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환경이다
'환경미디어의 수면 환경 시리즈'-불면증 100문 100답
은퇴, 취업, 진학, 인간관계 등으로 걱정이 많은 시대다. 걱정은 불안으로, 불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의학박사인 박종운 원광대 겸임교수의 도움말로 잠에 관한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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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0세 남성입니다. 조선의 왕들은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로 단명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불면증도 심했을 것입니다. 왕들은 불면증을 어떻게 치료했나요.
<박종운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왕의 업무를 만기(萬機)라고 합니다. 할 일이 1만 가지에 이른다는 의미입니다. 과중한 업무는 스트레스를 부릅니다. 스트레스는 불면증 등 건강 악화의 큰 원인입니다.
어의들은 왕의 스트레스를 심질(心疾), 화증(火症)으로 표현했습니다. 마음의 병인 심질과 화증은 불면증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왕의 불면증 치료는 몸 전체의 이상을 파악한 뒤 종합 처방을 했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린 왕실 가족은 정종, 문정왕후 선조 등이 대표적입니다. 조선의 2대왕인 정종은 원래 임금 생각이 없었습니다. 동생인 태종의 강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왕이 되었습니다. 힘이 없던 정종은 호랑이 같은 동생을 세자로 임명합니다. 왕이 세자인 동생 눈치를 보는 날이 계속됩니다.
연려실기술에 의하면 정종은 동생인 태종과 눈도 마주치지 못합니다. 등극과 함께 왕자들을 절로 보냅니다. 아들들을 승려로 살 게 한 것은 동생인 태종을 의식한 결과입니다. 아들들이 동생과 왕위를 놓고 다투면 목숨 보존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훗날 태종이 왕위에 오른 뒤 조카들을 모두 환속시킵니다.
이처럼 불안한 나날이 계속되자 정종의 비인 정안왕후가 말합니다. “전하께서는 어찌 그의 눈을 보지 못하십니까. 하루 속히 왕위를 물려주고, 마음 편히 사시옵소서.” 왕비가 선위를 권유할 정도로 왕은 마음의 병이 깊었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도 지속됩니다.
왕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잠을 자기 위한 방법으로 격구를 생각합니다. 운동을 할 때는 불안을 잊을 수 있고,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또 몸이 피곤하면 밤에 잠을 잘 자게 됩니다. 왕이 정사를 등한시 하고 격구에만 몰두하자 대사헌 조박이 제동을 겁니다. 왕은 운동의 필요성을 불면증과 연계해 설명합니다.
“과인은 왕이 되기 전부터 번민이 많아 잠을 제 때 자지 못했다. 어렵게 새벽에 잠들기에 항상 늦게 일어났다. 즉위한 이래 국정에 전념 하느라 병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에 다시 불면의 날이 계속된다. 마음과 기운이 어둡고 나른하며, 피부가 날로 여위어진다. 격구를 통해 몸과 마음의 기운을 기르고자 한다.”
불면증은 불매증(不寐症), 실면증(失眠症)으로도 표현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을 지나친 걱정, 심장과 담(膽)의 허약, 인체 진액부족, 혈(血)의 부족, 음허(陰虛), 화기(火氣) 등으로 봅니다. 동의보감의 처방은 담이 허한 데서 오는 담허불수(膽虛不睡)는 백백합(白百合), 번열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번열소수(煩熱少睡)는 소맥(小麥), 이명과 음혈 부족 등에 의한 불매(不寐)는 목근(木槿) 산조인(酸棗仁) 등 증세에 따라 다양합니다.
필자는 왕실 어의들처럼 불면증을 전신개념으로 이해하고 종합 처방을 합니다.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온도 습도 압력 밀도 농도의 5대 조건을 바탕으로 정, 기, 혈, 진액을 보합니다. 또 담음, 어혈, 수독 등의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처방을 합니다. 자율신경계와 오장육부를 동시에 다스려 숙면을 취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글쓴이 박종운
한의학 박사로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다.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으로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고질병 치료법을 3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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