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기점으로 산업화를 이루는 급속하고 압축적인 성장의 추진과정에서 형성된 산업구조, 생산 및 소비행태, 국민의식 구조 등 사회경제 체제는 환경오염 예방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되었다. 더구나 우리는 근본적으로 환경용량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환경오염에 훨씬 취약한 국토 환경여건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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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환경·인포럼 대표 심재곤 |
1970년대 하루 1인당 1kg 쓰레기가 1990년대에는 2.2kg으로 증가하면서 선진국형 쓰레기 발생 양상을 나타나게 되었다. 처리방식도 단순매립방식에서 벗어나 위생매립 및 소각으로의 전환과 함께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정책목표가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환경행정 및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폐기물의 효율적 처리를 위하여 사후적인 처리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적이고 예방적인 정책수단이며 경제적 유인제도의 일환으로 1995년 1월부터 전 세계가 깜짝 놀라는 “쓰레기 종량제”가 일사불란하게 전국적으로 시행이 되면서 국민경제가 환경 친화적인 생산소비 구조로 전환하는데 기여하였으며 쓰레기발생량의 획기적인 감량과 함께 전 국민에게는 환경에 대한 교육 및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폐기물 관리정책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정책자문 사업으로 선정된 ‘쓰레기 종량제’ 한국과 개도국간 상생관계 증진
이러한 성공사례는 기획재정부가 주관으로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기 위한 정책자문 사업인 KSP(knowledge Sharing Program)를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연구과제로 선정하여 환경정책의 “쓰레기종량제”가 한국과 개도국 간에 협력과 상호교류를 통한 상생관계를 증진시키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며 한국의 환경행정의 우수성을 세계에서 인정받게 되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의 많은 국가에서 정책을 도입하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쓰레기 종량제의 근본적 정책목표인 폐기물감량 및 재활용촉진을 위해 도입당시의 사회경제적 여건 및 쓰레기 관리체계 현황을 바탕으로 제도의 법적근거, 제도의 구체적 내용과 병행해야 할 관련정책, 이를 집행하는 행정구조인 국가와지자체의 기능과 이를 받아들이는 산업계와 국민 개개인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성공적인 쓰레기정책 시대의 변화에 얼마만큼 Up-Date 되어왔는가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에 마련된 제도를 얼마만큼이나 경제사회구조의 변화에 적응시키고 Up-Date되어 왔느냐 하는 문제를 따져 보아야지만 그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폐비닐 및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고 앞으로 부딪혀야 할 종이 및 유리병, 각종산업폐기물, 건설폐기물, 음식폐기물까지 모든 재활용정책이 혼란과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쓰레기 및 재활용정책은 국내외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종합적으로 연동(連動: Rolling-Plan)되어야 하는 대책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와는 거리가 먼 현장에서의 고식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대책만을 내놓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의 시대상황과 2010년대의 시대상황은 많은 변화를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산업사회 환경의 변화이다. 예를 들면 대형 쇼핑센타와 편의점 및 패스트푸드점의 급격한 증가, 농수산업과 관련된 재래시장의 현대화, 택배시장 확대와 물량의 증가, 커피점 및 음료수 시장의 변화와 다양한 일회용품의 증가 등은 쓰레기 발생량도 문제지만, 그 재질과 성상이 더욱 다양하여 이에 따른 처리 및 재활용대책 등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동반되어야만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 왔느냐, 수많은 영세한 재활용 시장의 업체와 소비자에게는 편리성만 추구하도록 각종 유색유리병 및 플라스틱 용기, 과자봉지와 빵 봉지 까지 분리수거대상으로 확대했다. 한편으로는 재활용품별로 사업자단체를 정부가 인정하여 재활용 시장질서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단체들의 이기주의적인 행동으로 정부의 정책집행력을 약화시켰으며, 임시방편적이고 편의주의적인 정책을 지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비시장경제적인 정부의 공적기능만을 담당하던 한국자원재생공사가 환경관리공단과 통합되어 오히려 역할이 축소되고, 재활용과 관련된 정책개발 및 집행기능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서 공무원들이 가장 기피하는 직종 및 분야로 전락되어가는 현실이 오늘날의 사태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쓰레기 종량제는 여러 가지 재활용정책과 제도를 함께 연계하여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되어야만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쓰레기 종량제를 뒷받침 해주는 각종 제도에 대한 핵심적인 개선방향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회 용품 사용억제 제도의 부진한 집행이다.
이 제도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추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 시행되고 있으며, 유통업체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1회용 봉투 및 용기 등의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하면서 재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경제적 인센티브 제도인데 “쓰레기종량제“ 초기에는 그 효과가 커서 거의 비닐봉투나 일회용 컵이 사라졌었는데, 요즈음 커피점과 같은 대형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는 일회용품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둘째, 포장용기 재사용 및 과대포장 억제와 포장재질에 대한 규제 정책의 추진이 미흡하다.
각종 제품의 포장재질, 포장방법 및 횟수, 포장공간 비율의 적정성 등에 대하여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고 재활용을 용이하게 하면서 편리한 운송여건을 제공하며 국제적으로는 무역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국내적으로는 택배의 운송수단 및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정책의 집행력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셋째, 재활용센터의 확충 및 효율적인 운용이 되어지지 못하고 있다.
