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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언 평창 비엔날레 예술감독 |
느끼자, 강원의 약동
다지자, 문화 올림픽
취하자, 예술의 감동
땅과 하늘과 산과 물, 그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는 곳 강원도. 좋은 공기가 있고 좋은 사람들만 있어
그 곳에 가면 마음의 평안을 넘어 행복감마저 거저 얻는다.
큰 고개를 넘어가야 해도 불평하지 않고, 물을 건너야 해도 서운해 하지 않으며, 타지 사람들이 찾아오면 정으로
맞으며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놓는 고을이 큰 잔치준비로 시끌벅적하다.
평창 비엔날레가 이 달 23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조직위와 자치단체들이 힘 모아 준비를 해왔던 터. 2018년 동계올림픽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올림픽으로, 한바탕 향연을 보여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재언 평창 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만나봤다.
평창 비엔날레는 2018년 동계올림픽의 테마를 문화에 두는 문화올림픽의 실현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는 문화 행사로 2013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생명의 약동’을 모토로 치러지는 이번 행사는 양과 질에서 어느 축제 못지않게 만족스럽고 완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언 예술감독은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올림픽의 정신은 무력 대결을 지양하고 지구촌이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기 위해 합의된 문화축전이듯이, 문화올림픽은 예술을 들러리로 세우는 체육행사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임을 천명하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감독은 문화올림픽의 실현을 위한 방편으로 “개최지인 강원도의 문화적 기반과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 저변을 확대시켜야 할 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강원 도민들의 문화적 향유 기회를 확대시켜 나가야 할 문화올림픽의 과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프로그램 또는 결정체가 바로 평창 비엔날레로 귀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 감독은 수려한 강원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문화축제라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예술, 건강한 예술, 치유하는 예술, 대중과 함께 하는 예술의 축제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민들에게 찾아가는 전시회…‘생명의 약동’ 주제
이 감독은 이번 행사 주안점을 ‘도민들에게 찾아가는 전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제전을 제외한 3개 특별전 가운데 2개의 특별전이 도내 지역 순회전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구성은 주제전과 특별전 3개로 구성돼 있다”며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가 ‘엘랑 비탈’(Élan Vital)인데 베르그송의 생명철학 개념으로 인류 창조적 진화의 원동력인 ‘생명의 약동’이라는 의미를 주제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 속초가 고향인 이 감독은 ‘비탈’(Vital)이라는 발음은 우리말로 풀어보면 ‘강원도’의 별명이기도 하다며, ‘강원의 약동’이라는 숨은 뜻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7월 23일 개막해 8월 11일까지 20일 간 열리며, 총 14개국에서 51명의 작가가 참여하게 된다.
“강원도의 지역적 정체성과 역사를 반영한 기획물인 특별전을 많이 준비했다”는 이 감독은 “특별전으로 지역 연고 작가들의 보고전 형식인 ‘강원도의 힘’(7월 10~26일, 국립춘천박물관)전을 비롯, 박수근 화백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서 그의 예술정신을 계승한 작가들이 펼치는 ‘포스트박수근’(7월 23일~10월 29일, 평창 외 4개 지역 순회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단의 아픔을 딛고 현재 생태계의 보고가 된 DMZ의 역사와 비경, 애환, 생태 등의 영감을 담은 보고전인 ‘DMZ별곡’(8월 1일~12월 6일, 춘천 외 4개 지역)전이 있고, 장터인 ‘GIAX페어’(7월23~27일)라는 특별행사가 열린다고 소개했다.
‘DMZ 별곡’ 애착…비엔날레+장터 전시
이 감독은 준비과정에 어려웠던 점으로 무엇보다 전시공간 부족을 지적했다.
