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의 천덕꾸러기, 하수처리시설의 대변신

패러다임의 변화, 주민들에게 녹색공간으로 다가가기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9-06 15: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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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 악화의 원흉, 하수처리장

집 주변의 하수처리장은 집값이 떨어지는 원인이고, 악취발생의 근원지이며 주거환경 악화의 원흉이다. 이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 봤을 만한 이야기다.

많은 지자체들에게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사업부지 확보는 껄끄러운 일이다. 처리구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등을 처리해야 하는 특성상 하수처리시설은 주변 개발부지 또는 주택지와 인접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지역에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할 경우 부지확보가 사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되기 마련이다. 많은 주민들이 주거환경 악화우려의 이유 등을 들어 각 지자체에 사업부지의 변경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으며 결국 부지를 확보하는 단계에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많아 큰 사회적, 행정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기존의 하수처리시설은 발생하는 오수나 하수를 처리하는 단순한 기능을 가진 시설로 인식돼 있어 수질오염 예방과 환경개선을 위해 가동되고 있지만, 혐오시설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단순히 님비(NIMBY)현상으로 치부하기는 힘들다.

특히 주변의 하수처리시설 설치를 기피하게 하는 주원인인 악취발생에 대한 민원발생은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주거환경이 개선될수록 더욱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하수처리시설 지하화 설치 추세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는 신규 하수처리시설 설치에 대한 주민의 기피의식을 불식시키기 위해‘하수처리시설 지하화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설의 지하화를 통해서 근원적인 악취발생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상부부지의 활용을 극대화해 단지 오수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서만 만들어진 시설이 아니라, 도시민들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하고 일상생활 속에서의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다양한 지역문화를 수용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근래 혁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등 신규 개발사업과 연계돼 배후시설로 설치되는 하수처리시설은 모두 지하화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화 방식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단순히 악취방지를 위한 상부 복개방식부터 상부 유지관리 공간을 제외하고 완전히 복개하는 단식지하화 방식, 그리고 모든 구조물을 계획지반고 아래에 설치해 수처리시설 및 유지관리공간을 지하에 두는 완전지하화방식 등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선호되는 완전지하화 방식의 경우 상부의 토지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복층구조를 형성해 별도의 지하 유지관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지하화를 위해 증가되는 공사비는 분명히 사업 주체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수처리시설 소요비용 연구(2010.11 환경부)에서는 1만㎥/일 이상 규모의 처리장 설치 시 지하화 된 하수처리시설의 공사비는 단순 상부 설치 시와 비교해 15%에서 40%까지 증가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굴착심도가 깊어짐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공사비 이외에 지하화 처리시설의 내부 환기 및 탈취 등을 위한 유지관리비 및 동력비 증가, 장래 시설확장의 어려움 등은 향후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고 판단된다.

단순 하수처리시설 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환경기초시설을 모두 일괄 지하화를 통해 설치한 사례도 있다. 하남시 미사보금자리지구의 배후시설로 설치 중인 하남시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수처리시설 뿐만 아니라 기반시설로써 필요한 음식물자원화시설, 폐기물 선별시설, 압축장, 쓰레기 소각시설 등의 복합시설을 지하 시설로 계획했다.

상부는 전망대를 포함해 도시공원으로 조성될 전망이며 국내외 최초의 지하화 된 복합 환경시설로 2015년 준공예정이다. 이와 같은 복합설비는 향후 환경기초시설의 패러다임을 예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기존 하수처리시설의 지하화

하수처리시설의 신규 지하화 설치뿐만 아니라 기존 도심에 위치해 운영 중인 하수처리시설을 복개 등을 통해 지하화하는 사업들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서울특별시의 중랑물재생센터, 서남물재생센터, 부산광역시의 수영하수처리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일부 계열의 지하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장래 모든 처리시설의 지하화를 계획하고있다.

특히 한국환경공단(이사장 박승환)이 지난 8월 17일 입찰공고한 ‘안양시 박달하수처리장 지하화사업’의 경우 기존 운영 중인 대규모 하수처리시설(30만㎥/일)을 완전 지하화하는 국내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도시 확장으로 외곽에 위치하고 있던 기존 하수처리장이 도시 속으로 다가갈 수 있는 환경기초시설로 전환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될 전망이다.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박달하수처리장은 1992년 4월에 운영되기 시작해 안양시, 군포시 및 의왕시에서 배출되는 하루 약 25만 톤의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있는 광역공공하수처리시설이다. 박달하수처리장은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로 인해 그동안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으며 2004년 ‘KTX광명역세권지구 택지개발계획’이 승인된 이후 안양시, 광명시, LH공사는 향후 개발지구 입주민들에 대한 근원적인 악취저감 및 생활환경개선을 위하여 기존 안양시 박달하수처리장을 완전 지하화하기로 결정했다.

박달하수처리장은 15만 톤 2계열 총 30만 톤의 시설용량으로 이뤄진 하수처리장이다. 1단계로 15만 톤을 철거한 후 하부에 25만 톤/일 규모의 신설 하수처리장을 건설한 후 2단계로 나머지 15만 톤을 철거할 계획이며 1단계 하수처리장이 철거된 상부 공간에는 족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집약시설과 에너지 놀이터가 설치되고 2단계 하수처리장이 철거된 상부에는 산책로와 조경시설이 위치하게 된다.

또한 개별적으로 계획했던 고도처리시설 전환, 총인시설 도입 등 시설개량사업을 본 지하화 사업에 포함시켜 예산 절감과 더불어 시설이 효율적으로 설치되도록 계획했으며, 본 사업은 2013년 우선시공분을 시작으로 2016년 말까지 약 3,21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공단은 2011년 9월 안양시와 사업수행 위탁협약을 체결해 박달하수처리장 지하화 사업에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공단은 환경부 산하의 종합환경서비스 전문기관으로 첨단 하수도사업인 ‘하남시 환경기초시설 현대화 및 공원조성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 등 국내 하수도시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앞으로 공단은 공사발주와 체계적인 공사 관리를 통해 2016년 12월에 사업을 완료하고 시설을 안양시에 인계할 계획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박달하수처리장은 모든 시설을 지하에 설치해 하수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를 3~4단계의 처리공정을 거쳐 깨끗한 공기로 재생산되어 외부로 배출되게 된다. 이를 통해 광명역세권 택지지구에 입주하는 주민들에게 악취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본 사업완료 이후 여의도공원과 맞먹는 규모의 공원이 들어서게 되면 광명역세권 지구의 도시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단은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화’ 시설을 적극 도입해 차세대 하수도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슬러지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소화조의 메탄가스를 이용 1,152만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200여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전력량으로써 약 90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약 9,854TCO₂/년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바탕으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한다면 매년 1억 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처리시설 부지를 시민에게 되돌리기

작년 시 단위 도시에 위치한 500㎥/일 규모 이상의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총 284개소이며 그 총 부지면적은 총 20.1㎢ 정도이다. 특히 도시화율이 높은 특·광역시에 위치한 41개 하수처리시설의 경우 시설부지면적은 총 7.9㎢으로 이는 해당 지역의 도시공원 조성면적 187㎢의 4.2%에 해당한다.

이 중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우수한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상부부지를 시민에게 공원 또는 문화공간으로 제공할 경우 이는 처리시설의 공사비를 상쇄할 만큼 큰 사회적·문화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강종철
한국환경공단
상하수도시설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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