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예측의 달인
“2013년의 기상을 살펴보면 여름 장마기간에는 장마다운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여름 장마기간이 끝난 후 8월 중순 이후부터 가을철에 지속적으로 비가 올 가능성이 높다.”
환경공학자로서 동양사상인 ‘주역(周易)’으로 기상관측을 예측해 기상달력을 만든 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장동순 교수.
장 교수의 기상달력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003년 11월에 2004년도 기상달력을 만든 것을 시초로 매년 제작하고 있는 기상달력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탁상용 달력으로 제작된 이 기상달력에는 특정일의 강우나 강설, 태풍 등에 대한 기상정보와 눈·비 올 확률이 높은 날, 기상의 특징, 산불과 화재 가능성이 큰 날 등의 날씨 변화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때문에 농민들을 비롯해 날씨에 민감한 부류의 사람들로부터 기상달력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중요한 날짜의 기상에 대한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늦은 여름과 가을에 걸쳐 장마 형성
장 교수는 주역 등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설 등에 능통하다. 기상예측의 경우는 주역의 ‘5운(運) 6기(氣) 이론’을 재해석함으로 이뤄진다. 즉 황사와 장마, 태풍, 폭설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기상 현상을 이 이론에 근거해 예측하는데 그 정확성이 틀린 적이 없을 정도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여름장마와 늦은 여름과 가을장마 등 거의 100% 적중률을 보였다”면서, “2010년 광화문 침수의 가을장마에 대한 예측과, 2011년 두 달간에 걸친 긴 여름장마를 예측한 것이 매스컴에 소개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기상청에서 장 교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자신들보다 너무나 기상을 잘 예측하고 그 결과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12월 올해 기상예측달력인 ‘2013년 계사년 기상달력’을 펴냈다.
여기서 장 교수는 올해 기상의 가장 큰 특징인 장마 시즌에는 장마다운 장맛비가 내리지 않지만 장마 이후인 늦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많은 비가 오는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수의 기상예측에 따르면 올 봄에는 강수와 한서 등에 있어 시공간적으로 매우 불규칙한 형태를 나타낸다. 올해와 내년 초에 걸친 겨울 날씨는 비교적 온화한 와중에 나름대로의 겨울 추위와 강설이 예상된다.
이 달력에는 또 365일 매일 매일의 시간과 방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실었다. 매일 시간에 관한 정보는 매일 12지(十二支)로 표시되는 시간대별로 어떠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개인에게 생길 액운을 미리 예방하고 대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중풍을 동양학으로 치유
장 교수가 이처럼 동양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의 공학도인 그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에서 기계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귀국 후 지난 1990년부터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전공은 소각로, 보일러, 탈수기, 건조기, 침전조 등 환경기계장치의 열유체(熱流體) 전산 고도 설계 분야다.
이공계열의 학자로서 인문학에 해당하는 동양학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장 교수는 어느 동양철학자와 비교해도 전문성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이렇게 공학도의 삶을 동양철학과 조화를 꾀하게 만든 계기는 20년 전인 지난 1992년 악화된 건강 때문이었다.
장 교수의 표현대로라면 ‘(몸이 공중에) 뜬 것’이다. 그는 “입이 돌아가고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무릎이 아팠다. 너무 머리를 많이 썼다. 말하자만 ‘중풍’이 온 것”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결국 그의 병은 장기간의 학업에 의해 몸이 많이 축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때 단학 수련을 소재로 한 ‘선도체험기’를 읽게 됐다.
이후 장 교수는 이 책에서 언급된 고(故) 김춘식 오행생식 중앙연수원 원장을 찾아갔다. 오행생식의 창시자인 김춘식 원장은 장 교수를 보자 대뜸 “무릎이 아프고 혀가 돌아가죠? 속도 쓰리지. 중풍 맞게 생겼네”라고 장 교수의 아픈 증상을 정확하게 밝혀냈다.
사실 이전에는 여러 병원에 가 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김 원장은 단맛이 강한 기장쌀과 단 음식을 먹으라는 처방을 내려줬고 장 교수는 실천에 옮겼다. 그러자 석 달 지나서부터 몸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더니 3년 후에는 병을 완전히 떨쳐냈던 것이다.
