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해설가가 전하는 ‘숲 속 비밀 이야기’

그 속에 담긴 ‘힐링(healing)!’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9-07 11: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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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의 흙과 숲 속 흙의 촉감을 느껴보세요.”
“곤충소리가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가리켜보세요.”
“바람의 스침을 몸으로 느껴보세요.”
“왜 나무는 상처를 감추지 않고 살아갈까요?”

이 대화는 어디서 흘러나오는 것일까. 여기 숲과 사람 사이에서 숲이 전하는 또 다른 언어를 전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숲의 비밀을 사람들의 귓가에 속삭여 주는 마술 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되는 ‘숲해설가’이다.

상처 극복하는 ‘숲 치유’… ‘학교폭력’ 해소까지

숲은 삭막한 도시의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휴식을 통해 재충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최근 숲의 중요성이 회자되면서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단순한 방문이 아닌 의미있는 방문을 위해 숲에 대한 프로그램의 중요성에대한 인식이 늘어났다.

이에 숲에 대한 올바른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안내자들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숲해설가는 숲의 모습과 구조, 생태계 전반에 관한 지식, 숲과 인간과의 관계, 숲에 얽힌 역사 등 숲에 관한 모든 것들을 설명해주며 사람들이 숲을 올바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숲해설은 단순히 나무나 풀에 대한 이야기만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다. 숲해설가는 ‘숲 치유’를 통해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업군으로 보면 소방관, 간호사 등을 한국숲해설가협회가 직접 찾아가 숲해설을 통해 휴식을 취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치유를 유도한다.

이는 마음의 상처를 숲 치유를 통해 극복하는 것으로써 숲해설이 ‘힐링(healing)’의 개념으로 자리잡았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숲 치유는 더 나아가 ‘학교폭력’ 범위까지 커졌다. 현재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를 옭아매는 가장 어두운 그림자다. 이에 ‘사단법인 한국숲해설가협회(이하 숲해설가협회)’는 북부산림청의 주최로 학교폭력 해소를 위해 가해· 피해 학생들과의 캠프를 마련했다. 이러한 산림교육을 통해가해자는 인성을 강화하고 피해자는 마음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숲유치원 등 유아 산림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접한 숲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이것이 숲으로 가는 이유이고 숲해설가들이 숲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다.

오감을 통해 숲을 느끼면서 아이들은 건강한 육체와 정신력을 키우고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즉 숲이 최고의 스승이며 학교가 되는 것이다.

숲해설가는 ‘만능 엔터테이너?’

숲해설가협회의 모토(motto)는 ‘숲이 사람에게, 사람이 숲에게’이다. 즉 숲을 하나의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보고 있다. 숲해설가는 보통 한 달에 100명 이상, 일 년이면 약 400명~1,000명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숲해설가협회 김의식 상임대표는 “숲이 있고 사람이 있는데, 그 중간에 있는 통역자가 바로 숲해설가이다. 사람은 숲을 바라보지만 숲해설가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래서 숲해설가는 사람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야 한다. 그래야 소통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숲해설가들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스스로를 늘 단련하고 자세를 항상 바르게 하여, 숲해설을 할 때 모범적인 언행을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숲에서 물질만 얻은 것이 아니라 정신적·문화적 산물도 얻는다. 따라서 숲해설의 영역에는 문학, 예술, 철학, 환경 등에 관한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 숲해설에 미적 표현이 요구되는 것은당연한 것이며, 이는 숲해설가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숲해설가 만나는 대상자는 유아에서부터 노인까지,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계층이다.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구성원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기 위해 숲해설가는 계층별 사용하는 용어를 달리하며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결국 숲해설가는 변화무쌍한 자연을 올바로 이해해 숲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자기발전을 요하고 있다.

서울숲 등 매주 주말 진행되는 무료 숲해설

숲해설가의 시초는 경기가 어렵던 1998년 일자리 창출 개념으로 시작된 양성과정에서 배출된 이들이었다. 한국숲해설가협회는 이들이 모여 만든 협회로서 2000년 산림청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창립 13년인 현재 수도권 정회원은 약 650명에 달하고 매년 80여명의 숲해설가가 배출되고 있으며 강원 영동, 광주 전남, 충북, 경북 등 각 지역마다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숲해설가협회는 국민들에게숲에 관한 소양과 지식을 제공해 숲의 가치를 알리며, 지속가능한 숲의 보전과 이용을 위한 바른 환경운동에 이바지하고 숲해설가 상호간의 교류를 목적으로 한다.

숲해설가협회는 숲해설가 양성교육·심화과정, 숲아카데미, 회원 나눔강좌 등의 교육프로그램과 숲유치원, 어린이·장애인 숲학교 등 대상맞춤형 숲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숲해설 관련 서적을 발간·보급하며, 여러 관련 기관과 연대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숲해설가협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숲해설은 두가지다. 하나는 매주 주말 오전, 오후로 나눠 자연휴양림, 국립수목원, 서울 근처 산과 공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무료 숲해설’로 서울지역은 서울숲, 창경궁, 홍릉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진행된다.

또한 유치원, 직장인, 교사 등 숲 해설을 듣기 원하는 이들의 신청을 받아서 진행하는 ‘수시 숲해설’이 있다. 이렇게 숲해설가협회는 원하는 장소로 답사도 나가지만, 전국 방방곡곡의 산이나 공원 등 숲이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 숲해설을 하고 있다.

사색을 이끄는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될 것

숲해설가의 양성은 고령화에 따른 재취업난 속에서 녹색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숲해설가 지원자에는 청년들도 있지만 교사, 공무원, 군인, 직장인, CEO 출신 등 다양한 직업군을 지낸 퇴직(예정)자들이 많다.

이들은 나이를 잊은 열의로 숲해설가로서 사람들에게 숲의 가치도 알리고 자아실현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최근 숲해설가협회는 인재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유야교육부터 대학 강의, 숲을 알고자 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교양강좌 등을 매월 열어 산림교육의 범위를 점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자원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산림치유와 명상프로그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예전에 비하면 숲해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숲해설가가 사람들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에 비해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대우가 좋지 않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숲해설가들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숲해설가들의 이러한 전문적인 지식, 끊임없는 연구 등을 고려할 때 그들의 노고는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어디서든지 정보 검색이 가능한 현대인들에게는 검색만 난무하고 사색의 시간은 없다. 숲해설가들은 이런 현대인들에게 숲의 언어를 전하는 통역자로서 나무를 통해, 흙을 통해 우리를 사색하게 한다.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우리의 사색을 돕고 마음을 치유하게 하는숲해설가들이 있어 우리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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