폐가전제품, 유리병, 플라스틱, 알미늄캔, 철캔, 폐비닐류 등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동일재질을 수집. 운반하여 재활용할 때 그 비용이 최소화되고,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지자체와 긴밀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역별, 재질별로 재활용 센터를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공공기관 재활용제품에 대한 우선구매제도의 형식적인 운용이다.
재활용제품의 구매 활성화로 폐기물의 감량 및 재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국공립기관, 지자체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환경부 장관이 추천 또는 공고하는 재활용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시행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운용에 그치고 있어, 이를 평가하고 감독하는 기관의 위상을 높이고 평가결과를 언론에 공표토록하고 기관장은 그 평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운용해야 한다.
다섯째, 쓰레기 무단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행정 징벌제도의 적극적 활용이다.
즉, 길거리에서 담배꽁초 또는 각종 쓰레기를 무단투기 할 때 교통경찰이 교통법규위반자에게 발급하는 현장 범칙금제도와 같이 쓰레기도 현장에서 즉시 또는 사후에 과태료 스티커를 발부하는 환경사법경찰 역할과 함께 쓰레기 무단투기신고 포상금제도이다. 초기에는 우리주변에 “쓰파라치”가 성행하여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재활용 정책의 보완적 수단에 대한 제언
첫째,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EPR :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의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각종 품목에 대한 생산자가 일정부분을 책임지고 이에 대한 부담금으로서 생산자 자신이 재활용을 촉진시키거나 사업자 단체로 하여금 재활용을 촉진시키는 제도로서 선진국과 같이 생산자와 재활용 사업자 간에 책임과 의무를 확대하고 명확히 하여야 하며, 지금과 같이 정부가 관여하는 폭을 줄여야만 시장기능이 살아나고 제도의 본질이 활성화 된다. 이 경우 정부는 감독기능에만 충실하여야 한다.
둘째, 이제는 음식쓰레기 재활용정책을 재검토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의 음식쓰레기를 비롯하여 음식점, 집단급식소에 대한 음식쓰레기 감량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유기성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을 촉진하고 일반쓰레기의 재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현실은 유기성폐기물의 재활용이란 실현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정책으로 선진국에서는 주방용 오물분쇄기에서 바로 하수도로 연결되어지는데, 우리의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오수분리 하수관거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비닐에 담아 음식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재활용사업 육성자금 지원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야한다.
영세한 재활용사업자의 기반시설 구축과 재활용 시설 확충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재활용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현재 담보능력에 따라 지원되는 제도를 어느정도 까지는 신용융자가 가능하도록 하여 재활용 시설, 기술개발, 경영안정 등을 위한 재활용산업 육성자금을 다양하게 확충하여 장기 저금리로 정부가 융자를 해줘야 한다.
넷째, 가연성폐기물에 대한 즉, 폐기물고형연료제품(SRF:Solid Refuse Fuel)에 대한 정부의 활용정책의 전환이다.
탈 수 있는 쓰레기를 가연성 폐기물이라고 하는데, 종이, 폐목재, 폐섬유, 폐합성수지, 폐고무 등이 해당된다. 어찌 보면 이번 정책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지만 필자는 꼭 그렇게만 보지 않는다. 정부가 이러한 SRF를 얼마만치 에너지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느냐에 따라 가정배출 폐비닐류의 수급에 변동 폭이 좌우되는 정책이다. 즉 물질재활용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것 보다는 에너지원으로 활용비중을 높여나가는 적극적인 정책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섯째,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에 폐기물에 대한 공적기능을 강화하는 제도이다.
1980년대 중앙정부 산하기관으로 한국자원재생공사를 설립하여 시장경제성이 없는 농촌 폐비닐 수거처리 등과 폐자원을 재자원화 하는 정책 개발 및 집행기능을 전담하는 국가기관이 민간기능이 할 수 있는 폐하수 처리를 전담하는 환경공단과 통합하여 설립목적과 기능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정책개발 및 집행기능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폐기물처리의 공적기능이 퇴보하는 현상이 오늘 폐기물수거 혼란사태의 상당한 요인이 되고 있어 시급히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폐자원 수집소 및 재활용사업소 등의 운용을 확대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활용기술과 정책개발을 전담하는 국책연구소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정부관계자는 중국으로부터 폐자원 수입금지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른 얘기이다. 필자가 2016년 초 중국의 재활용시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북경현지 관련된 기관을 방문 하였을 때 이미 중국에서는 이물질이 많은 한국 측의 폐자원수입금지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었다.
따라서 국제적인 동향파악과 폐기물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및 국제적인 바젤협약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생활의 편리성 때문에 석유화학제품에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고려 할 때 이에 따른 중장기적인 대책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매우 절실하다고 본다.
이외에도 세부적인 기능들을 많이 개발하고 앞에서 열거한 각종 정책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큰 틀에서 “쓰레기종량제”의 제도를 효율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어야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쓰레기종량제의 정책이 다시 빛나고 국가적으로 폐기물정책의 혼란을 영구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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