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15년은 환경분야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동안 이익단체간 큰 입장 차를 보이던 환경관련 제도들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환경관련 제도는 크게 두가지. 그 중 첫 번째는 1월 1일,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시행되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이며, 두 번째는 같은 날 시행되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화학물질등록및평가법(화평법)이다. 본지는 2015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환경제도들에 대해 제도와 현황 그리고 각계의 입장을 들어본다. 이번 호는 그 첫 번째로 본격시행을 앞두고 개정과정을 거치며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해 각계의 입장을 들었다.

배출권거래제 2015년 본격 시행, 업계는 물론 환경단체와 전문가들도 반대
업계, 배출권거래제 자체가 기업 큰 부담, 결국 소비자들에 피해 갈 것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15년. 그러나 환경 관련 분야에서 2015년은 새해 첫 날부터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9월 제30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국가배출권할당계획’과 ‘저탄소차협력금제 대응방안’을 논의, 2015년 1월 1일부터 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해 산업계 전반의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2015년 1월 1일부터 배출권거래제 본격 시행
새해 첫 날부터 본격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도는 지난 2009년 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이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발전과 산업 부문 등에 대한 비용효과적 관리와 저탄소 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하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는 2015년부터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허용량을 부여 받고, 그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과 온실가스 감축을 하되, 허용량이 남을 경우는 다른 기업에 남은 허용량을 판매할 수 있고, 반대로 허용량이 부족할 경우 다른 기업에서 허용량을 구입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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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배출권거래제와 관련, 당초 예정대로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되, 시행 초기 업계의 불안감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거래제도의 안착을 위해, 기존의 계획안 대비 모든 업종의 감축률을 10% 완화한다.
아울러 간접배출 및 발전분야에 대한 감축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출권 할당량을 2013~2014년 배출실적 수준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안정화를 위해 기준가격을 ton당 1만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이월이나 차입, 조기감축 실적에 대한 인정 등의 유연성 보장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BAU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안을 밝혔다.
기업은 물론 환경단체 반발 높아
배출권거래제의 시행이 발표되자 산업계는 물론 환경단체들도 이번 제도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되면 기업의 규모에 따라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 단위의 추가비용이 예상된다며, 이는 국내에 대한 투자와 고용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배출권거래제를 지키지 못해 과징금을 받을 경우 최대 20조원 이상의 기업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업의 부담은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장은 배출권거래제도 시행과 관련 기업들의 준비상황에 대해 “이미 내년 1월 시행이 확정된 이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에 대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기업의 경우 전담팀을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직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정부의 배출허용량이 낮게 책정돼 대부분의 기업들이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발전이나 석유,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이미 최고의 기술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뚜렷한 감축수단이 없어 큰 부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업들의 부담이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김 팀장은 “유럽의 경우 배출권거래제 시행 이후 에너지비용 즉, 전기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국내의 경우 전기료 책정이 유럽처럼 자유롭지 않아 급격히 상승하지 않겠지만, 전기료 현실화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이와는 다른 의견을 보이며 반발했다. 정부가 기업들의 입장을 너무 봐주면서 온실가스 감축의 실효성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성명서를 제출하고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은 “경제장관회의 결과 2017년까지 업체들이 할당 받은 총 배출량은 16억 8700만 톤으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 제시한 감축량보다 5800만톤이 많다”며 “이는 2017년까지 산업계 전체가 감축하기로 한 양의 48%에 달하는 것으로 사실상 온실가스 감축 실효성이 사라져버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배출권 기준가격을 ton당 1만원으로 설정하고 배출량을 많이 할당해 배출권 거래 기능이 작동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온실가스를 감축할 유인책마저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배출권거래제 감축효과 없어, 폐지론도 솔솔
일각에서는 배출권거래제도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것이 아닌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도 대부분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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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시행계획 |
현재 배출권거래제도가 선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유럽연합으로 지난 2005년 ETS를 설립,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 이후 최대 톤당 30유로에서 3유로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가격변동으로 큰 문제가 된 바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돼 유럽연합내에서도 폐지론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 NGO인 에너지정의행동도 배출권거래제의 무용론을 제기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세계 각국의 40여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인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도 신화깨기’를 살펴보면, 배출권 거래제도의 감축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배출권을 거래하면서 다량배출기업들이 큰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며 배출권거래제도 시행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유럽의 경우 산업계의 로비에 의해 배출량이 과잉으로 할당돼, 산업계는 받은 배출권을 사용해 실질적인 감축을 하지 않고 오히려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직접규제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성공 사례 한 곳도 없어…업계 로비로 초과할당될 가능성 높아
배출권거래제 관련 전문가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이진우 부소장도 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소장은 배출권거래제도는 성공한 적이 없으며 당장 2개월 후면 시행되는데 그 기간 안에 526개 배출권거래제 대상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한다는 것부터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그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곳에서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성공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며 “사업시행 주체가 정부인 이상 해당 기업들의 배출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업계들의 로비로 초과 할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배출권거래제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감축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라며, 정부가 말하는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정확한 배출량을 산정하지 못해 배출권이 과도하게 할당되면 남는 배출권은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배출권거래제도를 정면에서 비판했다.
이 부소장은 “한국전력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은 제품 단가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에너지비용의 현실화나 탄소세를 도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배출권거래제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비롯해, 지역별 순회 간담회를 통해 배출권거래제도를 알리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의 안정적인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작 전부터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돼고 있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환경미디어 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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