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신체의 70%가 물이듯, 지구는 70%의 물과 30%의 대륙으로 구성돼 있다.
천지만물 삼라만상이 거의 물에 의해 구성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상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바닷물이 97.5%이며, 우리가 마시고 생활하는데 사용하는 민물은 2.5%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대부분 남북극의 빙하로 존재하는데다, 고산지대 만년설과 지하수를 제외한 호소와 하천의 민물은 0.0086%에 지나지 않아 우리들이 마음껏 펑펑 쓰고 있는 물이 사실은 극히 적은 분량의 민물에서 기인하고 있어 물의 절약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지금 세계적으로 물 부족에 허덕이는 국가가 많다. 박은경 한국물포럼 총재는 “전 세계 67억 명 가운데 5명 중에 1명은 먹을 물이 없으며, 2.5명 중에 1명은 씻을 물이 없다.
환경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가 잦아졌고 그로 인해 물이 죽음을 몰고 오는 요인이 됐다”고 물과 관련된 심각한 현실을 이렇게 밝혔다.
박 총재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곧 엄청나게 예측할 수 없는 오염을 불러와 곳곳에서 사람과 생명들을 죽이고 있다. 즉 수질 오염의 심각성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세계 인구 중 300만 명 이상이 비위생적인 물로 인해 목숨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 중에서 어린이의 숫자는 200만 명이라는 것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개도국들 수질오염으로 ‘질병과의 전쟁’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물 부족은 강우량과는 상관이 없다. 비가 많이 온다고 물이 넉넉해지는 것이 아니며, 수Eco질오염에서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경우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시아 인도반도 북동부에 위치한 대표적 빈곤국가 방글라데시는 홍수 피해가 큰 나라이다.
1970년에는 폭풍과 홍수로 약 30만 명의 인명피해를 입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홍수가 지나가면 우물은 오물로 가득해져서 식수로 사용할 수가 없다는데 있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세균이 가득한 물을 길어다 생활하기 때문에 항상 수질 오염으로 인한 전염병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주요도시의 50~60%만 상하수도가 보급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빗물이나 정수되지 못한 지하수를 그대로 사용한다.
방글라데시는 질병의 70%가 물 때문에 생긴다. 이런 현상은 방글라데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질병 원인의 10%가 물이다. 인도를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대부분이 이런 수질 오염으로 인한 질병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지역 거의 1억 명의 인구가 비소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서는 인구의 3분의 1이 비소중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대표적 가뭄지역으로 물 부족이 심각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우리가 도저히 마시지 못하는 더럽고 오염이 심한 물을 식수로 쓰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물도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현실이다. 현재 전 세계는 11억 명 이상이 각종 세균이 득실거리는 식수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와 인접한 중국 또한 물의 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다. 13억 명이라는 세계 최대 인구수로 인해 생활하수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산업화로 인한 폐수가 강으로 흘러들어 그로 인한 수질오염이 심각하다.
양쯔 강, 황허 강 등 주요 강의 절반이 농업, 공업용수로도 쓸 수도 없을 정도다.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폐수 처리시설이 낡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갈수록 강물 오염도가 심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강수량이 적은 중국 서북부 지역의 물 부족이 아주 심각하다. 이곳을 포함해 약 3억 명의 인구가 식수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5억 5,000만 명 정도가 물 부족 국가에서 살고 있고 25억 명 이상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 1991년부터 약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28만 명이 가뭄으로 사망했다.
생활하수 ·산업폐수로 수질오염 심화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 이후 새마을운동 등 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점차 환경오염문제가 심화돼 왔다. 초기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낮고 대처할 여유가 부족했다.
무엇보다 경제개발논리가 중요시되면서 환경은 자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1980년 이후부터는 인체건강, 생활의 불편, 경제적 부담 등 오염문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개발논리에 막혀 소외됐던 환경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주요 수계 중 하나인 낙동강은 여러 차례 대표적인 수질오염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1991년은 페놀 악몽으로 낙동강이 몸살을 앓았다.
그해 3월 경북 구미 공단 내에 있는 두산전자의 페놀 저장탱크에서 30톤 가량의 페놀원액이 낙동강으로 유출됐다. 그리고 이후에는 페놀 원액의 공급 라인을 담당하는 배관 이음새의 고장으로 페놀 원액 1.3톤 가운데 0.3톤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었다.
