 식욕부진, 임신부의 심열, 이질, 갈증 해소에도 좋다. 본초강목은 물의 반대 방향으로 뻗은 뿌리의 높은 약효를 인정한다.

노근은 구취 치료제로도 활용된다. 탕약을 지을 때 입냄새 제거 직접 원료로도 쓰이고, 다른 질환치료 때 구취를 완화하는 간접원료도 활용된다. 노근의 효용은 대부분 입냄새와 연관 있는 질환이다. 위(胃)의 음혈부족(陰血不足), 갈증, 구토, 소화불량, 위의 열, 속쓰림, 위산역류, 가슴답답, 설사, 이질, 심열(心熱) 등이다. 이 같은 증상은 입냄새를 일으키는 요인들이다.

노근은 입냄새와 여러 질환에 두루 사용되지만 비위허한(脾胃虛寒), 만성장염, 한(寒)으로 인한 구토에는 피해야 한다. 갈대는 흔들리는 여심을 저격할 뿐만 아니라 입냄새를 날리는 주요한 한약재다.   
 
<글쓴이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로는'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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