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37%로 확정하기 전의 기사라는 것을 독자 여러분께서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0년 이후의 신(新)기후체제 마련을 위한 국제사회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감축목표를 확정, 유엔(UN)에 제출하기에 앞서 지난 6월 11일 4가지 안으로 꾸며진 Post-2020 감축목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정부는 이 시나리오에 대한 공청회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에너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15개 전문기관을 중심으로 ‘Post-2020 공동 작업반’을 구성,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같은 분석 작업 결과를 토대로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감축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대해 경제계와 산업계 그리고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과 국가적 신뢰도 하락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배출권거래제 시행에 대한 찬·반 논란 속에 경제적 수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할당량으로 인한 과징금 부담과 경영손실에 큰 피해가 따를 것이라며 온실가스 목표치를 줄여달라는 기업 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관계부처 합동, 감축목표 4가지 시나리오 발표
정부가 발표한 시나리오는 경제성장률, 유가, 산업구조 등 주요 경제변수를 토대로 온실가스 배출전망(BAU)을 산정했다. 그 결과 2020년에는 7억8250만 톤CO₂-e, 2030년에는 8억5060만 톤CO₂-e를 배출할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 배출전망은 2030년 기준으로, 에너지 부문이 86.9%, 비에너지 부문(산업공정, 폐기물, 농축산)이 13.1%를 차지한다.
이번 결과는 지난 2009년에 전망한 5억4300만 톤과 비교할 경우, 2020년 배출전망치가 7억8250만 톤CO₂-e으로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 배출전망 결과를 기반으로, 우리의 감축여력과 GDP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 국제적 요구수준 등을 종합 고려해 마련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제1안에 BAU 대비 14.7% 감축으로 산업, 발전, 수송, 건물 등 각 부문별로 현재 시행·계획 중인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강화하고 비용효과적인 저감기술을 반영했다.
제2안은 BAU 대비 19.2% 감축으로 제1안의 감축수단에 석탄화력 축소, 건물·공장 에너지관리시스템 도입, 자동차 평균연비제도 등 재정지원 및 비용부담이 수반되는 감축수단을 포함했다.
제3안은 BAU 대비 25.7% 감축으로 제2안의 감축수단에 원자력 비중 확대, CCS 도입·상용화, 그린카 보급 등 추가적인 대규모 재정지원 및 비용부담이 필요한 감축수단을 적용했다.
제4안으로는 BAU 대비 31.3% 감축으로 제3안의 감축수단에 추가해, 국민적 동의에 기초한 원전비중 추가 확대, CCS 추가 확대, 석탄의 LNG 전환 등 도입 가능한 모든 감축 수단을 포함했다.
정부는 이 같은 4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지난달 12일 관계부처 합동 공청회에 이어 17일 국회기후변화포럼 주최로 토론회를 개최한 뒤 녹색성장위원회 심의,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감축목표를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 감축 목표가 결정되면 INDC(2020년 이후 감축목표 포함)를 작성해 6월말에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6년부터 연도별, 부문별 세부 이행방안이 마련된다.
기업·시민단체 거센 반발, 현실에 맞지 않은 목표
정부가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에 설정했던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안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2030년 예상 발생량 대비 30%까지 감축하는 목표 안을 새로 추진하게 됐다.
그러나 기업과 시민단체들은 무리한 계획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020년 감축목표안도 불가능한 상태에서 또 다시 2030년을 목표로 후퇴해 추진하는 것 또한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등 33개 경제단체와 발전 및 에너지 업종 38개사는 정부가 발표한 4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하향조정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감축수단들이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고, 과도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으로 산업 공동화 현상이 초래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Post-2020 감축목표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2030년 감축목표 확정 후 제1차 계획기간(2015~2017)에 할당된 배출권에 대한 추가할당 및 재할당이 즉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7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서 한국의 책임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졌다”며 “위험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모든 국가의 노력이 강조되는 가운데 한국은 무임승차를 선택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기후변화 책임을 다른 국가와 미래세대에 전가하지 말고 이번 감축안 철회와 한국의 책임과 역량에 맞는 강화된 기후 목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관합동검토반 시민단체들은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후퇴는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수치다. 또 제시된 시나리오의 가장 큰 문제는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는 데 있어 과거배출량 기준이 아닌 미래의 기준 배출량대비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장기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한 38개국 중에서 기준 배출량 대비 감축 목표를 정한 나라는 멕시코와 모로코, 안도라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우리나라보다 절반 이하로 낮은 이들과 같은 기준 배출량 대비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힘들다”고 정부에 대한 각국들의 비난을 우려했다.
