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명암, 새해 담배판매량 폭락

담배 한 개비에 울고 웃는 요즘세상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5-01-02 1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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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잎담배 생산농가, 불투명한 미래에 근심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면적에 관계없이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확대하고 담뱃값을 기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담뱃세 인상으로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예산이 2014년 113억 원에서 2015년 1475억 원으로 총 1362억 원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청소년, 여성 등 대상별 맞춤형 금연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금연사업 지원, 금연홍보 확대, 금연정책기반 확충, 저소득층 흡연치료 지원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무산됐던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의무화 조항’을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켜, 현재 42%에 달하는 성인남성 흡연율을 2020년까지 28%로 낮추는 금연종합대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금연정책 강화로 국내산 잎담배 생산농가는 걱정이 태산이다. KTGO(구 엽연초생산협동조합)는 “정부의 금연정책과 WTO·FTA 등의 글로벌 정책이 맞물려 농어업종사자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담뱃값 인상으로 국내 담배 제조사(KT&G)가 국산 원료 잎담배의 사용비율을 현 수준보다 더 낮출 경우 잎담배 생산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잎담배 경작
현재 국내 담배제조사는 KT&G를 비롯 외산 3사(필립모리스, BAT, JTI)가 있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담배 중 국산 잎담배 사용 비율은 약 25%이며, KT&G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국내산 잎담배가 외국산 잎담배에 비해 고가이기 때문이다.

 

KTGO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시 담배판매량이 30% 감소한다고 한다. 이는 담배제조회사의 잎담배 사용량이 30% 감소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결국 국내 잎담배 생산농가의 30%가 감축되는 것이다”라며 “생산농가 30% 감축 시 약 1060호 농가가 줄어들며, 약 800~1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KTGO는 과실금으로만 지원하는 현행 체제로는 잎담배 농가 보호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연초생산안정화기금’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초생산안정화기금이란 제조업자가 연초경작자의 영농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출연금을 내는 것으로, KTGO는 담배판매량 감소를 감안해 20개비 당 5원씩 출연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기획재정부는 담배사업법 제25조의3에 근거한 시행규칙 제정을 통한 궐련 20개비당 5원씩 출연하는 법안을 심의 중에 있다.


 

한숨만 깊어지는 구멍가게, 애연가도 마찬가지
담배를 판매하는 소매업자들 또한 경제적인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 확정 후 대형마트, 편의점, 동네 슈퍼 등 담배를 취급하는 곳은 담배 판매량에 제한을 두었다. 이는 가격 인상 전 미리 담배를 마련해놓기 위해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사재기 또는 매점매석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도·소매업자의 경우, 지난해 1월~8월까지 월 평균 반출량(3억5900만 갑)의 104%(3억7300만 갑)수준까지만 매입가능토록 제한했었다.


이와 관련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 하종철 홍보실장은 “2005년 담뱃값 500원 인상 때도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결심하고, 사재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무려 80%의 가격 인상으로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흡연자들은 상당량의 담배를 구비해 놓았을 것이며, 이로 인해 최소 3~4월까지는 담배 매출이 확 줄어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판매인회에 등록된 소매업자는 전국에 약 13만 명 정도로, 이 중 80%는 사업장 면적이 7평도 채 안 되는 구멍가게다. 이에 판매인회는 “구멍가게의 소비특성상 담배가 매출을 견인하는 품목이다. 그러나 담배판매 감소로 인해 많은 소매상들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이들 소매상에 대한 소득보존책 및 생계대책 마련을 국회에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경고그림 도입과 관련 판매인회의 반대 입장은 완고하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문맹률이 세계 최하위로 그림이 없어도 흡연의 위해성을 전 국민이 알고 있으며, 그림이 너무 혐오스러워 시각적인 폭력을 가하고 담배를 판매하는 업자들과 가족들 또한 도덕적·윤리적으로 가책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오갈 곳 없는 흡연자, 대책은 흡연부스 마련 뿐
소매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짐과 함께 흡연자들의 애환도 깊어지고 있다. 그 이유로 담뱃값 인상 요인도 있지만 확대된 금연구역과 강화된 단속으로 흡연자들의 설 땅이 매우 좁아졌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비롯해 커피숍, PC방 등 공중이용시설에서의 흡연이 2015년 1월 1일부로 전면 금지됐으며, 법을 위반하는 업주는 170만원, 흡연자는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실외에서도 마찬가지로 버스정류장·어린이집·유지원·지하철역 주변은 물론 보행중 흡연하는 행위 또한 금지사항이다. 서울시만 해도 실외 금연구역이 9400곳이 넘고 각 지자체도 금역구역 지정을 늘려가는 추세다.


금연구역의 확대는 비흡연자에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흡연자들의 경우 최소한도의 끽연권은 보장도 하지않고 금연만 하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흡연자들의 90%는 금연구역을 인지하고 있으며, 버스정류장, 공원, PC방 등은 많은 계도와 홍보로 이제는 흡연자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흡연문화가 서서히 변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다. 실외의 경우 흡연자들이 마음 편히 흡연할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어 금연구역이 아닌 골목 또는 건물 뒷길 등 불특정 다수 지역에서 흡연을 하게 됨으로써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이 여전히 존재한다. 아울러 그나마 설치되어 있는 대부분의 실외 흡연부스는 밀폐형이 아닌 자연환기식 부스로, 그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피해도 상당하다.


이와 같은 현상에 판매인회 하종철 실장은 “일본의 경우 길거리에도 담배부스가 설치되어 있어 흡연자들이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마음 놓고 흡연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우리나라도 흡연 장소가 마련돼야 한다”며,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늘어나는 세수를 활용해 흡연부스를 마련한다면 비흡연자와 흡연자 서로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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