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종료냐…연장이냐… 이권 둘러싼 최후의 승자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 한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환경부의 기싸움이 조율과 협상의 국면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서울시장이 SL공사의 인천시 이관을 표명한 가운데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한 환경부 산하기관 7개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 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이로 인해 SL공사에 관한 복잡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며 혼돈 속으로 빠지고 있다. 여기에 SL공사 부지 내 5조 원 규모의 테마파크 조성계획은 차후 이익분배 등을 놓고 또 한번 물밑싸움을 벌일 것이 뻔하다.
앞으로 SL공사가 어떤 식으로 운영돼야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의 실타래가 풀리며 ‘국민의 SL공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유정복 인천시장 ‘2016년 SL공사 종료 공약’ 극적 당선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016년 수도권매립 종료 공약으로 내세워 현 시장이 었던 송영길 후보와 접전 끝에 1.8%라는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예상하지 못했던 유 시장의 역전 당선에는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한 인천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
인천 시민들은 지난 20년간 기피시설이었던 SL공사로 인해 악취와 비산먼지, 소음 등의 문제로 고통받아 왔으며 도로 파손과 교통난,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의 재산권 피해까지 받아왔다. 그러나 정작 SL공사의 지분은 서울시가 71.3%, 환경부가 28.7%를 소유하고 있다. 매립지 지분이 없는 인천시는 지난 20년 동안 시민들이 고통 받는 상황에도 매립지 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수싸움 승자는
지난해 12월 3일 유 시장은 선거 공약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매립지 2016년 종료기한 준수를 천명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매립지는 2500만 수도권 주민을 위한 필수시설로 대체 후보지를 찾는 게 몹시 어렵다”며 “매립지 사용 연장을 위해서라면 소유권 이양 등도 검토하겠다”며 인천시로의 지분 이양은 허용하나 종료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SL공사 문제들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지난 1월 9일 환경부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는 4자 협의체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SL공사 소유권과 면허권을 인천시로 이관하며, SL공사 또한 인천시로 넘기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는 2016년 SL공사 사용종료를 앞두고 대체부지 검토, 시도별 자체 처리시설 확충 등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SL공사 종료 후 2017년 이후엔 수도권이 쓰레기 대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는 SL공사에 대한 지분권을 인천시에 이양한다는 내용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관련논의는 선제적 조치 합의가 ‘매립지 사용연장 수순’이라는 주장과, 연장과는 관계없는 합의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에 매립지 사용연장 없이 선제적 조치에 합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신빙성을 얻으며, 지분 이양은 허용하나 종료는 안 된다는 박원순 시장의 말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공약 번복에 의한 이유 때문인지 유정복 인천시장의 지지율은 지난 1월 20일 6·4 지방선거로 당선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파워게임에서 졌다
SL공사 노동조합을 포함해 환경부 산하의 7개 노동조합은 이러한 4자 협의체 합의문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지난 1월 16일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윤 장관은 ‘청와대로 가봐라’고 대답했다며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SL공사 노동조합은 윤 장관이 독단적으로 공사의 인천시 이관에 합의하고, 노동조합의 면담 요청을 계속해서 묵살하고 있다며, 국민과 소통을 통해 투명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환경부 장관이 오히려 환경 공공성을 후퇴시키고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4자협의체 합의 사항이 이행되면, 국가가 관리하던 매립관련 환경기술의 질적 저하와 쓰레기 처리비용 증가, 반입 마찰에 따른 쓰레기대란 등 결국은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되며, 국가 환경 정책의 퇴보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는 수도권 폐기물 문제는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3개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지분권과 운영권의 인천시 이관 논의를 백지화하고 매립면허권을 국가 공공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영신 SL공사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SL공사를 국가 공사차원에서 운영하지 않고 인천시에서 경제적인 논리로 접근하게 되면 채무변제를 위한 노력이 우선시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국가 관리제도로 운영되며 주민들에게 주었던 다양한 혜택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배 부위원장은 “지역 주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국가관리체계로 운영돼 지역주민에게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5조 원 규모 테마파크…세계적 관광명소 되면 이익은 모두 인천시가?
지난 2014년 9월 3일 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는 회의를 통해 테마파크 조성사업과 관련, SL공사와 외국인 투자자 간의 MOU 체결에 대해 동의했다. 이어 2014 년 9월 16일에는 SL공사와 외국인투자자간 MOU를 체결 했다.

SL공사 내 515만㎡ 부지에 들어서는 글로벌 복합리조트 는 테마파크, 워터파크, 리조트·콘도, 호텔, 백화점, 복합 상업몰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5조1000억 원이 예상되며 이중 53%에 달하 는 2조7000억 원을 외국인 직접투자 방식으로 유치할 계 획으로, 콘텐츠만 도입하고 로열티를 지불하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테마파크 조성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들과 PF(project financing) 규모로 확정됐고, 콘텐츠 도입 등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에 MOA 체결을 완료할 것이라고 한다.
인천시 지역 주민들은 테마파크 조성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등 지역 자산가치 상승에 기대하고 있으 나, 테마파크 및 매립지 문제와 연계된 정치적 이슈화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 한 시민은 SL공사 테마파크 조성에 대해 “인천시가 국가의 장기적인 쓰레기 수거 사업을 정치적인 논 리로 접근하며 쓰레기 대란을 무기로 서울, 경기, 환경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등으로 생긴 인천시의 부채 13조 원이 SL공사 인천시 이전으로 인해 고스란히 경기도, 서울시, 환경부가 부담하게 되며, 테마파크 조성으로 생기는 이익 또한 인천시가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SL공사를 둘러싼 지자체와 환경부, 환경부 산하기관 노동조합, 시민단체들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후의 승자는 결국 국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환경미디어 김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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