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ESG를 할 수 밖에 없는가?

연재① ESG 동향과 기업이 나아갈 방향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6-01 09: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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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자문위원, 법무법인태평양 고문, 전 환경부 차관


ESG의 개념

▲ 제공=정연만 자문위원

요즘 가장 뜨는 잇슈가 ESG인 것 같다. ESG는 환경(E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의 조합 단어이다. 이제 ESG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 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추구하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동안 영업이익, 매출 등의 재무적 요소가 기업실적을 평가하는 잣대였고, 투자자들도 투자의사 결정 시 가장 고려했던 요소는 재무적 요소인 수익률과 리스크였다. 하지만 이제는 환경을 보전하면서, 사회를 더 좋아지게 하고, 기업경영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하여야 하는 비재무적 요소가 중요하게 되었다. 그런데 ESG는 사실 오래전에 좀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나온 개념이지만 최근에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기후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을 겪으면서 모두가 전 지구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인류의 공동체 의식이 중요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 소비자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 가치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앞으로 ESG는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핵심 가치가 될 것이며, 인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ESG를 분야별로 보면 먼저 환경분야의 경우, 기후변화, 환경오염, 자원고갈, 생태계 파괴, 폐기물/수자원 관리 등 많은 하위요소가 있지만 가장 당면 이슈는 기후변화라고 하겠다. 미래학자들이 한결같이 경고하길 작금의 상태로는 인류가 멸망할 수 있는 확실한 요소로 기후변화를 보고 있기에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기후변화에 따른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서는 종래의 수단이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기에 기존의 산업구조 개편, 나아가서는 인류문명의 대전환이 있어야만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사회분야의 경우 인권, 산업안전, 노사관계, 근로조건, 개인정보, 데이터 보호 등의 하위요소가 있고, 지배구조분야 경우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 기업윤리, 주주참여 및 주주행동, 공정거래 및 반부패 규제 등이 있다.


ESG는 앞서도 언급하였듯 오랜 시간을 두고 정립되어 오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급속한 발전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1972년 로마클럽에서 ‘성장의 한계’를 통해 처음으로 경종을 울렸다. 이후 1987년 UNEP(유엔환경계획)와 WCED(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공동으로 ‘우리의 공동미래(Our Common Future)’ 일명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채택하면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ESSD;Environmental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이 도입되었으며, 1992년 리우 환경개발회의를 통해 각국 정상이 기후변화 협약에 서명하고, 1987년 교토의정서 채택으로 기후변화에 전 지구적인 대처가 시작되었다. 2000년 새천년 정상회의, 2002년 유엔 세계정상회의, 2012년 유엔 지속가능발전회의,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를 통해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하였으며, 세계 각국이 나라별로 UN의 SDGs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 파리 기후변화협약체제가 교토의정서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게 되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뿌리를 둔 ESG는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 그 개념이 처음 언급된 이래 2006년 UN 주도하에 유엔책임투자원칙(PRI)이 결성되어 본격적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기 시작하였으며, 2015년 이후 활성화되었다.

ESG는 투자전략 등 의사 결정의 주요 평가지표다

▲ 제공=정연만 자문위원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인데 ESG를 무시하고는 이제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ESG 투자규모는 ‘20년 6월말 기준 약 40.5조 달러 수준이며, 이는 ‘12년 대비 약 3배가 증가한 것이다. 채권 발행의 경우 ‘07년 유럽 투자은행에서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한 이후 ‘20년에 약 5,000억 달러 규모로 ‘19년 대비 74% 증가하였으며, 이중 녹색채권의 경우는 ‘19년 2,577억 달러로 ‘18년 대비 51% 증가하는 등 관련 투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19년 말 기준으로 주요 연기금 ESG 투자가 총 28.2조원이며, 이중 녹색채권은 약 13조 7,315억원으로 ‘18년의 약 3배에 달하고, ‘21년 2월말 기준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약 87조원 수준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ESG 투자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포지티브 스크리닝, 규범기반 스크리닝, ESG 통합, 지속가능 테마투자, 임팩트/지역사회 투자, 기업관여 활동 및 주주행동 등의 7가지 투자전략에 따라 주로 이루어지는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투자전략은 네거티브 스크리닝, ESG 통합, 기업관여 및 주주활동 등이다.

