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연기반 해법(NBS, Nature Based Solutions)’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활용하자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2-01-05 16: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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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자연기반 해법(NBS, Nature Based Solutions)’은 환경문제와 같이 과도한 인간 간섭으로 훼손되어 기능이 약화된 자연을 복원하여 그것이 발휘하는 생태계 서비스 기능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우리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혜택을 얻고자 하는 앞서가는 환경정책이다(그림 1).

 

▲ 그림 1. 자연기반해법 모식도. 자연생태계는 그것이 발휘하는 생태계 서비스 기능을 통해 환경문제를 완화한다. 그러나 환경문제가 심해지면 그것은 생태계의 구조를 훼손하고 기능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생태적 복원을 통해 그 구조와 기능을 복원하며 복원된 생태계의 다시 생태계 서비스 기능을 발휘하며 우리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제공=이창석 교수>

 

최근 국가가 공표한 탄소중립정책의 영향으로 자연기반해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기반해법이 최근에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고 오래 전부터 시작된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과 그것을 통해 환경을 개선해 온 생태 복원의 연장선상에 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이미 보편화되어 미국의 경우는 오래 전부터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줄이기 위한 흡수원 확보수단으로 한계 농지의 복원을 검토하며 이를 실천에 옮겨왔고, 뉴욕의 상수원인 캣스킬유역의 오염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공학기술을 적용하여 해결하는 방법과 생태 복원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을 비교·검토한 후 후자의 방법을 선택하여 비용 절약과 함께 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또 UN은 금년부터 향후 10년을 상처받은 지구치료기간(UN Decade on Ecosystem Restoration)으로 정해 대한민국 면적의 약 35배에 달하는 면적을 생태적으로 복원하여 13~26 Gt의 탄소를 흡수하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그림 2).

 

 

▲ 그림 2. UN Decade on Ecosystem Restoration <제공=이창석 교수>

 

지구생태계는 인간의 직·간접적 영향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그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인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계 도처에 질이 떨어지거나 손상되었으며 파괴된 생태계가 산재해 있다. 또 건강해 보이는 생태계도 인류의 과도한 토지이용으로 잘게 파편화 되어 그 질이 크게 떨어져 있다. 따라서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인간이 지구생태계에 미친 영향이 크다. 그 영향은 대부분 지구생태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국지적 차원은 물론 지구 전체적으로도 그 균형 유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많은 환경문제를 낳고 있다. 이처럼 생태계의 질이 저하된 것은 지구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70억 이상의 사람들의 복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생태계는 자연 자체는 물론 인류의 복지에 필수적인 수많은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생태계의 질 저하로 생물 종과 생태계 서비스가 소실되면 지구의 생산성 감소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UN은 지구환경 훼손 실태를 더 이상 방치하면 돌이킬 수 있는 없는 상태의 훼손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것을 우려하여 금년부터 향후 10년(2021~2030)을 상처 받은 지구 치료를 위한 ‘생태계 복원 10년(UN Decade Ecosystem Restoration)’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UN은 대한민국 전체면적의 35배에 해당하는 면적을 생태적으로 복원하여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 13~26Gt를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추진해나가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도 30년 이상 “생태복원”이라는 용어를 활용한 역사가 있고, 최근에는 NBS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열심히 새로운 방법을 적용하여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삼겠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30년 이상 동안 “생태 복원”이라는 용어만 활용하고 실제 생태 복원은 이루어내지 못 해왔다. 따라서 NBS 역시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

최근 필자는 국가의 이러한 업무를 주도해야하는 국립생태원의 습지 복원 현장을 찾아보았다. 이곳은 필자가 총괄책임자로 약 3년에 걸쳐 생태학, 그 중에서도 현대생태학의 중심을 이루는 복원생태학의 원리를 철저히 적용하여 전체 공간을 정비한 생태 복원의 실험장이고 동시에 모델지역이다. 그러나 이곳에 멸종위기종을 복원하겠다고 환경부와 그 산하기관이 함께 조성한 습지는 생태 복원의 개념은 물론 절차와 방법을 따르지 않아 모니터링 중인 습지의 자발적 복원 (passive restoration) 현장을 철저히 파괴하였고, 조성된 습지는 습지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한낱 물웅덩이에 불과했다. 그곳이 습지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습지의 바닥을 긁어내고 그곳에 도입된 흙은 습지를 이루는 고운 입자의 흙이 아니라 거친 입자의 밭흙이었다. 습지의 첫번째 조건인 토양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도입된 식물은 외래종을 비롯해 절반 이상이 습지식물과는 거리가 멀었다(사진 1). 습지의 또 다른 조건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높은 산의 능선부에 자라는 식물인 동자꽃까지 도입하였는데 이렇게 도입된 식물은 생태적 체계를 적용하면 외래종에 해당한다. 이러한 수준의 사업에 수억 원의 생태계 보전 협력금이 투자되었다. 더구나 이러한 사업에서 모범을 보여온 국립생태원 현장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사업을 그러한 사업을 감독하며 바로잡아야 할 정부가 벌이고 있다.

