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로 보는 성(性) 인문학 시리즈
유사이래, 생명의 탄생 이래 성(性)은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신비로움, 호기심, 생리적 욕구의 중심에 있다. 개인의 삶도, 나라의 역사도, 인류의 문화도 밑바탕에는 성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이정택 후후한의원장이 영원한 테마, 성을 인문학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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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매 맞는 남성과 성적 트러블
나이 차이 많은 커플은 행복할까. 예나 지금이나 나이 차이 많은 만남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당사자에게 사랑은 국적과 연령을 불문할 수 있다. 어려운 여건을 이기고 혼인하면 더욱 아름다운 사랑으로 채색된다. 그러나 가족, 보호자, 친구 등 특수한 관계인들은 신중한 선택을 권유하는 경향이다.
나이 차이 많은 부부의 외모, 건강 등의 불균형 가능성을 염려한 것이다. 몸 관리에 신경 써도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한 쪽의 달은 꽉 차서 기우는 데, 다른 한 쪽의 달은 보름달로 향해 가면 어려움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지금은 비아그라 등 약물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어느 정도 까지는 이겨갈 수 있다. 나이 차이에 따른 성능력의 불균형도 극복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하지만 자연 건강에만 의존하던 예전에는 달랐다.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는 비슷한 연령대 보다 나이차가 큰 커플에게서 많았다. 이는 성적 부조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성의학을 연구하는 필자는 세계 3대 악처라는 소크라테스의 처 크산티페,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톨스토이의 반려자 소피아의 투정과 불만도 ‘성(性) 문제’ 영향을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인간 삶의 방식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한 생각이다. 고려와 조선에서 남편을 괴롭힌 여인의 히스테리도 성 문제와 연계해 풀이할 수도 있다.
고려의 충렬왕은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아내에게 위축된 삶을 살았다. 아예 매를 맞고 살았다. 이 모습은 고려사에 기록돼 있다. 충렬왕은 39세 때 16세 소녀와 결혼했다. 어린 신부는 원나라 황제인 쿠빌라이의 딸인 제국대장공주다. 충렬왕은 새 신부를 맞기 위해 15년간 혼인생활을 한 조강지처 정화궁주를 모른 체 해야 했다. 제국대장공주는 얼마 후 아들인 충선왕을 낳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제국대장공주가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다. 사찰 행차 때 왕이 먼저 도착했다고 불같이 화 내고, 수행원이 적다며 발걸음을 왕궁으로 되돌렸다. 왕은 놀라 공주를 따랐다. 그러나 공주는 당황해하는 왕을 지팡이로 때린다. 주눅들은 왕은 사모를 벗어던지고 공주의 시종에게 책임을 돌렸다. 왕이 아내에게 맞고도 눈치만 본 것이다. 공주는 흥왕사의 황금탑을 무너뜨리고 금을 쓰고 싶어 했다. 불교국가의 왕은 당연히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왕은 그저 울기만 했다.
충렬왕이 제국대장공주에게 그토록 주눅 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공주가 천하의 권세가인 쿠빌라이의 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충렬왕에게도 원나라 황실의 피가 흘렀다. 고려왕은 원나라 황제의 부마다. 원나라에 황제 계승 문제가 발생하면 일정 영향력을 미쳤다. 그러나 충렬왕은 권력지형에서는 공주에게 밀렸다.
다음, 성적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결혼생활 몇 년이 지나자 충렬왕은 40대가 되었고, 공주는 꽃피는 스무 살 청춘이었다. 전통시대의 40대는 거의 노인 취급을 받았다. 신체기능이 뚝 떨어졌다. 충렬왕은 23세나 연하인 아내에게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버거웠을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공주의 비상식적인 히스테리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조선시대에도 매 맞고 산 남편이 있다. 중종실록에는 허지의 기구한 사연이 나온다. 허지는 아내로부터 상습구타를 당했다. 아내는 허수아비를 허지로 생각하고 사지와 몸통도 절단했다. 그 후 계집종들로 하여금 박수를 치게 했다. 허지가 사신(使臣)이 되자 계집종들에게 곡(哭)을 시켰다. 허지의 사망신고인 셈이다. 남편 부재중 배달된 과거시험 감독관 명패도 전해주지 않았다.
허지 아내의 이해 못할 심리 배경은 수탉 사건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루는 이웃집 수탉이 허지 집의 암탉을 쫓아 담을 넘어왔다. 그녀는 수탉을 잡아 날개를 뽑고 사지를 찢으며 말했다. “네 집에도 암닭이 있다. 그런데 남의 집 암탉에 욕심을 냈다. 가만히 보니 이놈이 허지(남편)와 같은 짐승이구나.”
이로 볼 때 허지의 아내는 남편의 성(性)을 불신했음을 알 수 있다. 남편이 다른 여인에게 눈을 돌렸을 수 있다. 그녀의 기행은 전부이든, 일부이든 성의 불만이 연계되었음을 생각할 수 있다.
세계 3대 악처나 충렬왕의 아픔, 선비의 딱한 사연은 성 의학적 시각으로 보면 성생활의 불균형때문이다. 한쪽은 성한데, 한쪽이 쇠하면 다른 곳으로 불만이 표출된다. 이를 안 옛사람은 나이 차가 많은 부부를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 성 의학은 중년도 노년도 조루 발기부전을 넘어 성 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나이 차이에 따른 문제를 많이 해소시켰다. 특히 요즘엔 고 연령 남성의 경우도 기능회복을 넘어 기능향상에 관심이 많다.
글쓴이 이정택
후후한의원 원장으로 경희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의학계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한의사로 2013년에 조루증치료 한약 조성물인 기연탕을 특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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