할당량에 대한 기업들의 거센 반달과 소송제기
탄소배출권거래제는 2012년 국회에서 통과돼 2013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기업들의 반발로 한차례 연기돼 올해 1월 12일부터 시행됐다. 이어 거래소도 개장했다. 탄소배출권 거래량은 1190톤으로 전체 할당량의 0.0001%도 안 되는 극히 미미한 거래량 수준에 그쳤다. 결국 개장 나흘 만에 거래 자체가 없어지면서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배출권거래제를 둘러싸고 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산업계는 탄소배출권 재할당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내고, 또 석유화학, 비철 등 50여개 기업은 2014년 12월 환경부를 상대로 할당량 산정에 대한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가 지난해 각 기업에 할당한 배출권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2020년까지 전망치 대비 30% 줄인다는 계획에 따라 기업들에게 탄소배출 가능량을 할당했지만 기업들은 할당목표치가 높아 기업경영에 차질이 올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탄소배출량을 적게 할당받은 기업들은 탄소배출권을 비싼 가격에 구매하거나 공장의 가동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물거나 공장가동을 멈추고 생산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전면 시행은 한국과 독일 뿐
현재 세계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전면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과 독일뿐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국임을 내세우며, 기후변화를 선도하는 국가임을 알리려고 한다. 또한 정부의 입장에서는 탄소배출권 거래에 따른 수수료로 인한 세수확대라는 경제적 이익과 대외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실시한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반대로 기업의 입장은 정부에서 배정한 탄소배출량이 부족하면 추가비용 및 관리비용 등의 발생으로 인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투자·고용 등 다른 기업 활동들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지구를 살리자는 의견과 제도에는 찬성하지만 굳이 다른 선진국도 실시하지 않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일찍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과 협력해 보완점-해결책 찾아야
탄소배출량 규제 및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따라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증가하거나, 국제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마련은 분명한 현실이다.
따라서 모든 부담을 기업에 맡기기 보다는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보완점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지구환경을 살리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받지 않기 위해서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을 시행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실행해야 할 당면 과제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한 모든 당사국들은 신 기후체제에 기여할 INDC(2020년 이후 감축목표 포함)를 6월말에 UN에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올 12월에 개최되는 파리 당사국 총회에서 2020년부터 모든 당사국에 적용될 신 기후체제 합의문을 도출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거래제란 ?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이루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여러 의제 중 ‘기후변화협약’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자는 원칙을 정하고 탄소배출권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후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간 중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적어도 5.5% 이하로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정서’를 만들어 법적 규제로 세워졌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 비준했지만 당시 개발도상국이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의 조사, 보고는 참여하고 감축의무가 부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배출량이 세계 7위인만큼 국제사회를 의식해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3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교토의정서는 2012년에 기한이 만료됐지만 2차 공약기간(2013~17)을 설정해 2013년부터 최소한 5년은 교토의정서 체제가 유지된다.
교토의정서에 의한 가입국들은 국가별로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량이 배정되며, 기업도 일정 기준의 규제를 받게 된다. 이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에너지절감 등 기술개발로 배출량 자체를 줄이거나 배출량이 적어 여유분의 배출권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그 권리를 사서 해결해야 하는 데 여기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탄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로부터 탄소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은 524개사다.
[환경미디어 민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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