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가다> 외부와 고립 위기 지리산 내기마을 암환자 늘고

지하수서 라돈 美기준치 최고 25배, 암발병 원인 가능성 커
박효길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10-10 14: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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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남원변전소 송전탑

 

 지리산의 한적한 시골 내기마을 주민들이 암에 대한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 전북 남원군 이백면 내기마을은 현재(2013년 7월 기준) 총 57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이미 9명의 주민이 암으로 사망하고, 살고 있는 주민 중에도 4명이 암을 앓고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폐암 6명, 그리고 췌장암, 위암, 자궁암, 식도암, 갑상선암, 방광암이 각각 1명씩 나타났다. 이외에도 위궤양, 백내장, 식도염을 각각 1명씩 앓고 있다.(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남원 내기마을 환경보건조사’ 보고서) 

 

그동안 김중호 내기마을 이장과 마을 주민들이 남원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청와대, 환경부 등 관계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제대로된 진상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고 문제 없다는 서면 통보만 받았다. 최경호 보건대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3월 강동원 의원 등이 조사를 추진했지만 식수와 토양 분석 결과 질병 연관성을 찾는데 실패했다. 보건복지부와 암센터에서정밀 역학조사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으나 이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2013년 3월 강동원 의원실에서 의뢰해 남원시와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서 토양과 지하수 조사 실시했다. 일부 지하수 3곳에서 세균 기준치가 초과되고 토양검사에서도 TPH가 73.55㎎/㎏이 검출돼 2012년 토양오염실태조사(164개 지점) 때인 평균 55.1㎎/㎏ 보다 다소 높게 나왔지만 기준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조사항목에서 라돈은 빠져 있었다.

 

이번 조사는 환경안전건강연구소(소장 김정수)에서 2013년 8월 23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암발생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는 집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방법은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 꼭지수에서 시료를 채취해 연세대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에 분석을 맡겨 진행했다.

 

그 결과 내기마을에서는 여러 환경유해요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경호 교수에 따르면 “지하수 라돈 오염 수준이 심각해 음용수가 오염됐다. 그리고 마을 동쪽 400m 인근에 1995년에 설비된 아스콘 공장과 채석장이 위치한다. 게다가 마을 앞산에 ‘동양 최대’ 변전소와 고압 송전탑 선로 3개가 마을 주변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지하수 라돈 농도 및 주민질환 관계가 무관하지 않아

마을의 중요 가구별로 지하수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방광암을 앓고 있는 주민이 거주하는 A호는 7663.71pCi/L, 폐암으로 사망한 주민이 거주한 B호는 6746.61pCi/L이 검출됐으며 가장 낮은 곳 C호도 2478.27pCi/L이 검출됐다. 이는 美 EPA 제안 음용수 기준 농도 300pCi/L을 적게는 8배에서 많게는 25배에 이르는 수치이다.

 

유엔의 세계 보건기구(WHO)는 라돈은 가정에서 세계적으로 건강에 위험한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마리아 네이라(Dr. Maria Neira) 박사는 “대부분의 라돈에 의한 폐암 발생은 낮은 용량과 중간 용량의 노출에서 발생한다. 라돈은 많은 국가에서 흡연과 함께 폐암의 두 번째로 중요한 원인이다”고 밝혔다.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 따르면, 라돈은 비 흡연자의 폐암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라돈으로 약 2만 1000명이 폐암으로 매년 사망한다. 이들 사망자의 약 2900명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2005년 1월 13일에 리처드 H. 카르모나 박사, 미국 일반 외과 의사들은 이 사람들이 라돈에 장기 노출되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스콘 공장과 채석장 분진의 영향 가능성 

마을 동쪽 400m 인근에 1995년 설비된 아스콘 공장과 채석장이 위치한다. 아스콘은 골재와 아스팔트를 이용한 도로 포장 재료로 공정에 따라 유해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아스콘의 유해요인으로는 분진과 VOC(휘발성 유기 화합물 예로 벤젠 등 포함), PAHs와 중금속이 발생한다. 아스팔트 근로자 질병발생에 의하면 아스팔트 흄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폐암(1.8, 1.5-2.1), 위암(1.7, 1.1-2.5), 피부암(흑색종 제외 4.0, 0.8-12), 백혈병(1.7, 0.9-2.9)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한다.

 

이러한 위험에도 내기마을 토양분석 결과 TPH 73.55mg/kg이 검출됐고 2006년 5월 아스콘 공장 이전 요청 진정 사례가 있었다. 2009년 기름유출사고 발생해서 토양오염 방지와 정화조치 개선명령을 받은 적도 있다.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갈 분쇄작업으로 인한 먼지와 소음이 심각하고, 쇄석장 아래 저수지가 물고기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오염됐다. 게다가 악취와 연기가 주변에 퍼지고 기름 유출 때문에 공장 아래쪽 논에 기름 부유물을 보았다”고 한다.

 

 

‘동양 최대’의 변전소 송전탑이 마을 둘러싸 

 
내기마을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동양 최대’의 신남원변전소가 있다. 그리고 마을 주위를 둘러싸듯이 송전탑과 선로가 있어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영향으로 발병했다는 것을 입증하기에는 국내외 사례 검토 결과중 명확한 것이 없어 어려움이 따른다. 환경보건법 제4조 제1호에 의거 전자파의 경우 사전주의 원칙 적용요건 충족됐다고 한다.

 

 

장하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가공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고압 송전선로 80m이내에는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지는 3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 단위) 전자파에 연중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스웨덴·미국 전문가 보고서에 의하면 3mG에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노벨의학상심사기관인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발표한 페이칭 보고서는 1~2.9mG에 노출된 아동들의 백혈병 유발률은 1.5배, 3mG에 노출된 군은 3.8배였다. 2000년 그린랜드 보고서에서도 자기장 3mG이상에 노출됐을 때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라돈 국내기준치 없어, 현재 조사 진행 중 

내기마을에서 암환자가 속출하는 가장 높은 가능성으로는 라돈에 의한 음용수 오염이 꼽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라돈의 허용 기준치조차 없는 형편이다. 정부에서 나서서 전국적으로 라돈 검출과 질병관계를 연구해 기준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라돈 자연방사선 기준치는 미국도 30년 이상 조사해 마련됐다. 라돈 기준치를 정하기 위해서는 제반요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99년 처음 라돈 수치가 높은 지역이 발견 된 후 2007년 시작해 2016년까지 전국적으로 라돈 실태조사를 해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돈 기준치 조사 대상지역에 대해서는 “화강암 등 라돈 발생 수치가 높다고 예상되는 지역부터 조사하고 있는데 지자체 별로 필요한 매뉴얼을 배포하고 있다. 남원은 이에 해당되지 않아 이번 조사가 처음 우리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현재 내기마을 라돈에 의한 음용수 오염 대책에 대해 “2014년 지자체에서 상수도를 건설할 계획이고 우선 라돈으로 오염된 지하수를 음용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인 폭기시설을 보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내기마을 주민들이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는데 그동안 정부에서 라돈 오염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일단 방사선 검사 비용이 비싸다. 남원이 라돈 발생 수치가 높다고 예상되는 지역이 아니라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내기마을 보다 더 라돈 수치가 높은 지역도 있어 라돈이 암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014년에 질병관리본부에서 내기마을 역학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후에 결과를 보고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고 밝혔다. 

 

△ '전북 남원 내기마을 라돈 노출 피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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