다수의 저술 통해 동·서양 학문의 장점 취합
이러한 경험은 장 교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줬다. 주역 등 동양철학이 서양과학이 따르지 못하는 차이점과 우수함이 있다는 점이다. 합리적이며 정교함을 갖춘 서양과학에는 없는 동양학만의 특징을 알고 싶었다.장 교수는 결국 이때부터 동양학의 대가들을 찾아다니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2년 동안 방학 때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김춘식 원장을 찾아가 동양의학과 오행생식요법을 배웠다. 또 풍수지리와 주역의 대가 장태상 공주대 교수, 운기론(運氣論)의 권위자 하도훈 육주학당 원장, 육임(六壬·질문시간이나 사건 발생 시간을 기준으로 길흉의 결과를 예측하는 술법)의 제일인자 고복자 육임학회 총재 등 쟁쟁한 인물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물론 그는 이들 대가로부터 배우면서 가르침을 맹종하기보다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나갔다. 아울러 동양학을 서양 학문과 접목시키는 데 주력했다. 서양학문의 공학도로서의 기본바탕이 있었기에 어느 한 쪽만으로 치우치지 않고 양 학문의 장점을 취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후 장 교수는 동양학과 서양 학문을 접목시킨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체질을 알아야 기 펴고 산다’, ‘음양오행으로 풀어본 건강상식 100가지’, ‘동양사상과 서양과학의 접목과 응용’, ‘기와 21세기’, ‘100년의 기상예측’ 등이 대표적인 저서들이다.
환경우수논문상 수상, 환경 벤처기업도 설립
장 교수는 환경공학과 교수인 만큼 전공 분야에서의 학문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대기오염제어 및 환경기계설계에 대한 다수의 연구논문과 에너지·환경 전산열유체 해석, 열유동 수치해석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 및 응용, LNG, 미분탄 싸이클론 연소로, 로터리 킬른/스토커 소각로, Gasifier 난류반응장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등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의 연구논문인 ‘대전 대덕테코노벨리 공동주택 단지의 실내 공기질 향상을 위한 연구’는 지난 2008년 우수연구과제로 선정됐으며, ‘순산소-미분탄 연소시스템 최적 설계를 위한 CFD연구’ 논문으로 2008년 대한환경공학회 추계학술연구발표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그가 개발·보유한 기술만도 △100KW급 미분탄-순산소 연소해석 프로그램 △100KW급 미분탄-공기 연소해석 프로그램 △CO2/O2 혼합조건에 따른 연소로 화염특성해석 프로그램 △1.0 T/D 가스화기 비반응 유동특성해석 프로그램 △1.0 T/D 가스화기 입자궤적추적 및 연소해석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또한 장 교수는 전산열유체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기업인 (주)에너지환경을 태동시키는 데 일조했다. 바로 장 교수의 실험실에서 탄생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현재 연소시스템설계 분야에서 다양한 연소로와 집진장치, 축열장치 등의 기기를 설계 하고 있다. 현재 장 교수는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돼 있다.
우리의 ‘지적 사대주의’ 일침
사실 장 교수는 동양학문을 접하면서 그는 여러 제도권의 학자들로부터 쓴 소리를 들어왔다. 서양 학문을 공부한 제도권 학자들의 눈에는 장 교수의 동양학 공부와 이를 환경공학에 접목하고, 또 역학을 강의하는 행위가 그리 달가워 보일 리가 만무하다.
심지어 장 교수의 ‘외도’(?)를 비난하기도 한다. 사실 그의 그동안 학문적 성과가 미미했더라면 충분히 사이비 소리를 들을만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미국에서의 유학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고 국립대학교의 교수라는 직함이 장 교수에게 방패막이(?)가 된 셈이다.
장 교수는 자신의 주변의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우리 사회의 지적 사대주의가 문제”라고 꼬집고 있다. 사실 그동안 서양에서는 동양의 학문이 서양의 어느 학문보다 우월한 면이 있으며, 과학적인 체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칼 융 등의 학자들은 동양학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양의 오묘한 학문체계를 비과학적으로 치부하고 있다. 장 교수는 이런 점을 안타까워한다.
장 교수는 “서양의 위대한 학자가 동양학을 높이 평가한 사례를 들어 동양정신의 위대성을 역설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때가 있다”라면서 “동양과 서양의 학문을 접목해야 인류의 학문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또한 장 교수는 “동·서양의 학문융합을 위해서는 동양의 학문이 체계적 지식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의 기본적인 바탕아래 서양 학문과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양학의 세계화를 추진할 계획으로 있는 장 교수는 자신의 동양학을 기반으로 한 기상예측 프로그램과 기상달력을 해외에도 알릴 작정이다. 그 첫 단계로 워싱턴, LA 같은 곳의 기상을 분석해서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한편 기상관련 문의는 장 교수의 홈페이지(http://enecfd.com.ne.kr)의 질의응답 코너와 인터넷 카페 과학자의 동양역술이야기(http://cafe.daum.net/Jangds), 기상경영(http://cafe.daum.net/WeatherAsk)에서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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