表土, 이제 귀중한 자원으로 대접받다

‘흙’이 제공하는 환경적·경제적 가치 평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02-05 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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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우리에게 소중한 자원

지질 지표면을 이루는 흙으로 유기물, 미생물이 풍부해 식물의 양분과 수분의 공급원 역할을 수행하는 표층 토양 ‘표토’(表土).

일반적으로 지표면으로부터 30cm까지를 표토로 정의하는 이 토양층이 귀중한 자원으로 대접받게 됐다. 환경부는 지난 1월 15일 유한한 자원인 표토의 유실을 방지하고, 토양생태계의 환경적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표토보전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표토는 유기물, 미생물이 풍부하기에 오염정화, 물질순환 등이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최대 88ton/ha의 유기탄소가 저장돼 있는 표토층은 전체 탄소순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2,500Gt)한다. 따라서 오염물질 정화, 탄소저장, 대기냉각 등 물질순환과 환경적 순기능이 뛰어나다.

그로 인한 표토의 가치는 약 26조 4,000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은 지형적·기후적 특성(산악 지형, 여름철 강수)으로 국토의 30% 이상에서 ha당 연간 33톤을 초과한 표토가 유실되는 등 표토 침식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파악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서도 우리나라는 토양침식 위험도가 28개 회원국 중 8위(2008년 기준)에 해당한다. 따라서 환경부에 의해 이번에 수립된 ‘표토보전 종합계획’은 표토에 대한 효율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표토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될 방침이다.

국내 토양 표토침식 OECD ‘매우 심함’ 등급

연 평균 ha당 33톤을 초과하는 국내 토양의 표토침식은 작년 전국 표토침식량 예비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처럼 많은 유실량은 OECD 토양 침식 등급 가운데 최고 등급인 ‘매우 심함(Severe)’에 해당된다.

더불어 연평균 유실량이 ha당50톤을 초과해 현장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지역도 전 국토의 2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현황을 권역별로 볼 때 강원도와 경남, 전남이, 수계별로는 한강권역에서 토양유실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인위적 침식량에 대한 평가에서는 표토를 직접적으로 개발하는 면적의 연간 개발 사업지 표토의 10%가 유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표토의 침식은 토양의 본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이 되고 있다. 포토가 유실되면서 토양 생태계의 훼손과 각종 환경조절 기능 약화 등의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침식되는 표토가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하상증가와 부영양화를 초래하면서 수질오염을 일으킨다.

실제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북한강에 표토침식으로 인한 탁수(濁水)가 발생해 취·정수장 오염과 어업 피해액만도 총 4,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표토는 한 번 유실될 경우 다시 원래의 성질로 돌아오기까지 재생속도가 매우 느린 유한자원이다.

다시 말해 비옥토 1cm 생성에 200여 년이 소요되고 있다. 이에 반해 유실의 속도는 1~2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빨라 유실에 따른 환경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표토의 체계적인 보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독일, 표토유실 시 형사처벌

표토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환경부는 수질 비점오염원 저감의 관점에서 흙탕물 저감사업 등 하천으로의 토사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 생산성 유지 관점에서 밭기반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양유실과 토양 양분 유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산림청은 산림자원 보전을 위해 임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토석채취를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이들 관계부처 협동으로 수립한 제2차 비점오염원관리종합계획(2012~2020)의 일부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해외에서의 표토관리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독일은 표토유실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즉 독일은 ‘표토의 파괴 및 소멸로부터의 보호’라는 법안을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벌과금이 부과된다. 이 벌과금은 행정부에서 부여하도록 권한이 주어져 있다.

미국은 ‘토양보전법’을 통해 사전예방적 토양자원의 보전정책을 펼치고 있다. 즉 보전휴경사업(CRP), 보전안정사업(CSP) 등의 인센티브를 활용해 농경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 외에 주 정부에서도 침식 및 토사제어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아시아권의 경우 대만은 ‘수토보전법’을 제정해 토양과 물 자원 보전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법에서 수토보호기술규범을 지정해 구체적인 토양침식량 산정 방법 기술 및 일정 수준의 경사지, 저수지 유역, 농경지 등에 대한 토양 자원 보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에서 보듯 표토층 보전을 위한 제도 확립과 관리 주체를 선정해 표토 유실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현재 비점오염원 관리의 보조적 측면에만 머물러 있는 관련 법령과 제도를 표토층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보다 구체적이면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표토 유실 최소화 가이드라인 제정

이에 따라 환경부는 우선 국내의 표토 침식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표토 유실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취약지에 대한 토양유실지도를 작성하는 한편, 한국형 표토침식 조사모델을 확립할 예정이다.

특히 표토 침식은 단순한 ‘흙’이 아닌 ‘질 높은 자원’의 유실이라는 판단 아래 표토의 유실량에 국한한 평가가 아닌 침식으로 인한 환경적·경제적 가치까지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더불어 현황파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침식을 사전에 예방하고 복원·관리할 수 있는 기반도 확립할 계획이다. 즉 침식조사를 통해 파악한 ‘표토유실에 취약한 지역’과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특별지역으로 지정·관리하고, 대규모 표토유실이 예상되는 개발사업의 경우 표토유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위성지도 등을 활용해 북한지역의 심각한 표토유실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표토보전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처음으로 제시함에 따라 앞으로 표토유실로 인한 흙탕물 발생이 억제되고, 수질개선 및 준설비용 저감 등의 효과도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립환경과학원의 관계자는 “통상 30cm의 표토 생성에는 1000년~1만 년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1~2년 만에 유실돼버린다”며 “이제는 우리도 ‘흙’을 유한한 자원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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