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도시침수 해결 알아본다 1/5 : 도시는 왜 매번 잠기나...하수관 확장만으론 못 막는 침수의 구조

글 :최경영(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 / 서울대학교 겸임교수)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6-03 0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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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도시가 물에 잠겼다는 소식을 듣는다. 침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하수관을 더 크게” “펌프장을 더 많이”라고 말한다.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시대, 극한호우는 관로 용량을 앞질러 반복적으로 도시를 덮친다. 더 큰 관로는 언젠가 또 부족해진다. 더 중요한 문제는 도시가 스스로 물을 받아들일 능력을 잃었다는 데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인 불투수 면적이 늘어날수록 빗물은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한꺼번에 흘러가며, 도시는 ‘유출 집중’이라는 구조적 재난을 스스로 키운다.

 

이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저영향개발협회는 최근 “투수포장은 설치가 아니라 성능 유지가 본질”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식화했고, 회원사들과 함께 투수포장 업계가 투수성능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자발적 선언을 했다. 시공 후 1~2년 만에 투수성능이 사라져 사실상 불투수화되는 현실을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생산자도 시공자도 발주기관도 책임을 말하지 않는 사이, 예산은 낭비되고 도시는 더 위험해졌다. 그래서 이 5회 연재는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기보다, 어떤 구조를 바꿔야 도시침수를 막을 수 있는가를 제도·기술·현장 운영의 언어로 제시하려 한다.
 

먼저 1편에서는 침수의 구조를 다시 보자. 관로는 빗물을 “빨리”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극한호우에서는 ‘빨리’가 오히려 한계를 만든다. 모든 빗물이 동시에 관로로 몰리면 병목이 생기고 역류가 일어나며, 저지대는 순식간에 물에 잠긴다. 관로 확장은 끝없는 비용 경쟁이 된다. 반면 저영향개발(LID)과 스펀지 시티가 제시하는 접근은 다르다. 빗물을 한 곳으로 몰아내기보다 도시 표면 곳곳에서 분산적으로 붙잡고(저류), 스며들게 하고(침투), 천천히 흘려보내는(지연) 물순환 회복이다. 도시가 ‘스펀지’처럼 물을 받아들이면, 관로는 극한호우의 순간에도 버틸 여유를 얻는다.
 

그 중심에 투수포장이 있다. 투수포장은 단지 “물이 빠지는 바닥”이 아니다. 제대로 설계되면 빗물을 표면에서 즉시 침투시키고, 하부의 쇄석층 등 저장공간에 일정량을 머금게 하며, 토양 침투 또는 지연 배출로 피크 유출을 낮춘다. 즉 “빗물을 관로로 보내기 전에 현장에서 붙잡는” 첫 관문이다. 문제는 이 기능이 ‘시공 순간’이 아니라 ‘운영 기간 내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이다. 투수포장이 1~2년 만에 막혀 불투수화되면, 그 자리는 오히려 위험을 키우는 가짜 인프라가 된다.
 

그래서 다음 회부터는 더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2편에서는 왜 투수포장이 단기간에 성능을 잃는지, 공극 막힘과 유지관리 부재의 메커니즘을 짚고 책임의 사슬을 재설계한다. 3편에서는 서울시의 현장 검증 방식(K-Shift/K-SWIFT)과 시민 모니터링단·신고체계, 포인트 인센티브를 결합한 운영모델을 제안한다. 4편에서는 창원시의 생태면적률 인센티브(용적률 5%)처럼 민간개발을 움직이는 제도 설계를 논한다. 5편에서는 조달청·서울시·환경부·국토부로 흩어진 시험·인증 기준을 통일해, 성능 기준과 유지관리 책임이 흔들리지 않는 국가 표준 체계를 제시한다.
 

도시침수는 더 이상 자연재해가 아니다. 준비 부족이 만든 ‘정책 재난’이 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하수관만 키우는 처방이 아니라, 도시가 물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는 구조개혁이다. 이 연재가 그 전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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