“평창의 대표적 레포츠 단지인 알펜시아와 용평이 휴양지로서는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전용 전시공간은 없다”라고 밝히고 “문화올림픽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평창이라는 이니셔티브와 장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전시의 출발은 평창을 근거지로 해야 할 현실적 필요가 더욱 중요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우리는 역으로 활용해 볼 생각이다. 비록 전시장은 미흡하지만 천혜의 자연생태계가 더 없는 장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유례가 없는 목장 전시도 구상을 해 보았는데 축산의 현장에서 힐링 관광의 현장으로 전환하고 있는 목장들에서 예술을 향유한다? 생각만 해도 감동적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적인 전시공간조차 없는 게 현실이어서 이번에는 아쉽게도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그러나 언젠가는 실현해야 할 비엔날레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부족하지만 알펜시아와 용평의 비시즌 유휴시설을 활용해 전시와 특별행사를 열게 됐다”며 저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번 행사에 개인적으로 특별히 ‘DMZ 별곡’전에 애착이 간단다.
“내가 몇 년 전 양구 비무장지대 트레킹을 하면서 본 비경의 인상들이 너무도 강렬했다. 그 감동들을 작품으로 제작,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을 하게 됐다”며 “‘DMZ 별곡’전은 통일 후에도 영원히 보존해야 할 보고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여기엔 27명의 저명한 작가들이 직접 답사 후 작품을 제작중인데 여건만 허락되면 국내외 순회전까지 성사를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좀 더 준비시간이 넉넉했으면 외국 작가들과 새터민 작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기획으로 추진하려 했던 것인데, 시간과 예산 부족으로 국내 작가들만 참여하게 됐다”라며 “향후 더 보완해 많은 호소력과 감동을 주는 전시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이어 이 감독은 “강원도는 예술시장이 열악하다. 비엔날레와 장터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휴양지 장터를 마련했다”고 자랑하며 “강원 지역 작가들이 참여해 미술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발전시키고 싶었다. 지역의 언론사인 강원일보사와 강원도민일보사가 함께 공동으로 후원하는 ‘GIAX페어’에 총 30명의 작가가 선정돼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 롤모델…특별전 순회, 축제와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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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호 영원한 빛 야곱의 우물 |
“특별전 ‘DMZ 별곡’의 경우만 하더라도 도내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의 5개 군의 협력을 받았으며, 군부대의 적극적인 협조로 답사가 충분히 이루어져 작가들이 안심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 감독은 밝혔다. “다음 단계는 해양, 산림, 하천 등에 관해서도 함께 공조를 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관광자원과 벨트화해서 더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사실 강원도는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평창이라는 곳도 예술적으로는 생소한 곳이지만 자연을 배경으로 한 ‘대관령국제음악제’가 휴양지 음악행사로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점이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찾아가는 전시 프로그램인 특별전 순회는 대부분 지역의 축제, 즉 평창의 봉평 효석문화제, 정선 아리랑축제, 춘천 막국수축제, 강릉 전국체육대회 등과 연계해서 진행된다.”
효율성-경제성 고려 원칙…전용 전시장 고집안해
더 많은 관람객 유치를 위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평창 지역이 스키 등의 동계 레저관광객들 절반이 외국인인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스포츠만이 아닌 지역의 산과 바다, 사찰, 음식, 기타 한류 문화탐방 등에 대해 높은 관심들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중국 등의 매체를 통해 비엔날레를 홍보하는 것도 4계절 볼거리가 있는 문화관광지라는 점, 평창만이 아니라 배후지인 강원도 전역이 무한한 관광 및 문화적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 이 감독은 “사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나 우려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기에 비엔날레 행사도 보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해서 개최한다는 원칙 아래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용 전시장을 고집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 지역의 문화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자 하는 노력과 비전이 요구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막상 재정적인 압박을 받을 때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이 문화더군요. 우리는 재정적인 지원도 절실하지만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으로 진정 우리에게 자원이 되고 저력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냉철히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1회 비엔날레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예산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에너지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넘치고 있다며 강원도민, 나아가 전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어려운 여건에서 참여해줄 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옛말에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고 했다”라며 “오시는 사람들을 위해 먹음직한 밥상을 대접할 테니, 많이 오셔서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인심의 감동과 문화의 향기에 흠뻑 취하시라”며 말을 마쳤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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