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밤 9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 부근 4차선 도로 및 주변 보도가 동시다발적으로 함몰되면서 인근 지역에 크고 작은 구멍 6개가 생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싱크홀(sinkhole·지반 침하) 현상으로, 지나가던 승용차 앞바퀴가 빠지고 행인들이 놀라 대피를 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곳곳에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여름철이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반 침하 발생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싱크홀 현상의 현재 상황과 발생 원인, 위험지역은 어디인지, 그리고 막을 수는 없는 걸까.
2012년 이후 전국서 105건 발생
환경부의 ‘하수도 부분 지반 침하(싱크홀) 및 노후하수도관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에서 땅꺼짐 현상은 모두 105건이 발생, 2명의 사상자와 함께 차량 6대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시가 4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도 19건, 강원도 15건, 전북 7건, 부산 4건 순이었다. 갈수록 전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며 2013년 15건이었던 것이 2014년엔 59건으로 대폭 늘었다.
그런데 싱크홀 관련 사고가 지금까지의 상황보다 앞으로 더 심각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땅속의 하수도관 교체율이 1.08%에 불과하고, 20년 이상이 된 교체가 시급한 하수도관이 전체의 30%가 넘기 때문이다. 노후하수도관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48%), 대구(45%), 인천(40%), 대전(39%) 광주(38%)순이었으며, 교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였고 가장 낮은 곳은 광주, 서울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내의 경우 지하의 낡은 하수도관이 총 3000여㎞나 된다는 점이다. 서울시 담당자에 따르면 시내 지하에는 1만여㎞ 길이의 하수관이 매설돼 있고, 이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000㎞ 가량은 50년 전에 묻힌 것이다.
이렇게 제 때 노후하수관이 교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서울시나 정부가 복지 등을 강조하면서 토목이나 안전 분야에 관심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하수관이 설치된 지 50년이 넘으면 새로 설치된 하수관에 비해 ‘주변 도로 함몰 위험’이 14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낡은 하수도관이 사고 주범
그런데 노후한 하수도관 뿐만 아니라 지하철 공사, 대형 빌딩 건설 등 난개발로 인해 지하의 공간 변화가 생기면서 싱크홀이 가속화하고 대형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노후 하수관을 교체하거나 지하철 공사 등으로 상하수관을 이설(移設) 한 후에 싱크홀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서울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지하철·전기·가스 관련 지하 매설물이 많기 때문에 공사를 할 때 시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본지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안전 문제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건설현장 주변 및 석촌호수 등에서 대형 싱크홀의 발생이 우려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5년 3월호(통권 315호) 32P 참조>
서울 강남권 우려지역 꼽혀
지난달 2일 서울시내에는 5~10㎜ 안팎의 비가 내렸 다. 심한 비가 아니었음에도 서울시내 여러 곳에서 싱크홀이 생겼다. 그런데 우려했던 대로 강남구 삼성동을 비롯한 노원 구 중계동, 그리고 서대문구 신촌 일대 도로에서 작게는 사방 20㎝에서 깊이 10㎝, 크게는 가로 1m 세로 1m에 깊이가 1.5m까지 도로가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촌 지역은 3월 29일에도 싱크홀이 생겼던 지역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번에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은 공교롭게도 주변지역에 지하철이나 대형빌딩 건설 등 공사장이 있었다는 사실과, 많은 인파가 왕래하는 곳이거나 주거지역으로 주민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특히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 주변 편도 4차로에서 발생한 싱크홀로 이모(55)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 앞바퀴가 빠지기도 했다.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권은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도로 위에서 총 83개의 싱크홀이 생겨 전문가들이 안전 우려지역으로 꼽았던 곳이다.
더욱이 잠실의 제2롯데월드 주변지역 땅꺼짐 현상은 롯데월드타워 공사 이후에 대부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싱크홀은 롯데월드타워 공사로 인해 석촌호수 물이 빠져나가고 지하철 9호선 공사가 겹쳐 지하 동공(洞空) 확대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 5년간 발생한 서울시내 싱크홀 발생은 송파구가 865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로구 289건, 중구 225건, 종로 200건, 용산 192건 순이었다. 강남과 도심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예방 대책 - 땅 속을 알면 해답이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하수관이 지반침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말한다. 인프라가 낡았다고 사고가 난다면 지역에 따른 편차가 발생할 수 없다는 논리로, 2010년 이후 발생한 대형 싱크홀의 대부분은 강남과 여의도 등 충적층 지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전문가들은 지하 공간의 지속적인 난개발이 지반을 파괴하면서 땅꺼짐 같은 일이 발생하며, 강남 등 지반이 약한 지역에선 공사 및 보수 때 감독관청 등 지도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 지하수위는 지역에 따라 최근 1~2년새 최대 16.1m 낮아지거나 10.3m 높아지는 등 변동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3년간 지하철 주변의 지하수위는 평균 1.7m가 낮아졌다.
싱크홀의 발생은 사전 예고나 징후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더 위험하다. 그러나 지하 속을 잘 알고 있을수록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리하여 땅속의 지반정보를 정보화하면 사전에 문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가 있다. 도로 및 주택을 신설할 때 굴착을 하면서 나오는 정보를 디지털 지도에 정보를 저장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의 지반상태를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대한토목학회 관계자는 “현행 5개 지방 국토지방관리청 등에서 건축물 혹은 도로건설시 발생하는 지반에 대한 지하공간 정보를 수집해 파일 및 공간DB 형태로 서버에 저장하고 국가지반정보 유통시스템에 사용 가능한 시추 정보 데이터와 메타데이터를 구축한다”며 “현재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전국의 19만4903공을 관리하고 있지만 지자체 정보의 일부와 민간에서 발생하는 정보와 통합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지하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통합하면 연약지반 등에 대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 환경부, 서울시 뒤늦게 대책 분주?
정부와 새누리당, 환경부, 그리고 서울시는 늦게나마 싱크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먼저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반침하 대책 마련을 위해 이른바 ‘싱크홀 특별법’을 제정해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싱크홀 특별법에는 국가-지자체-사업자·시설관리자의 위계에 따라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국가기본계획을 수립하면 지자체는 관할 지역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하고 시행토록 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이다.
환경부는 지하철 공사 등 지하굴착이 수반되는 대형 공사장에 대한 안전조치 강화를 통해 하수관로에 구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예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4년간 50년 이상 된 하수관의 30% 정도인 932㎞ 구간을 우선 교체해 싱크홀 발생을 줄여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사업비가 2300억 원 이상 필요한데 서울시 예산만으로 충당하기엔 해마다 1000억 원 정도가 부족한 실정으로,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인 이자스민 의원은 “도심 곳곳에 싱크홀이 속출하면서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노후된 수도관 원인으로 인한 싱크홀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더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환경부는 전국 노후 하수관로에 대한 정밀 조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관련부처 및 지자체 등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수도 누수탐지 새기술로 지반침하 사고 미리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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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수도 진단 선진기술 '스마트 볼' |
공단은 상수도 용수공급 중 관로 내부를 진단하고 누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볼’ 진단 선진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스마트 볼’ 진단 기법은 특수 장비가 상수도 관로 내부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면서 누수 등 각종의 정보를 취득한 후 문제점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특히 이 기법을 사용할 경우, 최근 도심지 지반 싱크홀(동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상수도 누수를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싱크홀 조사와 예방에 유용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단은 상수도 노후관로 교체도 기존의 일방적 철거에서 기존 관 내부에 폴리에틸렌 관을 삽입, 설치하거나 첨단 섬유강화 폴리머 시트를 부착하는 선진기술을 도입해 비용절감 등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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