 

그리고 연기금 등이 수탁자로서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 투자 대상기업의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ESG 등 비재무적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UN 책임투자원칙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연기금들은 투자 판단 시 ESG 요소를 고려하는 추세이며, Blackrock과 Vanguard 등 유수의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ESG 요소를 평가하고 있다. ‘20년 3월말 현재 3,000여 투자사 및 투자기관이 가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6년 12월 기관 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 제정된 이후 ‘20년 3월말 기준 125개 연기금, 은행, 자산운용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의 경우 ESG 관련 52개 평가지표를 선정하여 약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2회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ESG는 기업의 가치 증대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그동안 연구기관들이 ESG와 기업의 가치증대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였는데 최근에 상관관계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이 증가하고 있다. Clark, Feiner, and Viehs의 지속가능성과 재무성과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 조사연구의 90%는 좋은 지속가능성 기준이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어 주고, 조사연구의 88%는 ESG 실행이 회사의 영업성과를 높여주며, 조사연구의 80%는 좋은 지속가능성 실행이 회사의 주가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MSCI ESG 점수가 높은 기업(상위 20%)이 낮은 기업(하위20%)에 비해 기업가치 프리미엄 효과가 과거 2014년에서 2017년까지는 약 1-2배 차이를 보였는데 2019년에는 약 5배 이상의 차이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ESG가 기업의 실제적 가치증대에 높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무디스(Moody’s), 피치(Fitch Ratings), S&P(Standard & Poor’s) 등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이 ESG를 반영하여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환경오염, 탄소 배출량, 안전보건, 내부통제 등에 대한 내부조정 기준을 마련하여 실제로 ESG 관점에서 투자나 행동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울러 국내의 경우에도 관련 기업평가 기관들이 ESG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이며, 최근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ESG 모범규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환경분야에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좌초자산 개념 도입, 사회분야에서의 생활임금 명시, 소수 주주의 이사 선임권한 강화 등을 담고 있어 향후 기업들의 이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실제로 삼림벌채구역에서 소를 사육한 브라질 육가공 회사, 주주들의 탄소감축 요구를 묵살한 엑손모빌,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 등으로 기업의 영업이익 손실과 기업가치 하락을 경험한 해외 사례들이 많으며, 국내도 각종 환경오염사고, 대기업의 갑질문제, 대기업 총수 기소 및 구속 등으로 영업이익과 기업가치 하락을 초래한 경우가 많다. 반면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석유와 천연가스 업체에서 해상풍력회사로 전환하여 주가가 폭등한 기업들 있으며, MSCI의 ESG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AA을 5년 연속 받은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2019.6월-2020.6월 까지의 영업이익율 39.24%를 달성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이제는 ESG를 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ESG는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를 주도한다
이제는 ESG를 단순히 마케팅 차원을 넘어 생산과정 전반에 내재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생산과 판매, 원료확보부터 상품조립, 공정과 홍보 등의 전 과정에 대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협력업체 등을 직접적으로 관리하여 고용이나 환경적 측면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는 직접적으로 기업가치 저하와 사회적 비난, 영업이익 손실 등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안게 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제품생산과 서비스 전 생산과정에 대한 위협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UN 기업과 인권가이드라인, OECD 다국적 기업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윤리무역협회(Ethical Trading Initiative), 지속가능한 무역을 위한 비즈니스 협회(Amfori), 책임있는 비즈니스 동맹(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지속가능의류연합(Sustainable Apparel Coalition) 등에서 국제무역이나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여 공급망 관리 이니셔티브를 마련하여 회원사에 지원하고 있으며, 상호 정보 공유를 하고 있다. EU 의회에서도 노동 및 인권보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의 공급망 실사 의무화 방안을 발표(‘20.11)하였으며, ‘21년 2분기 내 공급망 실사 의무화 법률 초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도 가치소비 지향적으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ESG와 거리가 먼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추세이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MZ세대)에서 두드러진 소비 행동을 보인다. 이제는 “사람들은 ‘당신이 무엇을 했는가’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그들은 ‘당신이 왜 그것을 했는가”로 구매한다“라는 사이먼 사이넥의 말처럼 이제는 제품 자체보다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왜 만들어졌냐는 관점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각종 환경 단체 등에서 환경오염 유발기업에 대한 연기금 투자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금융기관, 투자사 등에게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배터리 제작 시 콩고에서 채굴한 코발트를 사용하였는데, 콩고 채굴과정에서 아동 노동착취 및 환경오염 문제가 논란이 되었으며, 이를 테슬라가 인지하였음에도 방조하였다는 이유로 국제권리변호사회로부터 1919년 피소되었고, 마침내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ESG는 기업 성장의 필수 요소다
그 외에도 기업상장, 공개 시 투자자들이 ESG를 주요 고려 요소로 보고 있으며, 공시 이후에는 ESG 준수가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기업의 M&A 과정에서도 거래를 주도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ESG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실사단계부터 ESG 역량을 검토하는데, 실사보고서에 ESG 섹션을 별도로 분리해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결국 기업의 성장과 외연 확장에도 이제는 ESG의 준수가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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