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국내외 진료현황 어떻게 다른가?

20대 국회 원격의료법 입법예고,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의료산업계 첨예한 대립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7-04 15: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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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진료 득실을 따져보자!
20대 국회 원격의료법 입법예고,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의료산업계 첨예한 대립.

선진국 기술은 이미 준비 완료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 이하 의협)는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원격의료 추진을 포함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과 관련해 지난 5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원격의료의 안정성 및 유효성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보건복지부가 재차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국회를 넘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단호하다.


반면 원격의료에 관심 있는 관련 산업계는 “의료 시장에 매우 보수적인 일본도 결국에는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있다. 기술발달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며 조속한 시장이 개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대 국회가 법안을 예고함으로써 뜨거운 감자가 된 원격의료 진료에 대해 해외와 국내의 준비상황, 원격의료진료 기술의 적용가능성 그리고 타협점을 찾아본다.

 

△ 원격의료진단으로 ECC, EGG 가능하다.

 

△ 응급환자 발생 시 원격 의료진단하는 모습
원격의료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다소 의외
2005년에 세상에 공개된 FBI 문서 ‘Remote Medical Diagnosis’ 에 따르면, 원격의료진단은 ‘공식적인 의료검사 혜택 없이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질병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정의 돼 있다. 1979년에 발간된 이 보고서에는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부적절하고 개발돼지 않았다. 아서 코난 도일(셜록홈즈를 썼던 영국작가 1859-1930)의 시대에는 환자가 의사의 진찰실에 들어와서 인사하고 방을 가로질러 악수를 하고 앉을 때까지 의사가 환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 경우 의사가 초진에서 50% 정도의 매우 좋은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현대에는 이런 형태의 진찰은 매우 정확하고 차별적인 병원실험실 테스트로 대체됐다. 누가 장티푸스, 신부전, 당뇨병성 케토산증 그리고 발전된 암을 외관상의 특징만으로 받아들이겠는가? 

 


넓은 의미에서 원격의료 진료는, '의사 자신이 환자를 완전히 진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앓고 있는 병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프랑스 퐁피두 대통령을 포함한 몇 나라 국가 원수들의 얼굴을 모니터링해온 결과를 덧붙였다. 


지난 6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원장 손여원)은 임페리얼 팰리스에서 ‘제2차 국제의료기기소통포럼(MDCF)’을 개최했다. 미국, 오스트리아, 브라질 등 해외에서 온 발표자를 포함 200여명이 의료기기시장의 변화를 예감한 듯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손여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시장진입이 예상되는 첨단의료기기 기술 발전방향과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최신규제정보, 미래 의료 환경 변화에 따른 의료기기 제도, 의료기기 개발지원 전략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 포럼의 주제는 ‘글로벌 의료환경 변화에 다른 의료기기 개발과 규제의 조화’였다.

△ 제2차 국제 의료기기 소통 포럼

 

