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양호 환경보건센터연합회 회장 |
모두가 공존 위해선 화학물질 사용 줄여야
울산대학교병원의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겸 환경보건센터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애쓰고 있는 김양호 교수를 만났다. 그는 지난 2015년 망간 중독의 의미를 최초로 밝히면서 근로자 건강진단 제도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옥조근정 훈장을 받았다.
또한 2000년 이후부터 고용노동부 정책평가위원, 정책자문위원, 노동민원행정 옴부즈맨 위원 등 다양한 민간위원으로서 정책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산업보건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함께 인정됐다.
평소“ 산업 중심은 근로자 건강”이라고 강조하며 직장 내의‘ 안전문화 정착’에 큰 힘을 쏟고 있다.
화학물질로 인한 건강 장해
20세기에 들어 화학물질의 종류와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종류는 수만 종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이 개발되고 있다. 이 중에서 그 독성이 연구된 물질은 5000~6000종이고, 물질에 대한 허용기준이 설정된 물질은 700종 정도다.
김양호교수는 “그럼에도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수행하는 건강진단 대상 물질은 200여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화학물질이 그 독성을 확실히 모른 채 사용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특히 새롭게 개발돼 사용되는 물질,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되는 물질에 대하여 는 거의 무방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화학물질 중독사건이 터져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집단적인 폐질환도 있다. 이 살균제는 일반 소독제로서 또는 샴푸 등에 넣어 사용 하면 그다지 큰 해가 없는 화학물질이었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가습기의 물에 타서 사용함으로써 사람의 폐에 직접 유해한 화학물질을 흡입시키는 결과가 돼 치명적인 폐질환을 일으킨 것이었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현재까지 221명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으로 인정받았고, 그 중 94명이 생명을 잃었다”고 밝히고 “이 사건은 유해할 수 있는 물질을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고 상업주의와 결합하여 사용하게 되면 일반 국민에게 광범위한 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한 오늘날 사업장, 생활주변 등에 화학 물질이 범람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미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지 않던 농경시대나 수공업시대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화학물질과 공존해야 할까. 김 교수는 “우선 무분별한 화학물질 사용을 줄여야 한다. 특히 상업주의와 결합해 무분별한 화학물질 사용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코호트 사업
환경보건센터는 중금속·석면 노출 등과 같은 환경요인과 각종 질환의 상관성을 조사·연구하고, 환경유해 인자에 대한 피해 예방‧관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부가 지정한 기관으로 자발적인 협의체로 운영되다가 상설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사)환경보건센터연합회가 2013년 2월에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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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환경보건센터 워크숍 |
환경보건센터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양호 교수는 연합회의 역할에 대해 “각 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조사연구사업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과 활발한 정보 교유를 추진, 센터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16개의 센터에서 환경성 질환에 대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제공 등 교육과 홍보를 통해 국민건강 향상에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적인 산업발달과정 및 사회 환경 등 특수성을 고려한 ‘한국형 어린이환경보건출생코호트연구’ 필요성에 대해 국내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져 현재 환경부가 중심이 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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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보건센터 네트워크 |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환경보건출생코호트(Ko-CHENS)’ 조사사업을 시작했으며, 2015년부터 22년간 산모 및 영유아 기에서 청소년기까지 환경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 추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임신 중 유해물질에 저농도로 노출이 장기화 되면 어른에게는 건강영향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어린이에게는 다양한 건강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그런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퇴행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환경유해인자에 노출된 산모가 출산한 어린이의 건강영향을 청소년기까지 추적·관찰하는 것이 어린이 환경보건출생코호트연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출생코호트는 대규모 코호트(9만5000명 표본)와 상세코호트(5000명 표본)로 구분해 올해부터 2019년까지 산모 10만 명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코호트는 건강보험공단의 영유아 검진자료, 상병자료 등 빅데이터와 연계해 건강영향을 조사하는 반면, 상세 코호트는 영유아, 학령전기, 학령기, 청소년기 등 성장단계별 주기적으로 생체시료 확보, 설문조사, 성장발달 측정 및 거주 장소 환경측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건강영향을 조사한다.
어린이환경보건출생코호트 조사사업을 통해 산모·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성장단계별 건강보호 가이드라인 및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기준을 설정하고, 나아가 모든 국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환경보건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가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울산대학교병원은 2009년 환경부로부터 아토피 질환 환경보건 센터로 지정된 뒤 아토피 질환 유병률 조사와 실내외 환경요인과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예방관리를 위한 클리닉 사업 등을 병행하고 있는데 현재의 ‘아토피의 극심한 상업화’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 △ 2015년 충청권에서 열린 '환경보건 콘서트' |
산업안전 문화를 위한 제언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해율, 산재사망률 등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산업재해자는 연간 9만여 명이 발생, 이 중 900명 이상이 일터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통계 산출방법에 따라 국가별 차이가 있으나, 사고사망만인율을 기준으로 할 때 산업안전 주요 선진국보다 약 2배에서 4배 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선진국에 비해 이렇게 높은 산재율을 보이는 것도 문제이나, 그 동안의 두드러졌던 산재 감소율이 더뎌지고 있어, 한계에 이른 것 같은 상황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의 양극화를 직시하고, 소규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초점을 둔 산업 안전보건정책의 리모델링이 절실하다”며 “지자체도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고용노동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지역사회의 안전보건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주민의 안전보건문제로서 대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울산을 중심으로 연구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본인의 전공인 직업환경의학을 구현하기 좋은 곳이라 15년전 내려갔다며 “앞으로 울산의 노동력의 고령화에 대비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보건자원들을 활용하여 건강증진 자원간의 협력 및 협업을 끌어내고자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미디어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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