 

▲ 사진 1. 국립생태원에 기존 습지를 대신하여 조성한 습지. 거친 입자의 흙을 새로 도입하고외래종 및 습지에 어울리지 않는 식물을 다수 도입하여 습지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세가지 조건, 즉 습지토양, 물 및 습지식물 중 두 가지를 어기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그러나 이러한 가짜 복원이 여기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국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하천복원사업도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였지만 하천의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냉정하게 평가하면 복원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사진 2).

 

▲ 사진 2. 하천 복원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진  <제공=이창석 교수> 

 

수변생태벨트 조성사업은 외래종을 비롯하여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식물들을 도입하여 그 땅을 교란시키며 지역 주민에 해를 끼치기도 하였다(사진 3). 지역과 장소에 대한 생태적 이해없이 마구잡이 사업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 사진 3. 수변생태벨트 복원 사업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진 <제공=이창석 교수>

 

자연을 복원한다는 의미로 수행된 자연마당조성사업도 자연과는 거리가 먼 외래종과 조경 및 원예 식물을 많이 도입하여 자연을 훼손하며 이러한 사업을 수주한 업자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다(사진 4).

 

▲ 사진 4. 자연마당 조성 사업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진 <제공=이창석 교수>

 

그 결과, 이들이 조성한 숲의 탄소수지를 평가해보니 탄소흡수능이 현저히 낮거나 사업부지 전체로 보았을 때 탄소발생원이 되기도 했다. 구조와 기능 모두에서 투자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으며 생색만 낸 꼴이다.

이러한 수준의 복원사업을 벌여왔는데 그러한 수준에서 이름만 바꾼 NBS사업으로 흡수원을 확보하여 국가가 국제사회와 약속한 탄소중립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탄소중립정책 자체가 시작부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출발하고 있다. 면적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흡수한 탄소를 그대로 뱉어내는 초지를 흡수원으로 삼고, 유사한 상태의 갯벌과 염습지를 흡수원으로 과대평가하며, 바닷속 식물 잘피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값으로 과대평가를 하고 있다. 심지어 흡수원인 산림을 택지로 개발하여 발생원으로 전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알량하게 도입하는 조경식물 도입 계획에도 흡수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더 이상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면 생태복원이란 무엇인가? 자연 스스로의 회복을 돕는 과정이 생태 복원이다. 즉 생태 복원은 온전한 자연의 체계와 기능을 모방하여 인간이 훼손시킨 자연을 치유하여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공간을 제공하고 인류의 미래 환경을 확보하고자하는 생태기술이다. 복원의 기본은 현존하는 자연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기존의 자연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즉, 복원은 자연의 체계에 바탕을 두고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는 행위로써 자연의 유지, 복원, 보전 및 보호를 주요 관심대상으로 삼고 있다.

자연의 복원은 적합한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약화된 자연의 기능을 회복하려는 시도로써 훼손의 정도에 따라 복원방법이 다르다. 즉, 자연의 회복능력에 맡기는 방법, 최소한의 생물에너지를 투입하여 회복을 촉진시키는 방법, 종자의 파종, 묘목의 식재 등 적극적으로 생물에너지를 투입하여 빨리 회복시키는 방법이 있다. 또한, 훼손된 생태계는 회복시키고자 하는 수준에 따라 복원 (restoration), 복구(rehabilitation), 재배치(reallocation)로 구분하기도 한다. 훼손된 환경에 대한 교정이 필요한 경우 세 가지 목적에 따라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할지 결정된다. 복원(restoration)은 정확히 교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복원과 유사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복구(rehabilitation)라고 한다. 마지막은 본래의 생태계를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replacement)하는 것이다.

어떤 지역의 생태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련의 절차(①현황 조사 ②현황 조사 자료에 대한 분석 및 평가 ③복원 목표 설정 ④마스터플랜 및 대안 제시 ⑤대안에 대한 평가 및 선택 ⑥복원계획 수립 ⑦사업 시행 ⑧모니터링 및 적응관리)를 거쳐야 한다.

생태 복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그 지침이자 목표가 되는 참조생태정보가 필요하다. 참조생태정보는 복원프로젝트를 계획하기 위한 모델을 제공하고, 나중에는 평가를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참조생태정보는 자연 상태 또는 자연 상태에 가까운 생태계로부터 얻는 정보가 된다.

복원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생태 복원에서는 “회복”이 무엇인가를 통해 그 성취기준을 다룬다. 생태계는 그것이 그 이상의 발달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생물 및 비생물 자원을 보유할 때 회복되었고, 회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복원된 생태계는 참조생태계와 유사한 종 조성, 자생종으로 이루어진 종 구성, 발달 가능성, 물리적 안정성, 더 큰 생태적 기질 또는 경관과의 조화, 생태계의 건강과 온전함, 위협 요인 제거 또는 감소, 정상적인 주기적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및 소생 능력 확보, 그리고 자기 유지 및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었을 때 성공적인 복원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자연기반해법은 온전한 자연 또는 이러한 생태 복원을 통해 회복한 자연이 발휘하는 기능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제 우리도 우리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생존환경으로써의 자연을 우선 보호하고, 그것이 훼손되었을 때는 회복할 기회를 주며 나아가 그 과정을 도와 복원된 자연으로부터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받아 탄소중립은 물론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리는 지혜를 발휘해보자. 그것이 자연기반해법의 바른 길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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