△ 김명 박사(존슨앤존슨), Carolyn Tabion, 김치원 원장
해외의료기기 기술의 동향
캐롤린 테비언 이사(Carolyn Tabion, St. Jude Medical/USA)는 첫 주제발표에서 “현재 미국에서는 건강을 모니터링 하는데 혁신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디지털 건강과 기술에 대한 초점이 매우 증가하고 있다. FDA는 디지털 건강 토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가이드라인 서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모바일을 이용한 앱, 불필요한 것을 감소시키고, 접근성을 개선하며,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헬스케어용 신기술에 관한 기술서류가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며 “원격 모니터링의 이점으로는, 환자와 진료자의 편의성, 환자 간호의 질적 개선 그리고 비용절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메가트렌드 및 최신의료기기 기술개발 동향’ 주제로 두 번째 발표에 나선 김치원 원장(서울 와이즈병원)은 “전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이 24.5%다. PC(개인용컴퓨터) 사용자 20%보다 높다. 우리나라는 의료인 접근성만을 본다면 단연 세계최고다. 문제는 의료부담비가 GDP의 20%를 넘게 되면 경제가 지탱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헬스케어 시장에서 변화의 본질은 비용절감, 접근성 그리고 질적 향상 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미디어 5월호(제329호)에 ‘미래의 바이오산업과 의료 10대 기술’이 소개된 바 있다. 여기에는 건강센서가 장착된 스마트 폰으로 산소포화도, 맥박변수, ECG, EEG, 음식에 들어 있는 칼로리량을 측정하는 기술, 의료인들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IBM 왓슨 기술 그리고 환자정보를 입력하느라 모니터를 쳐다보는 불편함을 스마트 글라스로 대신하는 안경기술의 진화와 간호사가 채혈을 하는 동안 안경을 통해 혈관을 볼 수 있는 정보가 있다. 이러한 선진국의 의료기기 개발은 첨단기술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우리의 기술 어디까지 왔는가?
물론 국내에도 해외기술 보다 더 정확하고 간편하게 가축 체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 개발돼 상용화 된 뛰어난 기술이 있다. 체온 실시간 감지시스템은 최근의 구제역과 같은 전염성 가축병에 대한 사전 감지 및 발생 초기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가축의 체온은 질병 및 발정, 수정, 분만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 때문에 유럽 축산 선진국들은 게이트형 체온측정법(관문 통과식 체온 측정 방식)으로 가축 체온변화에 대한 실시간 관찰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국내기술이 해외까지 주목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김훈규 이사(Sama Solutions/삼아솔루션)는 “매우 보수적인 일본 의료계에서도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어플이 개발돼있다. 우리나라도 곧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영상을 다운 받는 것은 속도가 빠른데 비해 자료를 업로드 하는 데 오래 걸리는 통신시스템은 시정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원격의료 관련법이 표류하고 있는 사이에 세계적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사용할 곳을 못 찾아 동물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한 전문의는 “사람보다 동물이 의료기술의 혜택을 많이 받아 더 호강하는 형국이다”고 표현했다. 


김치원 원장(뉴와이즈 요양병원)은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도 국내 시장에 활용이 안 돼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기술을 소개했다. 한 예가, 소의 걸음걸이를 측정해 소의 발정기를 인지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김 원장은 “국내에서 개발된 의료용 앱의 경우 장점을 물으면 ‘스마트폰과 연결이 된다는 것’ 만을 강조할 뿐 실제로 환자들의 정보를 의료진들이 활용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 수준은 데이터만 연동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의사가 너무 많은 정보를 환자들로부터 알고자 하는 까닭으로 환자가 번거로워 사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원격진료가 아직 불법인데다, 의료계가 워낙 보수적이다.”고 하며 좋은 제품이 나와도 기업의 매출로 연결돼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 스마트폰으로 심장박동을 측정하고 있다.(동영상 캡쳐 https://en.wikipedia.org/wiki/Remote_diagnostics)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 의료법 개정안 즉시 철회 요구
의협은, “원격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단기간에 추진할 사안이 아닌 만큼, 정부는 원격의료 의료법 개정안을 즉시 철회하고 국회, 정부 의료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해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광역시 H정형외과의 A원장은 “환자들이 진료실 문을 열고 걸어오는 것, 거동, 눈 빛 등 초기 이학적 진단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환자들은 본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낱낱이 말을 하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낯빛을 살피며 문진을 통해 정보를 모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입장에서 기계적 진단에만 의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4월 1일부터 원격의료서비스 시행
일본은 작년 8월에 모든 규제를 풀고 원격진료에 관한 고시를 개정했다. 제도적 측면에서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5월, 원격의료를 실시한 일본시장을 시찰하고 난 이후, 전문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출장 성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지나친 우려도 엄청난 기대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일본 정부나 의사단체가 '한국 의사들의 원격의료에 대한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인용하며, '원격진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적 수단에 불과하다.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하면 되는 데 왜 반대하고 싸우느냐'는 일본 정부, 의료계의 시각을 전했다.


그의 눈에 비친 일본 의료시장은, 전면 시행에도 원격의료가 별로 활성화돼 있지 않았고 활성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아니었으며, 대형병원 환자쏠림이나 원격의료 전담병원 등에 대한 우려도 전혀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큰 틀에서 원격의료의 지향점은 같다. 원격의료는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게 아니고 의료복지 실현을 위한 보완적 수단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진단이 어려운 취약자, 응급환자, 의료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군장병, 선원, 원양선박 선원, 교정시설 재소자 등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원격진료를 추진해 오고 있다. 


