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케이블카, 석연찮은 심의과정

환경부, 보고서 누락의혹에 "서식지 맞지만 주서식지는 아니다" 해명
박원정 | awayon@naver.com | 입력 2015-10-12 14:05:25
  • 글자크기
  • -
  • +
  • 인쇄

 

환경단체와 일부 언론 등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승인 심의과정이 졸속이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케이블카 건설 예정지역이 산양의 주서식지’라는 내용의 자체 보고서를 심의 과정 때 고의로 누락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담당자 “100마리면 자연번식 가능…생식 최적지는 인제” 

△심상정 의원

지난달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환경부의 ‘2011년 연구실적 보고서 : 산양’을 공개하고, ‘눈 가리고 아웅’식의 설악산 케이블카 심의과정을 비판했다.


당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백운동·오색·장수대지역 등 설악산 내 5개 지역을 2010년 1월부터 2년간 정밀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는데, 심의 과정 때 보고서를 고의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와 종복원기술원은 지난달 이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심상정 의원과 일부 언론서 제기한 고의 누락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펴고 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먼저 보고서 누락에 대해 환경부는, 민간전문위원회에 제공됐으며 고의로 누락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민간전문위원회는 케이블카 시범사업의 환경성, 공익성, 경제성, 기술성 등 전문적 내용 검토를 위해 구성됐으며 현재 11명의 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어 이 ‘보고서’에는 설악산의 5개 지역(산판골, 김부자터골, 백운동, 오색, 장수대)을 연구대상 주 서식 지역으로 선정하고 이에 대한 정밀조사(무인센서카메라, 분변 조사)를 실시해 개체수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서 우려하고 있는 대목인 케이블카가 관통하는 오색지역이 산양의 주 서식지라는 주장에 대해 “석고덩골, 온정골, 독주골 등을 조사한 결과 21개체가 분석됐다”고 밝히고, “이중 케이블카 예정노선에서는 성체 1개체가 분석됐으므로 케이블카 노선이 주서식지를 관통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도 국감장에서 위증 논란을 일으켰는데 케이블카 건설 예정지는 산양 주서식지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환경부 담당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설악산 전체지역이 산양의 서식지라는 사실은 맞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케이블카 건설지역도 서식지에 포함되지만 주 서식지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산양 

또한 케이블카 건설 후 산양의 산란과 번식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현재 설악산 일대 산양의 개체수가 250마리 정도로 생식 최적지는 인제 쪽”이라고 밝히고, “100마리 정도면 자연번식이 가능하고 추후 철저한 관리감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심상정 의원은 “국립공원위원회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승인은 원천무효로 재검토돼야 한다”며 “보고서 누락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나 검찰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불산-팔공산-유달산 등 재추진 논란
한편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승인을 받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나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환경파괴 최소화와 수익사업 추진이라는 두 가지를 내세우고 추진하려 하지만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특히 600억 원을 투입해 건설 예정인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경제·환경적 분석이 부실했다는 사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울산시는 울산상공회의소와 관광협회 등 지역 시민 사회단체 150개가 참여한 ‘영남 알프스 행복 케이블카 설치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지난달 1일 발족하고 100만 명의 서명운동과 함께 캠페인에 들어갔다. 울주군의회도 이를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상태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운동에 최근 불교 조계종 중앙종회가 가세해 갈등이 격화되고 있으며,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달 8일 임시회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중단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82년, 2005년, 2013년 세 차례에 걸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문화재 경관 훼손 우려’를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던 대구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통과되자 ‘갓바위 케이블카 재추진’ 목소리가 나오는 등 2년여 동안 잠잠했던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남 목포시도 유달산과 고하도를 오가는 2.9㎞의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재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목포 시민의 여론조사 결과 74.4%가 케이블카 추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리산 자락의 전남 구례군도 온천지구∼차일봉 3.1㎞ 구간으로 노선을 축소해 케이블카 설치를 재추진하고 있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