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안침식 심각] 해수욕장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나무뿌리 드러나고 자갈·돌멩이 뒹굴어…동해안 특히 심해
민경범 | valen99@hanmail.net | 입력 2016-03-10 16:21:56
  • 글자크기
  • -
  • +
  • 인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릉시 정동진리 해변 침식피해 전경. 꽃지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평면도. 강릉시 남항 진해안.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인류의 삶과 환경을 바꾸고 있다.
한반도의 아름다운 강산의 해안선과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그 실례이다.
드넓은 해안에 풍부했던 모래가 유실돼 자갈과 암반이 드러나면서 해수욕장의 기능마저 사라져 갈 위기에 놓여있다. 전국의 해안선이 모래유실로 육지와 가까워지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해안개발과 기후변화가 그 원인
모래유실은 해안침식이 그 원인이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는 부분의 연안모래가 감소해 해안선이 조금씩 육지로 옮겨가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침식의 근본적인 원인이 항만과 방파제 등 인공구조물의 설치 등 해안개발이라고 보고 있다. 해안가의 인공구조물이 해수의 흐름을 방해해 모래가 유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안도로를 건설하면서 방풍림을 없애는 것 또한 모래 유실의 조건이 된다고 보고 있다.


다음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영향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상이변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악조건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너울성 파도가 해안 침식을 계속 유발 하고 있다. 해안침식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면 심해지는 현상으로 어떤 지역은 지반 침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정부는 해안침식의 원인에 대처하고 또 더 이상의 침식을 막기 위해 해안침식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연안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바다모래 채취와 건축물 신·증축을 제한할 수 있다.
해변구간을 옛 사구형태로 복원하고 구간 내에는 방풍림과 산책로와 차단시설도 설치한다. 또 국가나 지자체는 침식방지를 위해 토지의 권리를 소유자와 협의해 매수할 수 있으며 토지 소유자는 국가를 상대로 토지권리를 매수·청구도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전국 해안 250곳에 대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연안침식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 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149곳이 침식 ‘우려’ 또는 ‘심각’ 등급을 받았다. 2014년 조사에서는 94곳이 우려(C등급), 15곳이 심각(D등급)을 받았다. 해안침식은 이젠 단순한 모래 유실 차원이 아닌 공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삼척시 근덕면 원평리 해변 침식피해 전경.

정부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전남 신안 대광해수욕장, 강원도 맹방해수욕장, 경북 울진 봉평해수욕장을 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정 6개월 만에 충남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을 비롯하여 강원도 삼척 원평해수욕장, 경북 울진 금음해수욕장을 ‘연안침식관리지역’ 후보지로 추가 선정하고 지정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만큼 해안침식이 심각한 수준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모래는 수천만 년 전부터 화강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다. 그리고 강이나 개천을 통해 공급된 모래가 해안에 퇴적되면서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는 사빈이 되고 사빈 뒤쪽에 쌓인 것은 사구가 된다.


우리나라의 해안사구는 대부분 솔밭으로 조성되고 있다. 사구는 모래의 저장창고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태풍과 해일에 대한 완충지대 역할도 한다. 또 해안사구 아래는 빗물을 저장하는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구의 파괴는 곧바로 모래의 유실로 이어진다. 자연은 언제나 순리대로 흐르게 마련이다.
해수욕장이 각종 구조물로 인해 모래의 공급이 끊어진다면 이미 해수욕장의 기능은 상실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꽃지해수욕장 ‘연안침식관리지역’ 지정 검토
전국 해수욕장 중 3번째로 해안침식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된 충남 태안의 꽃지해수욕장은 1970~80년대 서천 춘장대, 보령 대천해수욕장과 함께 서해안의 대표적 여름 휴양지였다. 그러나 이젠 기후변화와 해안도로 개설에 따른 모래유실로 자갈과 암반이 드러나는 해안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꽃지해수욕장의 해안침식은 지난 2009년 안면도 꽃박람회를 위한 관광지 개발을 그 시점으로 보고 있다. 안면도 꽃박람회장은 모래로 가득한 사구로 이곳의 모래를 충남은 한국유리에 팔았다. 그리고 해안옹벽을 만들고 방파제를 세웠다. 인공구조물은 순환시스템을 파괴했고 꽃지해수욕장의 모래는 사라졌다. 관광지로 육성하고자 했던 개발이 도리어 천혜의 관광자원을 파괴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됐다.

 

울진군 봉평리 모래유실 민가 피해.

해양수산부와 해양과학기술원은 최근 태안군을 방문해 ‘연안침식관리 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 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태안군은 꽃지해수욕 장의 해안침식에 따라 ‘연안침식관리 지역’후보지로 선정하고 빠르면 오는 6~7월 경에 지정·고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연안정비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우선 인공구조물을 제거하고 해변 3㎢ 구간으로 방풍림 조성과 함께 친환경 사구 형태로 복원하기로 했다.


섬지역의 해안침식 심각
전남의 신안군도 해안침식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임자, 자은, 비금, 압해, 중도 등 여러 곳에서 모래가 유실되면서 해안침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지역에서는 방풍림이 훼손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로 섬지역에서 해안침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8개읍면 13개소 1085㎢ 면적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신안군은 그동안 모래의 유실을 막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물로 해 안침식 방지사업을 펼쳐왔던 것을 최근에는 자연의 순리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모래유실에 대처하고 있다. 또 해안침식이 조사된 통계치보다 많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더 면밀한 조사와 함께 효율적인 방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방지사업은 사방사업, 산림사업, 연안정비사업 등으로 각각 분리되어 추진되고 있다.


강원도의 해안침식, 현재 진행형
우리나라의 최대 관광지이자 해수욕장의 절경지가 많이 속해 있는 강원도의 해안 침식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급속한 현재 진행형이다.


강원도는 지역 특성상 겨울철이면 폭풍과 파랑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잦아 높은 파도로 인해 백사장이 단시간에 유실되는 피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다른 해안에 비해 너울성 파도가 심한 강원도의 상황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최근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에서는 레일바이크가 휘어지고 축대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강릉 경포해수욕장, 뒷불해수욕장, 주문진읍 하수종말처리장, 양양군 현남면 시변리 해변 등이 파도로 인해 백사장을 넘어 해안도로를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은 모래유실에 그치지 않고 해안경계철조망과 군 초소, 전봇대와 가로등이 넘어지면서 해안경비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상가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오는 2018년까지 동해안의 해안침식 의 원인규명과 대책을 강구할 ‘동해안 연안방재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해안침식을 모래유실로 보고 넘길 상황은 아니다. 침식으로 인한 국토가 훼손되고 좁혀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여기에 국민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 자연적 요인과 해안인공 구조물 설치에 따른 파랑·해수·모래이동변동 등 인공적 요인이 침식의 원인이지만 자연 순환적인 시스템을 통한 침식방지의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환경미디어 민경범 기자]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