김 정책관은 “실제 일본의 원격의료가 아직 활성화 돼 있는 것은 아니다. 판독, 영상, 임상병리 등 원격협진 비중이 높았다. 재택환자들도 일부 시행하고 있고, 방문간호 통해 의사에게 태블릿 PC로 보여주는 경우가 주류였다”고 말했다.


일본이 추구하는 원격의료의 모델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재진환자가 앱을 통해 의사와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소아과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있다. 전화, 화상을 통한 상담도 재진료가 인정된다. 별도 왕진 수가도 있다. 우리도 왕진이 가능하지만 별도 수가는 없는 상태. 


두 번째 모델은 예약을 하면 전문의와 상담(초·재진 모두 가능)하는 형식이다. 대신 100% 비급여다. 택시의 미터기와 같이 시간 당 가격이 책정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응급상담이다. 회원제 형식으로 미리 돈을 지불하고 횟수는 제한한다. 월 몇 회 이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많은 의사들이 우려하는 ‘대형병원 환자쏠림이나 원격의료 전담병원’ 상황은 일본에서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고, 크고 작은 이슈도 계속 불거졌다. 하지만 사회적 협의는 사실상 단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정부는 '의료복지 실현을 위한 공공의료의 보완적 수단'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의료계나 시민사회단체, 야당까지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의협은 “지금까지 추진한 시범사업 등 원격의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신뢰할 수 없으므로 11만 의사의 대표단체인 의협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의료인과 환자간의 원격진료는 시기상조”라고 하면서도 “도서지역 등을 대상으로 활성화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원격의료 진료를 최대한 늦추고 보자는 의미로 보여 진다. 그러면서 외국의 사례와 의료기기기술의 발전의 추이로 보아 전혀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다. 

 

△ 원격의료진단은 군인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의료계 보수성향 동서양 같다
본지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김명 박사(Johnson & Jhonson 이사/USA)는 “한국처럼 미국시장도 원격의료시스템 도입에 대해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나뉜다. 의사들은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산업계는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원격의료시스템이 시장에 곧 도입될 것이다. 의료산업 시장의 큰 흐름이다”고 말했다. 

 

 

“비교적 잘 운영되는 대형병원은 원격의료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은 반면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 병원에게는 수익과 연결돼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김 박사 역시 의료계가 매우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보좌관 이었던 퐁피두는 드골에 이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를 무렵 FBI모니터링으로 약간의 건강상의 이상이 감지 됐다. 1974년 4월2일, 퐁피두 대통령은 예기치 않게 세상을 떠나게 된다. 희귀질환인 매크로글로불린혈증이 원인이었다. 모니터링을 통한 분석이 좀 더 정확하고 진지했다면 그의 사망을 방지 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FBI는 흑백 모니터링의 한계점이 있지만 티토(당시 유고슬라비아), 브레즈네프(소련) 등 외국원수들의 모습을 체크했던 것이다. 당시 첨단 통신기술을 이용한 의학적 관찰이다.


이학적 진단은 의사라는 직업이 생길 때부터 이어진 환자의 병세를 파악하는 첫 번째 중요한 절차다. 의료기술과 기기의 발전은 전문 의사들의 이학적 판단에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정확성을 추가해 준다. 특히 1인 가정이 증가하고, 오지, 험지 그리고 고가의 현대 의료장비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인 들에게는 원격의료 진단으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선진 의료산업은 이미 준비완료

첨단 기술의 집적지가 되는 의료기기기술은 의료진들의 상상을 훨씬 앞서 가고 있다. 워싱턴 의과대학은 손으로 수술하는 것 대신 미래의 로봇(안드로이드 로봇)을 제어하는 기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의사가 환자와 대화하는 동안 슈퍼컴퓨터는 2500만개의 의학 논문을 검색해 최적의 프로세스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은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논외로 하고 의료인 접근성만을 따진다면 단연 세계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원격의료 진료의 합리성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의협, 시민단체, 정책 입안자들이 이성적인 합의점을 찾으면 의료서비스 수준 뿐 아니라 진료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질 것이다. 2013년 민사상 소송건수를 통해 드러난 의료사건이 1101건 이상이다.
 

원격의료진료는 의료산업의 발전과 의료수준의 향상을 기대하게 한다.

[환경미디어 문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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