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환경이다
'환경미디어의 수면 환경 시리즈'-불면증 100문 100답
은퇴, 취업, 진학, 인간관계 등으로 걱정이 많은 시대다. 걱정은 불안으로, 불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의학박사인 박종운 원광대 겸임교수의 도움말로 잠에 관한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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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학 박사 박종운 교수 |
<사례>
30세 남성입니다. 불면증이 심합니다. 이순신 장군도 불면증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불면증을 어떻게 치료 했나요.
<박종운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불면으로 많은 날을 지새웠습니다. 치료 방법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전쟁 중임을 감안하면 불면증을 치료할 물리적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심할 때는 의학의 도움을 받았을 개연성은 있습니다.
충무공은 최소 3가지 질환을 앓았습니다. 그가 쓴 난중일기에는 위장병, 다한증, 불면증 증세가 나옵니다. 또 지루성피부염 대목도 보입니다. 이 같은 질환은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전쟁과 관련이 깊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유추됩니다. 충무공의 일기 흐름은 한산도 주둔 전후에 차이가 있습니다. 전라좌수사로 여수에서 근무했던 충무공은 임진왜란 발발 1년 만인 1593년에 한산도로 진영을 옮깁니다. 삼도수군통제사인 그는 1597년 2월 파직될 때까지 근무했습니다.
한산도에서 쓴 글은 걱정이 유난히 많습니다. 이는 당시 전황과 관계 있습니다. 조선 수군과 왜 수군의 전투는 전쟁 시작 1년 동안에 집중됩니다. 이후는 교전 간격이 길어집니다. 충무공이 한산도로 옮긴 뒤에는 아군과 적군이 서로를 잘 알게 됩니다. 조선군은 방어요새인 한산도를 활용한 전투가. 왜군은 한산도를 벗어난 넓은 바다에서의 싸움을 각각 유리할 것으로 판단 합니다. 양군은 유리한 여건 조성을 위해 치열한 심리전을 펼칩니다. 왜는 이중첩자 요시라를 내세워 한산도에서 움직이지 않는 충무공을 음해 합니다. 이 무렵 충무공의 심정을 대변한 시조가 한산도가(閑山島歌)입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이 글에서는 스트레스로 밤잠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적과의 대치 속에서 충무공의 시름은 깊어갔고, 불면의 밤도 늘었습니다. 이 와중에 아들인 면도 전사 했습니다. 지병인 위장병이 악화 돼 가끔 토사곽란에 시달립니다. 속쓰림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1596년 7월24일에는 더부룩한 속으로 인해 깊은 밤까지 앉았다, 누웠다를 반복합니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소화기와 신경계 기관의 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잠이 들어도 땀을 많이 흘려 옷을 갈아입는 날이 많았습니다. 가려움증이 심해 두상을 긁는 게 다반사였고, 참지 못할 때는 여종에게 긁도록 시키기도 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한 탓인지 술을 가까이 했고, 취하도록 마십니다. 종일 취한 적도 있습니다. 불면증이 심할 때 잠을 자기 위한 자구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술은 수면 여건을 악화 시킵니다. 충무공은 잠들어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 듯 싶습니다. 난중일기에 꿈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데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충무공은 꿈을 해몽하기 위해 점을 칩니다.
사람이 꿈꾸는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입니다. 꿈의 상당수는 렘(REM)수면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상태는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혈압도 오르지만 근육의 활동성이 없습니다. 꿈은 매일 꾸는데 깊은 잠이 아닌 얕은 잠을 자거나 수시로 깨면 많이 기억 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꿈을 많이 꾼 것은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잦은 꿈도 불면으로 진단 했습니다. 잦은 꿈의 원인은 허번(虛煩), 혼(魂)과 백(魄)의 불일치, 삿된 기운의 침입,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 등으로 봅니다. 허번은 기력 쇠약과 속의 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증상이고, 혼백의 불일치는 마음 불안인데 혈기 부족 때문입니다. 치료법으로는 탕약, 침, 뜸, 약침 등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도 불면증이 심했을 때는 이에 준한 치료법을 찾았을 것입니다.
우울이나 불안이 심한 불면증은 육울탕 등으로 기의 순환을 먼저 돕습니다. 다음에 가미온담탕, 치자시탕, 백호가인삼탕, 죽엽석고탕 등으로 자율신경계와 오장육부를 동시에 다스리는 탕약을 처치합니다. 민간에서 불면증 해소로 쓰는 식품은 양파, 오미자, 측백씨, 천마, 합환화, 곶감 등이 있습니다.
글쓴이 박종운
한의학 박사로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다. 인천 박종운한의원 원장으로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고질병 치료법을 3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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