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시 부상한 미세먼지 문제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2-01-10 16: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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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묻혀 있던 미세먼지가 무서운 기세로 비상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자꾸만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는 현실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환경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일시적으로 맑아진 하늘을 정책의 효과로 착각하며 손 놓고 있었고, 개념도 없이 출발한 탄소중립 정책 시행한다고 문제를 오히려 더 악화시킨 결과다. 이러한 표현에 환경부 당국은 서운해 하고 반발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은 이미 오래 전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전 세계의 대기 질이 개선된 모습을 위성영상으로 보여주며 그 결과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세계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거나 줄인데 기인한 결과로 해석한 바 있다. 또 인도의 한 지역에서는 30년 만에 카메라에 잡힌 에베레스트산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 결과 또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맑아진 하늘 덕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외면한 채 대한민국의 전 환경부 장관은 맑아진 하늘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기인한 결과로 언론에 기고까지 한 바 있고, 현 환경부 장관도 유사한 논리로 언론에서 자화자찬한 바 있다. 지금 그들은 이 끔찍한 미세먼지 사태를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지금의 미세먼지 실태를 보면 미세먼지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말도 과장된 표현은 아니다. 그동안 미세먼지 흡수원으로 기능하는 많은 숲을 파괴시켰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문제를 포함하여 모든 환경문제는 오염물질의 발생량이 해당 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설 때 발생한다.

 

따라서 선진 환경정책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할 때 일반적으로 그 발생원과 흡수원 사이의 기능적 관계를 검토한다. IPCC 같은 국제기구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그동안 주로 감축을 위한 대책을 논의해왔지만, 최근에는 온실가스 배출원과 흡수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탄소중립으로 관심이 옮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준비한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정책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거나 적은 자연에너지를 얻겠다고 온실가스 흡수원인 숲을 파괴하고 있다. 또 에너지를 많은 양으로 필요로 하는 지역으로부터 먼 곳에서 에너지를 얻어 그것을 필요한 곳으로 나르느라 다시 흡수원인 숲을 파괴하고 있다. 이처럼 개념없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탄소 발생원과 흡수원 사이의 기능적 균형은 점점 크게 벌어지며 대외적으로 선언한 탄소중립의 목표는 멀어져 가고 있다.

 

숲은 또 다른 개념없는 정책으로 파괴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위치한 온대지역의 숲은 큰 키나무, 중간 키나무 그리고 작은 키나무가 이루는 세 개의 층과 풀들이 이루는 한 개의 층이 더해져 네개의 층으로 이루어진다. 과거 황폐했던 우리나라의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조성한 조림지는 현재 조림을 위해 도입한 큰 키나무층이 있고, 그 밑에는 이들 조림수종이 이 땅의 자연을 지켜준 덕분에 되살아난 우리나라 고유의 자연 숲이 층 구조를 갖추어가고 있다. 다만 그 역사가 길지 않아 아직 큰 키나무층과 중간 키나무층은 구분되지 않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자연 숲과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바로 인식하지 못한 산림청에서는 나이든 숲이 탄소흡수기능이 떨어져 그 기능이 높은 어린 숲을 만들겠다는 근거없는 논리를 내세우며 다시 숲을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 든 숲의 탄소흡수 기능이 어린 숲 못지않게 크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도처에서 발표되고 있다. 그럼에도 산림청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근거도 없는 어린 숲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문제를 한번 제대로 짚어 보자. 숲에서 나무를 베어내면 우선 그 지역의 온도가 크게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토양 속에 묻혀 있던 유기물의 분해가 빨라지며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빠르게 증가한다. 새로 심은 어린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룰 때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 더구나 그 밑에는 우리나라의 자생수종이 온전하게 자리잡고 있어 숲을 베어내지 않아도 몇 년 뒤면 그들이 자라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교체한 숲보다 훨씬 나은 탄소흡수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림청은 무리하게 이런 어리석은 정책을 몰아붙이고,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센터는 이런 정보를 검토도 없이 받아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더구나 산림청은 베어낸 나무들을 건축재를 비롯해 탄소를 배출하며 생산한 인공소재를 대체하여 사용하여야 탄소흡수원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화목으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무는 화목으로 사용할 경우 나무 무게의 1.8 배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시행하는 정책이 문제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는 이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숲이 파괴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외부 유입량이 많을 경우 숲과 같은 흡수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그 양의 대략 절반 정도가 중국을 비롯한 외부에서 온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가 그 발생량을 줄여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미세먼지 문제는 전·현직 환경부 장관과 한 대통령 후보가 주장하는 계절관리제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발생원 대책과 함께 흡수원 대책이 준비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숲을 훼손하는 정책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리고 지금처럼 식물을 도입해도 생태적 체계 없이 조경업자 마음대로 심어진다면 우리는 계속 미세먼지와 함께 할 수밖에 없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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