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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AA제공 후쿠시마 원전폭발 에너지파분석 |
식품업계 국민건강 담도로 도박 중..‘방사능 성분 표시제’ 대안 부상
외교관계는 물론 국민적 혼란을 우려해 진실을 숨기는 것인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소비자의 갈망이 수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기피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싱가폴, 대만처럼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수입제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발 나아가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로 가공 식품을 제조할 경우 기준치 통과 여부에 상관없이 이를 별도로 표기하자는 의견도 등장했다.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강화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방사능 문제가 일본 해역에 국한된 것이냐는 것이다. 이미 일본 정부의 묵인 하에 2년 전부터 하루 400톤에 이르는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에 버려졌고, 태평양 해류가 일본에서 러시아 쪽으로 올라갔다가 알레스카를 거쳐 캐나다와 미국 쪽으로 내려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러시아산 수산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게 소비자의 반응이다.
해류가 지구 한 바퀴를 도는데 걸리는 기간은 얇은 바다의 경우 5년에서 20년이 걸린다는 점을 따져볼 때, 이미 국내 유통 중인 러시아산 수산물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는 일은 당연하다는 것. 일부 식품업체가 “(어묵, 맛살, 생선튀김, 젓갈 원료로) 일본산이 아닌 러시아산과 미국산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으며, “러시아산을 사용한다고 해도 정부가 정한 기준치 이하 이기에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서울대 서균렬 교수가 지적한 “방사능 기준치 조정도 필요하겠지만 통관 시 전수조사를 할 수 없는 시스템”에서 기준치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같은 업계의 반응을 두고 ‘안전 불감증’이라 요약하기보다 ‘겁없는 도박’이라 여겨진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불신이 깊어진다면 기업백년경영의 위기를 초래하는 만큼 당장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먼 장래를 내다보고 대체 원산지와 원료 수급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미 사조대림은 어묵 원료로 사용하던 러시아산 명태를 대신해 베트남과 국내산 조기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기업의 경우 방사능 측정 장비 구매를 서두르고 있으며 이를 조업 현장에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 기업도 방사능 사태에 대처할 방도를 물색 중이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 방사능이 각종 유전병과 암발생률을 높인다는 인식이 확산된 만큼 획기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중 하나가 정부와 식품업계가 나서 첨가물이나 원료에 대한 정확한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사능 정보를 제품에 공개하자는 것이다. 현재 논의 가능한 방안은, GMO(유전자 조작)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GMO표시를 의무화한 규정처럼 방사능이 검출된 통관 재료로 식품을 제조 유통할 경우 기준치 가부에 상관없이 이를 표기하자는 안이다.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식품업계 역시 장기적 매출 피해를 고려할 때 안전한 식품 풍토를 조성하자는 본 취지에 일부 공감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통관지연, 구매비용 증가, 제도적 합의 등의 마찰요인이 있는 만큼 협의는 하되 신중하자는 쪽이다.
현재 SNS상에서는, 괴담 수준을 넘어 식탁을 위협하는 현 시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미비하다고 보고있다. 식품기업이 국민건강을 고려해 위협요소로 부터 안전한 식품을 지켜냈으면 하는 바람들을 전하고 있다. 한 기업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식품 파동의 원흉이 됐던 AI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은 백신과 치료약이라도 있지만 방사능은 노출되면 약도 없다”라며, “이제까지 있었던 먹거리 논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정부와 기업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묵, 젓갈, 맛살도 못믿는다 방사능 괴담 수준 넘어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여파가 괴담 수준을 넘어 수산물 제조·유통업계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 일본 원전 당국자가 후쿠시마 오염수 유출에 대해 ‘비상사태’라고 표현할 만큼 오염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SNS를 중심으로 직접적인 수산물 섭취 외에도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어묵까지 위험하다는 여론이 꿈틀대고 있다. 어묵 함유물 중 명태살이 일본 해역에서 잡혀 들여온 것이라는 것. 이 때문에 방사능 물질이 가공 식품인 어묵에 들어갔을 확률이 높다는 주장이 확산되자 관련 제조·유통업체들이 여론 확산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원산지 확인을 위해 대형마트를 확인한 결과, 정확한 원료 원산지 국가 표기는 생략한 채 대다수 ‘수입산’으로 표기돼 있었다. 제품별로 고가의 제품은 실꼬리 돔, 도미살 등 고급어종이 첨가돼 있었고, 길거리 음식으로 유통되는 꼬지용 어묵의 경우 수입 명태살이 주로 쓰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을 수입하는 것보다 값싼 러시아나 미국 알래스카 해역 명태를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산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원전 사고 이후 시장 상황은 급변했다. 일본산에 대한 불신이 깊자 원산지를 거짓으로 꾸며 러시아산으로 표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속초해양경찰서는 냉동명태의 원산지를 속여 일본산 냉동명태 5톤(1억 8000만 원)을 러시아산으로 둔갑시킨 혐의로 명태가공업체 대표 A(31)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방사성 물질에 의한 수산물의 안전성 논란이 일어나면서 원양산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자 한때 마리당 3000원까지 치솟았던 명태 가격은 반대로 30% 가량 떨어지는 현상을 빗고 있다. 홋카이도 근해에서 잡히는 명태는 원전 사고 이전인 2010년 한 해 2만 8415톤이 한국에 수출됐으나 최근에는 6000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사조대림의 ‘큐슈 사츠마아게’ 제품은 일본 가고시마 특산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원재료 산지에 대한 정보는 본사 홍보실을 통해 인도산이라는 것을 어렵사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트나 노점에서 즉석으로 튀겨 파는 수제 어묵의 경우, 연육(생선살)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육의 함량과 원산지는 물론 어묵 반죽에 들어가는 채소의 출처까지 조리사가 제시하는 정보만이 유일한 단서이다.
서울시내 대형마트 몇 곳에서 수제 어묵의 재료로 쓰이는 연육의 원산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러시아산이라 답했다. 그렇다면 과연 러시아산은 안전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식약처에서도 러시아산 명태에서 방사능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러시아산 명태로 가공한 제품이라도 안전도는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시민단체가 조사한 결과 일본산이든 러시아산이든 모두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 관계자는 “러시아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일부 검출되고 있지만 모두 기준치 이하”인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식약처의 답변에 대해 김 교수는 “기준치 자체가 무의미하다.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의학적으로 안전하다는 해석은 결코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러시아산 수산물은 물론 태평양 전체 방사능 오염도에 대해 정확한 수치 정보가 제공돼야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TV 불만제로 프로그램 내용에서 알 수 있듯 국내유통 명태 90%가 러시아산이 아닌 일본산이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강화된 방사능 수치 검사 규정을 적용하고 있으나 러시아나 알래스카를 포함한 전체 수산물에 대해서는 1986년 체르노빌 사태 이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차 계획에 의한 검사만을 벌이고 있어 불신의 싹이 되고 있다. 명태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은 어묵, 젓갈, 맛살, 생선까스 등 씨제이 제일제당, 한성기업, 사조대림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판매하는 제품 십여 가지가 유통되고 있다.
방사능 괴담에 대한 흉흉함을 탓하기 앞서 정작 정부가 은폐하는 것은 아닌지, 좀 더 신중하고 투명하게 국민들의 알권리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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