또 그해 9월에는 황산 27톤을 싣고 대전으로 가던 대형 유조선 트럭이 낙동강 상류 일대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1994년 1월에는 경상북도 논공면에서 악취가 발생했으며, 부산에서도 발암성 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및 암모니아성 질소 등에 오염된 수돗물이 공급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또 그해 12월에는 대구 성서 공단의 유류 배관 파손으로 인한 유류 유출로 강을 오염시켰다. 한강유역의 주요 오염실태를 보면 지난 1994년 가뭄으로 하천의 물이 감소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질오염이 증가했으며, 작년 여름 수해로 인한 한강상류 식수원 지역인 팔당댐에 각종 쓰레기 침전물이 문제화되기도 했다.
특히 한강은 2,000만 수도권의 인구와 경기, 강원, 충청지역의 상수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하천오염에 의한 영향은 심각성을 더한다.
이외에도 금강유역은 대청호 하류의 경우 대전공단과 청주공단 등에서 나오는 산업폐수와 대전시의 생활하수 등이 수질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영산강 유역은 생활하수와 축산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수질오염 정도는 다른 유역의 하천보다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곳은 또한 하구둑에 의해 물의 유출입의 통제로 부영양화가 우려되고 있다.
물은 자원이자 한 나라의 국력
세계 인구의 약 40%가 인접국의 물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공유하천이 214개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물은 하나의 자원임과 동시에 한 나라의 국력이 되고 있다.
그것은 결국 물 분쟁을 불러오게 되고 앞으로의 이러한 물 분쟁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의 물 과소비와 제3세계의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머지않아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 아프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서의 물 분쟁은 환경문제를 떠나서 인류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중동지역은 물 전쟁이 일어날 정도로 물 분쟁이 심각한 지역이다. 지난 1967년 중동에서 일어난 ‘6일 전쟁’이 대표적 사례다. 유프라테스 강은 터키 북부 내륙에서 발원하여 시리아와 이라크를 거쳐 걸프만으로 흘러들어 가는 중동지역 최대의 강이다.
터키는 이 강 상류에 22개의 댐을 건설했다. 그리고 9개의 수력 발전소를 세워 전력을 공업지대로 송출했다. 아울러 건조한 남부 지역에 물을 공급해 넓은 농경지로 바꾸었다.
하지만 시리아와 이라크는 이 때문에 강이 바닥을 드러내자 댐을 세워 10년 동안 물을 저장했는데도 댐을 다 채우지 못했다.
나일 강은 아프리카 대륙 적도 부근에서 시작해서 50여 개의 나라를 지나 하류에 있는 이집트를 통해 지중해로 빠져 나가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에티오피아가 사막을 농경지로 가꾸려고 나일 강에 댐을 세우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이집트는 자국으로 오는 물이 8.5% 줄어든다면서 에티오피아의 계획에 반대했다. 이처럼 나일 강을 둘러 싼 주변국들의 대립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물 부족·수질오염 대안은?
국토가 대부분이 사막지대인 리비아는 원래 로마시대까지만 해도 밀, 올리브, 오렌지가 풍성한 로마제국의 주요 곡창지대였다. 다행히 바다와 가까운 지중해 연안은 지하수가 풍부한 편이다.
그런데 리비아는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에서 120조 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지하 수원을 발견했다. 이에 대형 송수관을 사람이 몰려 사는 지중해 연안까지 연결했다.
단일 공사로는 세계최대규모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우리나라의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에 의해 이뤄져 화제가 됐다.
이 공사는 지난 1994년에 벵가지 시까지 1단계 공사를 완료했으며, 2단계 공사도 마쳤다. 전부 5단계로 예정돼 있는데,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불릴 정도로 기념비적인 공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비아는 지하수를 이용해 농사와 녹지조성계획을 세웠다. 10년 이상 공급된 물은 미국 텍사스 주 2배 크기의 땅을 푸른 곡창지대로 바꾸었고 큰 농장들도 생겨났다.
석유왕국 사우디아라비아는 물이 부족해서 바닷물을 담수로 바꿔 식수와 생활용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세계 1위의 해수담수화 생산능력을 지닌 사우디는 해수 담수화 시설이 화력 발전소와 같이 있어 남는 전기로 담수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략 전 세계 해수담수화 시설은 8,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해수담수화 시설에 의한 용수공급량은 지난 2010년 현재 6,800만 톤/일로 오는 2016년에는 1만 2,300만 톤/일의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녹색댐’으로 일컬어지는 숲과 습지(저수지, 논 포함)의 조성도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얼핏 믿기지 않는 수치 같지만 우리나라 모든 댐을 합치면 130억 톤 정도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데, 녹색댐인 숲이 저장할 수 있는 물은 180억 톤이나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녹색댐의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논리에 막혀 이러한 녹색댐이 차츰 사라지는 추세여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한 번 오염된 물은 다시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런 측면에서 물 절약은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필수 불가결한 방법이다.
특히 수질 오염의 최소화는 오염된 물을 처리하는 과정의 투자를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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